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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 제균치료 … 아목시실린 2회→4회 분할 투여하고, 비스무스 추가(4제)하면 효과 상승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10-08 11: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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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준형 순천향대 교수 논문 2건 발표 … 부작용은 줄고 제균효과는 높아져 … 美 교수 “국제 표준치료 될 것”

한국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자에게 비스무스(Biamuth) 약제를 1차 제균치료부터 투약하면 성공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준형 순천향대 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헬리코박터균 감염을 진단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항생제 2가지와 위산분비억제제를 포함한 1차 제균 약제를 총 306명의 환자에게 2주간 치료했다. 

   

그 중 111명에게는 처음부터 비스무스 약제를 하루 2회 복용하도록 추가 처방했다. 그 결과 복용 완료군은 제균 성공률이 87.5~95.8%로 복용을 완료하진 못한 그룹(71.8~82.9%)보다 높았다. 비스무스 처방군은 2주 복용 완료시 제균 성공률이 95.8%로 비스무스 비처방군(82.9%)보다 높았다. 

   

제균 치료 성공군과 실패군을 원인 인자를 추가 분석한 결과, 비스무스 복용하지 않는 경우에 헬리코박터균 치료 실패율이 12.3%로, 복용군에서의 4.2%에 비해 더 높았다.

   

이번 연구는 SCI급 감염병 전문저널인 ‘Expert Review of Anti-Infective Therapy’(IF=4.2)의 최신호에 ‘비스무스를 추가한 2주 테고프라잔 기반 삼제요법의 1차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효과: 실제 증거 연구’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조 교수는 앞서 국제학술지 ‘미생물’(microorganisms, IF=4.1)에 ‘테고프라잔, 클라리스로마이신, 비스무스를 이용한 1차 헬리코박터 제균요법에서 아목시실린 항생제의 하루 2회 및 4회 투여 비교 연구’를 발표했다. 아목시실린 항생제의 시간-의존적인 살균 효과를 이용하여 약제 용량은 500mg으로 낮추고 대신 하루 4번 복용하는 분할요법을 시도했다. 그 결과 전체 부작용은 40%에서 23.1%로 감소됐다. 오심, 미식거림 같은 소화기계 부작용은 14%에서 3.8%로 줄고, 제균 성공률은 98%까지 높일 수 있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한국인에서 절반 가까이 감염돼 있다. 위 점막에 밀접하게 달라붙어 성인기에는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까지 일으키고 최악의 경우 위암까지 초래할 수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항생제로 박멸하는 제균치료를 받지 않고서는 저절로 소멸되지 않으며, 치료받지 않은 감염자는 미감염자에 비해 위암 발생 위험도가 약 10~20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 헬리코박터를 치료하는 항생제의 내성 증가로 인해 치료 성공률이 점차 감소세다. 

   

대한헬리코박터학회의 치료 지침에 따르면 현재 가장 많이 처방되는 1차 치료(3제 요법)의 성공률은 70~80%로 보고된다. 3제요법은 위산분비억제제인 프로톤펌프억제제(PPI)나 칼륨경쟁적위산분비차단제(P-CAB) 중 하나와 항생제(아목사실린, 클래리스로마이신, 메트로니다졸, 테르타사이클린, 레보플록사신(2주 이내로 쓸 수 있는 유일한 3차 항생제) 등) 가운데 2개를 쓰는 것이다.

   

3제요법은 2주간 약제를 꾸준히 복용해도 4명 중 1명은 헬리코박터균이 박멸되지 않아 환자는 치료 실패를 경험하는 상황이다. 금속성의 비스무스는 헬리코박터에 대한 항균작용을 강화시켜줄 후보로 오래 전부터 지목받아왔다.

   

헬리코박터 제균요법에 쓰이는 항생제는 미식거림, 오심, 복통, 설사 같은 소화기 부작용이 흔히 발생한다. 이는 제균치료를 중단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이며, 이런 경우에는 2차 항생제 내성이 발생하게 되어 향후 치료 실패까지 이어진다. 흔히 처방되는 항생제 중 아목시실린은 현재 치료지침에서는 1000 mg을 하루 2번 복용하도록 되어 있다. 

 조준형 순천향대 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조준형 교수는 “지금의 헬리코박터 제균요법은 항생제 고용량으로 인해 부작용 발생 빈도가 높고, 항생제 내성 때문에 환자가 힘들게 복용하더라도 치료 실패를 경험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아쉽게도 지금까지 한국의 헬리코박터 치료 지침에는 비스무스 약제 복용을 처음부터 권고하고 있지 않으며 비급여로 투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아목시실린 항생제의 세밀한 투여법에 대한 연구도 전무하다”며 “이번에 발표한 두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제균치료를 처음받는 환자에게 1차 약제부터 비스무스를 처방하고, 아목시실린 항생제는 저용량으로 4회 분할 투여하면 치료 성공률은 증가하고 부작용은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베일러대 의대 교수이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연구 분야의 대가인 데이비드 그레이엄(David Y. Graham)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향후 국제적인 표준치료법이 될 것이라고(It is an excellent paper- a model!)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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