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 최자연, 나승운 고려대 구로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지질저하제(스타틴) 복용 강도가 높을수록 주요 심혈관계질환 예방 효과가 높지만 새로운 당뇨 발생률도 상승할 수 있다는 연관성을 규명한 연구결과를 24일 공개했다.
스타틴 계열 지절저하제는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저밀도지단백(LDL) 결합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관을 건강하게 해 협심증, 심근경색, 뇌경색과 같은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성을 낮추는 약으로 각광받아왔다. 하지만 새로운 당뇨병 발생에 대한 위험성 증가 우려도 같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연구팀은 2011~2015년에 한국 급성 심근경색 등록연구(KAMIR, Korea Acute Myocardial Infarction Registry)에 포함된 환자 중 당뇨병이 없고, 급성심근경색으로 관상동맥 중재술을 받았으며 스타틴을 복용 중인 6152명을 대상으로 스타틴 처방 강도에 따른 새로운 당뇨병의 발생률과 주요 심혈관사건 발생률, 총사망률, 심근경색 재발, 재시술 건수 등을 3년 동안 추적 조사했다. 이들 환자는 대표적 스타틴 계열 약물인 아토르바스타틴 또는 로수바스타틴을 복용했다.
환자를 고강도 복용군(2405명)과 중간 강도 복용군(3747명)으로 나누어 새로운 당뇨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 각각 7.8%, 5.8%로 나타났다. 주요 심혈관사건 누적 발생률은 고강도 복용군이 11.6%로 중간 강도 복용군 14.1%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았다.
스타틴 성분 및 복용량에 따른 분석에서는 로수바스타틴 복용 환자의 경우 고용량을 복용할수록 새로운 당뇨 누적발생률이 높았던 반면 아토르바스타틴 복용 환자의 경우 용량에 따른 새로운 당뇨 누적발생률 증가가 뚜렷하지 않았다.
아토르바스타틴 복용량별 주요 심혈관사건 누적발생률은 80mg 복용 환자는 8.5%로 가장 낮았고, 40mg 복용 환자는 12.0%, 20mg과 10mg 복용 환자는 각각 15.0%와 19.2%로 복용 강도 증가에 따라 의미 있게 감소했다.
이지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스타틴 복용 강도에 따른 미세한 특성을 이해할 수 있었다”며 “스타틴은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성을 효과적으로 낮추는 매우 중요한 약으로, 진료지침에서도 급성심근경색 환자에게 고강도 스타틴 치료를 강하게 권고하고 있으나 아직 스타틴의 당뇨병 신규 발생 기전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스타틴 치료를 받는 환자군들은 대부분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고령 등 이미 당뇨 발생의 고위험군에 해당돼 스타틴 자체가 당뇨를 일으키는 효과가 있는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고강도 스타틴 복용이 높은 당뇨 발생과 연관이 있었지만, 스타틴 복용으로 당뇨의 여러 혈관합병증뿐 아니라 주요 심혈관사건 발생률, 총사망률, 심근경색 재발률, 재시술률 등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성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의 상태에 따른 스타틴 복용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환자에 따른 세밀한 맞춤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급성 심근경색 환자에서 지절저하제(스타틴)의 강도와 용량에 따른 당뇨 유발의 차이: 전국 단위 코호트 연구’(Different diabetogenic effect of statins according to intensity and dose in patients with acute myocardial infarction: a nationwide cohort study)라는 제목으로 SCI급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IF=3.8) 8월호에 게재됐다. 한국심장학회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