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진료비 규모가 가장 큰 진료과목은 정형외과이며, 개별 행위는 도수치료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지난해 하반기 비급여 보고제도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20일 공개했다.
비급여 보고제도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현황을 파악하고 국민의 알권리와 의료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의료기관이 비급여 진료내역 등을 보고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 제도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4078곳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594개 비급여 항목의 그해 9월분 진료내역을 보고했다.
그 결과 작년 9월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 규모는 4221억원으로, 종별로는 병원이 1938억원(45.9%)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종합병원(898억원, 21.3%), 상급종합병원(667억원, 15.8%)였다. 치과병원은 343억원(8.1%), 한방병원은 216억원(5.1%), 요양병원은 154억원(3.6%), 정신병원은 6억원(0.1%)를 차지했다.
진료과목은 정형외과가 1170억원(27.7%)으로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신경외과 545억원(12.9%), 내과 449억원(10.6%), 일반외과 280억원(6.6%), 산부인과 238억원(5.6%), 소아청소년과 228억원(5.4%), 재활의학과 197억원(4.7%), 비뇨기과 123억원(2.9%), 가정의학과 111억원(2.6%), 치과보철과 103억원(2.4%), 기타 진료과 777억원(18.4%) 등이었다.
항목별로는 도수치료가 494억 원(11.7%)으로 가장 많았고, 1인실 상급 병실료 451억원(10.7%), 척추-요천추 자기공명영상장치(MRI) 187억원(4.4%) 순이었다. 이를 포함해 ➃치과임플란트, ➄체외충격파치료, ➅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 ➆근골격계슬관절 MRI, ➇근골격계견관절 MRI, ➈전립선암 로봇보조수술, ➉갑상선암 로봇보조수술 등 상위 10개 항목이 전체 비급여 진료비의 45.3%를 차지했다.
생애주기별 비급여 진료비는 노년전기(60~79세) 34.3%, 중년기(40~59세) 33.3%, 청년기(20~39세) 16.7%, 노년후기(80세 이상) 6.4%, 아동(0~9세) 6.2%, 청소년(10~19세) 2.8%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여성의 비중이 55.4%로 남성의 44.3%보다 높았다. 나머지 0.3%는 성별 구분이 불가한 경우다. 성별과 연령대를 감안하면 40~59세 여성 19.2%, 60~79세 여성 18.8%, 60~79세 남성 15.5%, 40~59세 남성 14.2% 순이었다.
정부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비급여 보고자료를 분석한 결과 도수치료 등 일부 비급여 행위는 실손보험과 연결돼 과잉진료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앞으로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주는 비중증 과잉 비급여 의료행위를 적극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지난달 말 발표한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에 따라 비급여 모니터링 강화와 관련 정보 확대로 소비자의 합리적 의료 선택을 지원하고 의료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비급여 표준진료지침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도수치료 등 남용 경향이 있는 비중증 비급여 진료에 대해서는 의학적 필요가 적을 경우 병행진료 급여 제한 등을 검토하고, 주기적으로 의료기술 재평가와 효과성 검증을 통해 효과성이 없거나 안정성 등에서 문제가 있는 기술은 비급여 항목에서 퇴출할 계획이다.
권병기 보건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수집된 자료를 분석해 국민들의 실질적 의료이용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고, 비급여 보고제도를 확대하는 등 비급여 모니터링을 지속 강화하겠다”며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에서 제시한 비중증 과잉 비급여 관리방안에 대해 의료계를 포함한 전문가 등과의 충분한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