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최용훈 교수, 남령희 연구원, 최수인 박사)은 낙산균(clostridium butyricum) 섭취를 통해 고지방 식이로 인한 장내미생물 불균형 상태를 정상적으로 되돌리는 기전(매커니즘)을 10일 소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Digestive Diseases and Sciences'(IF=3.487), ‘Journal of Neurogastroenterology and Motility'(IF=3.3)에 각각 게재됐다.
최근 국내 20대~40대 대장암 발병률이 10만명당 12.9명으로 세계 1위를 기록하며, 주된 원인으로 서구화된 식습관이 지목되고 있다. 특히 고지방 식이가 비만, 지방간, 이상지질혈증 등의 대사질환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대장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경고다.
고지방 식이로 인한 대장질환은 장내미생물 불균형과 염증 물질의 증가가 문제로 지적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프로바이오틱스(인체에 이로운 유익균) 개발이 활발하다.
그 중에서도 낙산균에 의해 생성되는 뷰티르산(butyric acid)이 장내 유해균의 정착을 막고, 항염 및 면역조절 작용을 하며 장 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고지방 식이를 실시한 쥐 실험동물을 통해 낙산균의 효능과 기전을 알아보는 연구를 수행했다.
이 실험은 쥐를 △일반 식이 △고지방 식이 △고지방 식이 및 낙산균 급여 세 그룹으로 나눠 8주 동안 대장 점막, 대변, 장내미생물 변화 양상 등을 비교 관찰했다. 연구 결과, 고지방 식이를 한 그룹에서는 대장 점막에서 염증물질이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지방이 침착되며, 장내 유익균을 증가시키는 뷰티르산 및 뷰티르산 생성 세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장관의 투과성이 증가하고 탄수화물 및 에너지 대사가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이는 고지방 식이가 장내미생물 변화를 유도하고, 장내 대사과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고지방 식이와 동시에 낙산균을 투여한 그룹에서는 유해한 변화가 정상적으로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염증물질이 감소하고 대변 내 뷰티르산이 증가했으며, 장관의 투과성과 에너지 대사 회복이 호전됐다. 이러한 효과는 수컷 그룹에서 두드러졌으며, 이는 향후 연구와 치료에서 성차를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장 건강 회복뿐만 아니라 소아 비만과 같은 대사질환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는 낙산균의 가능성을 확인한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낙산균을 활용한 프로바이오틱스가 장내미생물 불균형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임을 확인했다.
김나영 교수는 “고지방 식이로 인해 장내미생물 불균형이 발생하고 대사 체계가 손상된다는 점, 이를 원래대로 회복시키는 데 낙산균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최근 과도한 지방 섭취로 대장암, 염증성장질환, 과민성장증후군 등 각종 중증 장질환과 소아 비만 등 대사질환이 가파른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이를 예방 및 치료하기 위한 프로바이오틱스로서 낙산균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