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바이오(BridgeBio)는 긍정적인 초기 임상 결과에도 불구하고 개발 중인 선천성 부신 과형성증(CAH) 치료를 위한 유전자 치료제 BBP-631의 후속 개발을 중단하기로 했다.
브릿지는 10일 CAH 치료제 후보 BBP-631의 1/2상 ADventure에서 높은 용량을 투여받은 환자들이 내인성 코르티솔(또는 코티솔) 생성 증가를 처음으로 경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업적 투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임상 결과는 고용량 투여군에서 코르티솔 생산이 증가한 것을 최초로 확인한 중요한 데이터였다. 또한, 11-디옥시코르티솔(11-deoxycortisol)의 현저한 증가와 17-하이드록시프로게스테론(17-OHP)의 감소가 관찰돼 BBP-631의 유전자 삽입 효과가 지속됨을 제시했다.
특히 BBP-631의 고용량 투여군에서 코르티솔 생산량은 최대 11 μg/dL까지 증가했으며, ACTH 자극 테스트에서 코르티솔 수치의 변화는 4.7 μg/dL에서 6.6 μg/dL까지 관찰됐다. 또한, 11-디옥시코르티솔은 기준치 대비 평균 55배 증가했으며, 최대 99배까지 증가했다. 17-OHP는 대부분의 환자에서 50% 이상 감소했고, 최대 95%의 감소를 보였다.
회사의 닐 쿠마르 대표는 "비록 데이터가 획기적이지는 않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CAH 환자들이 스스로 코르티솔을 생산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은 큰 진전"이라며, "회사는 적절한 파트너와 함께 CAH 치료를 위한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결정에 따라 유전자 치료제 부문 예산을 약 5천만 달러 축소하고, CAH 치료제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모색할 계획이다.
선천성 부신 과형성증(CAH)은 부신이 충분한 양의 코르티솔과 알도스테론을 생산하지 못하는 희귀 유전질환이다.
주로 21-하이드록실레이스(21-hydroxylase)라는 효소의 결핍으로 인해 발생하며, 이 효소는 코르티솔과 알도스테론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코르티솔은 몸이 스트레스나 감염에 대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알도스테론은 혈압과 체내 염분 균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하다. 이 두 호르몬이 제대로 생성되지 않으면, 환자는 부신 위기에 빠질 수 있으며, 특히 스트레스나 질병에 매우 취약해지고 사망에 이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