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지사를 설립한 이탈리아 소재 레코르다티(Recordati)가 사노피 희귀질환 치료제 엔제이모(Enjaymo, 수팀리맙, sutimlimab)의 글로벌 판권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레코르다티는 4일 한냉응집소병(Cold Agglutinin Disease, CAD) 치료제 엔제이모의 글로벌 판권을 선불금 8억 2천 5백만 달러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추후 매출이 일정 기준을 초과할 경우 최대 2억 5천만 달러의 추가 상업적 마일스톤을 지급하기로 약속, 최대 거래 규모는 10억 7천 5백만 달러로 올해 말까지 거래를 완료할 계획이다.
한냉응집소병은 B세포 림프구 증식성 질환의 일종으로, 자가 항체가 적혈구를 파괴하는 희귀 자가면역 용혈성 빈혈이다.
엔제이모는 한냉응집소병 치료를 위한 최초이자 유일한 생물학적 제제로, 보체 경로의 C1s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억제해 비정상적인 적혈구 파괴를 막는 기전의 단클론 항체다.
2022년 FDA로부터 한냉응집소병 치료제로 승인된 이후 같은 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및 일본 후생노동성으로부터도 승인을 받았다. 국내에는 2023년 식약처 허가를 받은 품목이다.
레코르다티의 대표 롭 코레만스(Rob Koremans)는 “이번 거래는 회사의 희귀질환 분야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예”라며 “미국과 일본, 유럽에서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을 더욱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레코르다티의 대표적인 희귀질환 품목은 국내에도 출시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음성 및 제8형 인체헤르페스바이러스(HHV-8) 음성인 다발성 캐슬만병(Castleman/다발성 림프절 증후군) 치료제 실반트(Sylvant, 실투시맙, siltuximab)가 있다. 2014년 FDA 승인을 받았고, 국내에는 2015년 소개된 품목이다.
지난해 국내지사인 레코르다티 코리아 설립 후 고위험 신경모세포종 치료제 콰지바주(Quaziba, 성분명 디누툭시맙베타, dinutuximab beta)는 지난 6월 식약처 승인을 받았으며, 2017년 유럽 승인을 받은 품목이다.
여기에 더해 삼오제약이 판매하고 있는 고암모니아혈증 치료제 카바글루(Carbaglu, 카르글루민산, Carglumic acid) 등이 있다.
국내지사가 설립된 만큼 이번 엔제이모 인수를 통해 국내 희귀질환 및 항암제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레코르다티는 LG화학과도 연결된다. LG가 2022년 아베오 온콜로지(AVEO Oncology)를 인수하면서 미국 포함 글로벌 판권을 확보한 포티브다(Fotivda, 티보자닙, tivozanib)와 관련해 유럽 내 판권은 레코르다티가 보유하고 있다. 판권을 나눠 갖는 파트너로 국내 협업의 가능성도 관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레코르다티는 2022년 영국 소재 유사파마(EUSA Pharma)를 인수, 국내 유사파마 코리아의 법인명을 레코르다티 코리아로 변경, 지난해 국내 진출하게 됐으며 올해 자사 품목인 '콰지바'를 국내 출시했다. 이번 엔제이모 인수로 국내 공급 품목을 4품목까지 확대하게 됐다.
한편 엔제이모는 2017년 바이오젠의 혈액질환부분이 분사, 설립된 바이오베라티브(Bioverativ)가 원 개발사. 2018년 사노피가 회사를 인수하면서 혈우병치료제와 함께 확보한 품목이다. 바이오젠, 바이오베라티브, 사노피를 거쳐 레코르다티까지 여러 회사와 연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