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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매일 마시던 단 음료, 근육에 힘 빠지는 ‘피부근염’ 원인일 수도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09-24 13:28:41
  • 수정 2024-09-26 01:3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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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력약화와 피부발진 같이 나타나면 유의 … 감염질환은 아니지만 높은 암 발생 위험 내포

46세 직장인 이 씨는 매일 아침 출근할 때 습관적으로 주스를 사 마시고, 식사를 밥 대신 빵이나 우유, 유제품 등으로 대체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그런데 최근 갑자기 머리를 빗기 어려울 정도로 목 주변과 어깨 근육에 힘이 빠졌고, 손가락 관절에는 붉은 발진이 생기기 시작했다. 깜짝 놀라 병원을 방문하니, 자가면역질환 ‘피부근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피부근염(Dermatomyositis)은 세계적으로 인구 10만명 당 5~10명에서 발병하는 드문 질환이지만, 전조증상 없이 갑작스럽게 찾아올 수 있다. 주요 증상은 근력 약화와 피부 발진이다. 근력 약화는 특히 목이나 어깨, 골반, 대퇴근 근육이 약해져 계단 오르기, 머리 빗기, 세수하기, 일어서기 등 일상 활동을 어렵게 할 수 있다.

   

피부 발진은 △눈꺼풀 주위에 보라색 발진이 나타나는 ‘헬리오트로프 발진’(heliotrope rash) △팔꿈치나 무릎, 손목, 손가락 관절에 거칠게 나타나는 붉은 발진인 ‘고트론 반점’(Gottron papules, 또는 고트론 구진(丘疹)) △목과 가슴, 등, 어깨의 붉은 발진 ‘쇼울 사인’(shawl sign) △피부발진이 얼굴, 목, 앞가슴에 보이는 V-증후(V-sign) △손바닥과 손가락 측면이 거칠어지고 갈라지는 ‘기계공(機械工)손’ △피부가 태양 빛에 민감해지는 ‘광과민성’ △피부 아래 칼슘이 침착되는 ‘칼슘침착증’ 등이 있다.

정성수 순천향대 부천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정성수 순천향대 부천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피부근염은 피부 외에도 폐‧심혈관‧위장관에 심한 염증 증상을 나타낼 수 있으며, 루푸스‧경피증‧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이 동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피부근염은 아직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자가면역질환이다. 자가면역질환은 유전적 소인과 면역체계 이상, 환경적 요인, 암 등에 의해 초래된다. 환경적인 요인 중에서도 ‘위장관 세균총의 불균형’이 면역체계 이상을 초래해 만성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체내 면역세포의 70~80%가 위장관에 분포하고 있으므로, 위장관 내 미생물 구성이 바람직하게 유지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위장관 세균총 불균형을 유발하는 밀가루 음식, 우유, 유제품, 단순 당, 가공식품 등은 피하는 게 좋다. 

   

대신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생선, 아마씨, 호두 등과 항산화제가 풍부한 베리류, 녹색 잎채소, 견과류, 강황 등을 섭취하면 염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적절한 수분 섭취로 탈수를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프로바이오틱스, 프리바이오틱스, 포스트바이오틱스도 도움이 된다.

   

정 교수는 “잘못된 식습관 외에 피로가 피부근염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며 “근력 유지를 위해 정기적으로 운동하고, 피부 자극을 피하기 위한 자외선 차단과 햇빛 노출 최소화, 보습, 실내 습도 유지 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피부근육염 진단은 피부 발진, 근력 약화 등 특징적 임상 증상을 바탕으로 혈액검사를 통한 근육 효소 수치 및 자가항체 확인, 근전도 검사,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 진단을 통해 종합적으로 이뤄다. 필요한 경우 근육 및 피부 조직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근육에 병이 생기는 근이영양증, 전신경화증, 루푸스, 라임질환, 감염성 근염 등과 감별이 필요하다. 다른 자가면역질환, 감염, 암 등 다른 원인을 배제하기 위한 추가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한편 피부근염(dermatomyositis)은 체액성 면역(humoral immunity)에 의한 자가면역질환이여서 항체 및 항원의 반응이 보이게 된다. 반면 다발성 근염(polymyositis)은 T세포를 동반한 세포성 면역(cell-mediated immunity)에 의한 만성 염증으로 발병하므로 항원-항체 반응이 관찰되지 않는다.

   

피부근염은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정기적인 의료 평가와 지속적인 치료 조정이 중요하다. 환자의 생활습관, 적절한 신체활동 유지, 균형 잡힌 식습관 등을 통해 삶의 질을 상당히 개선할 수 있다.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염증을 감소시키고 증상을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둔다. 약물치료로 염증 감소를 위한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스테로이드 저항성이 있는 환자에게는 메토트렉세이트, 아자티오프린, 미코페놀레이트 모페틸과 같은 면역억제제를 사용한다. 최근에는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리툭시맙 등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피부 증상 관리를 위해 항말라리아제를 사용할 수 있으며, 근육의 힘을 유지하고 증진하기 위한 물리치료가 권장된다.

   

정 교수는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면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으므로, 철저한 감염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 약물 부작용과 질병 활성도 확인을 위해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수”라고 말했다.

   

피부근염이 피부 발진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감염질환인 것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피부근염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므로, 피부를 접촉해도 전염되지 않는다. 

   

한편 피부근육염 환자는 암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특히 50대 이후에는 난소암‧폐암‧위암‧췌장암 등 특정 암이 공존할 수 있으므로, 피부근염 진단 후 일정 기간 정기적인 암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주로 어린이에게 발생한다는 오해가 있으나, 피부근염은 어린이와 성인 모두에게 발생할 수 있다. 주로 5~15세 어린이와 40~60세 성인에서 잘 발생한다. 특히 여성 발생률이 남성보다 약 2배 높다.

   

정성수 교수는 “많은 피부근염 환자에서 피부 발진이 초기 증상 중 하나로 나타나지만, 일부 환자는 근육 약화나 피로감 등 증상으로 먼저 진단을 받기도 한다”며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예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의심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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