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일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이 스텐트 전문 의료기기 업체인 엠아이텍의 문종필 수석연구원팀과 공동 연구로 스텐트의 일부가 자유 자재로 꺾이는 담도용 스텐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스텐트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로 허가받아 국내서 임상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 스텐트는 음식물이 역류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항역류 기능을 갖는 스텐트로, 항역류 기능의 유지 기간을 검증하기 위해 분당차병원,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부산대병원, 인하대병원, 순천향대 천안병원,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등 7개 대학병원에서 추가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담도는 간에서 생성된 담즙(쓸개즙)을 십이지장으로 흘려보내는 소화기관으로 담석이나 암, 종양 등에 의해 막히는 경우 담도용 스텐트를 삽입해 담즙이 십이지장 쪽으로 정상적으로 흐를 수 있게 해 음식물의 소화를 돕는다. 기존 소화기계 금속 스텐트는 폐쇄된 부위를 확장하기 위해 모두 일자형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전신상태가 좋지 않아 누워지내는 환자들에 적용할 경우 십이지장 내 음식물이 담도로 역류할 가능성이 높았다. 음식물이 역류되면 담도염이 빈번하게 발생하며 흘러내리는 담즙과 섞여 담도결석 등을 형성해 오히려 역으로 조기에 스텐트 폐쇄를 유발할 수 있는 문제점이 있었다.
십이지장 내 음식물 역류 문제를 보완하는 담도용 금속 스텐트를 개발하기 위해 15여년간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역류 방지용 밸브의 기능 문제로 오히려 조기에 스텐트 기능 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결과들이 보고되면서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다.
연구팀은 기초실험을 진행한 결과, 십이지장으로 유입된 음식물과 섞여 있는 위산에 의해 항역류 밸브가 손상됨을 입증해 보고했다(BMC Gastroenterology, 2018). 이에 따라 기존 스텐트에 밸브를 부착할 것이 아니라 담즙이 배액되는 방향을 십이지장 하부 쪽으로 틀어 음식물이 역류되는 것을 막도록 설계했다. 5년간 연구 결과, 기초 대동물 실험을 통해 항역류 기능의 증명 및 기능 보완에 성공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최종 판매 승인을 받았다.
권 교수는 “신규 스텐트는 담도 폐쇄 환자에서 십이지장 음식물이 계속 역류돼 스텐트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환자들에서 맞춤형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11월부터 자주 음식물이 역류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항역류 기능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 보기 위한 추가 연구를 국내 대학병원에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곽재오 엠아이텍 대표는 “이번 제품 개발 및 식약처 허가를 계기로 전국의 주요 대학병원에서 바로 환자들에게 적용이 가능하며, 환자맞춤형 치료에 중점을 둔 금속스텐트의 연구개발 영역을 넓혀갈 것”이라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