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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잘 못 씹는 ‘정상압수두증’ 환자, 인지기능 저하 두드러져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10-10 11:5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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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신헌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국제수두증학회에서 최초 발표

’정상압 수두증‘은 치매는 아닌데 뇌척수액의 불균형(재흡수의 억제 또는 과잉생산)으로 인해 인지기능 저하, 보행장애, 요실금 등의 치매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신경학적 질환으로 70세 이상 노인의 약 2%에서 발생한다.

   

정상압 수두증 환자에서 음식을 잘 씹지 못하는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인지기능 저하의 위험성이 더 두드러지는 게 처음으로 밝혀졌다.

   박용숙(오른쪽)·이신헌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박용숙·이신헌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교수팀은 ’정상압 수두증 환자에서 저작근(씹기 근육)과 환자의 인지기능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Correlation between GLCM‑based texture features of the lateral pterygoid muscle and cognitive function in patients with idiopathic normal pressure hydrocephalus: a preliminary report) 결과를 최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국제 수두증 학회(Hydrocephalus Meeting 2024)에서 최초로 발표했다.

   

저작근은 정상적인 씹기 패턴과 최적의 구강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그 기능장애는 저작 역학에 변화를 초래하여 영양 섭취 감소와 그에 따른 인지기능 장애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알려져 왔다.

   

연구팀은 정상압 수두증 환자 96명을 대상으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후 이미지의 질감을 분석하는 텍스처 분석기법을 이용해 저작근(씹기 근육)의 미세한 구조적 변화를 통해 저작장애 및 인지기능 저하 상관관계를 평가 분석했다.

   

연구 결과, 씹는 근육의 퇴행을 의미하는 이미지의 이질성인 ‘엔트로피’(entropy)와 ‘픽셀 회색값’(pixel gray value)’은 인지기능을 나타내는 ‘간이 정신상태검사 점수’(MMSE; mini-mental state examination)와 ‘치매 척도’(Eide’s classification)로 측정된 인지기능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인지기능 장애가 있는 환자의 저작근 퇴행 척도인 엔트로피와 픽셀 회색값은 정상 인지기능을 가진 환자에 비해 모두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논문은 SCIE급 국제저널인 ‘유럽신경외과학회지’(Acta neurochirurgica, IF=1.9)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신헌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정상압 수두증 환자에서 인지기능 악화를 예측하기 위한 잠재적 도구로서, 저작 근육 분석의 가능성을 기대해 볼 수 있다”며 “정상압 수두증의 기존 주 치료법인 수술적 치료(뇌실복강단락술)와 함께 인지기능장애를 고려한 재활치료 프로그램을 병행하는 전략을 시행한다면 기능적 개선을 보다 최적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숙·이신헌 교수팀은 정상압 수두증 환자에 대한 ‘뇌실-복강 단락술’ 및 ‘국소 마취 하 요추-복강 단락술’을 병행한 환자맞춤형 전문치료를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단락술은 뇌실과 복막 사이에 실리콘, 고무 튜브를 끼워 뇌척수액이 심방이나 복강으로 흐르도록 하는 수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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