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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환자 면역억제인자 PD-L1/IL-10 증가 … 장내 유익균 페칼리박테리움 감소 탓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09-02 12:25:13
  • 수정 2024-09-02 19:4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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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교영 서울성모병원 교수팀, 진행성 및 재발성 위암 막으려면 유익균 대사산물 ‘부티레이트’ 충분해야

위암 환자는 유익 기능성 장내균총(마이크로바이옴, microbiome)이 감소돼 이를 강화하면 암 주변에 모여든 면역세포들의 기능이 활성화돼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교영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외장관외과 교수(공동 교신저자)·정윤주 여의도성모병원 외장관외과 교수(공동저자), 조미라 의생명과학교실 중개면역의학 교수(공동교신저자), 이승윤 연구원(제1저자)팀은 위암 환자의 기능성 장내균총과 면역세포를 분석한 결과 위암 환자에서 장내균총의 유익한 대사산물인 부티레이트(Butyrate)가 감소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항 PD-1/ 항 PD-L1 면역항암제 같은 면역관문 억제제 치료 반응과 장내균총의 상관성에 주목했다. 위암 환자의 장내균총과 면역저하의 상관성을 조사하기 위해, 위암 환자의 혈액 내 면역세포와 종양조직에서 면역세포 아형을 분석했다.

   

그 결과 진행성 위암 환자는 조기 위암 환자보다 혈액 내 면역세포와 종양조직에서 면역억제인자로 알려진 PD-L1과 IL-10의 발현이 높음을 확인했다.

   

또 위암 환자의 장내균총을 분석한 결과, 부티레이트를 생산하는 일부 장내세균이 감소된 것을 확인했다. 감소된 균주들은 페칼리박테리움(Faecalibacterium)을 비롯하여 면역반응을 활성화하는 콜린셀라(Collinsella), 소화 과정을 돕는 비피더스균(Bifidobacterium)이었다.

   

부티레이트는 장내균총 중 하나인 페칼리박테리움(Faecalibacterium)의 대사산물로, 섬유질을 분해하고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단쇄 지방산(SCFAs, Short Chain Fatty Acids)이다. 페칼리박테리움은 대장 내 점막의 염증을 줄이고, 면역체계를 강화하며, 소화 과정을 돕는 등 유익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마다 부티레이트를 생성시키는 세균의 양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확실치 않지만 장내세균 구성에 따라 부티레이트 생성량이 부족하면 중증 감염병 발병 위험이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암 환자의 면역 저하 메커니즘 모식도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장내균총이 분비하는 대사산물인 부티레이트가 위암 세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기 위해, 위암 아바타 모델(위암 환자의 면역세포를 이식한 마우스)을 활용했다. 

   

그 결과 부티레이트가 생체 내(in vivo) 모델에서도 위암세포의 PD-L1과 IL-10의 발현을 억제시키는 것을 확인했고, 암 촉진을 억제하는 항종양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 그 동안 부티레이트의 항종양 효과는 인정돼 왔지만 위암 모델에서의 구체적인 효과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위암은 한국의 암 사망 원인 중 4위이다. 조기 발견하면 치료 성공률이 높지만, 진행성 위암이나 재발 위암 환자는 예후가 좋지 않아 새로운 치료법인 면역항암요법이 시도되고 있다. 면역항암요법은 암 주위에서 환자의 면역체계를 통한 면역반응을 유도해 항 종양효과를 일으켜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보다 상대적으로 독성이 적다.

   

그 중에서도 대종을 이루고 있는 면역관문 억제제는 면역관문 단백질(PD-L1단백질)의 활성을 저해하여 체내 T세포가 종양세포를 공격하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위암은 종양미세환경에서 면역학적 반응을 기대하기 어려워 다른 종양에 비해 좋은 결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었다.

송교영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외장관외과 교수(왼쪽), 조미라 의생명과학교실 중개면역의학 교수 연구책임자인 송교영 교수는 “암이 생기는 과정이나 재발하는 시점에서 환자의 면역상태가 어떤지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그동안의 연구를 통해 실제 임상에서 면역치료제가 쓰일 정도로 발전하였다”며 “이번 연구는 면역치료제가 효과적일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 환자를 선택하고 치료 반응을 높이기 위한 인자들이 아직은 부족한 상황에서 장내균총이 면역저하 상태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단서를 제시한 매우 중요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조미라 교수는 “위암 환자의 장내균총 구성과 관련 대사체가 위암의 면역관문억제제 치료에 중요한 타깃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한 연구”라며 “환자 면역세포 상태를 반영하는 환자 모사 아바타 모델을 개발하고 연구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전신경화증, 간 이식 마우스 모델에 이어 인간화 위암 마우스 모델에서 면역억제 기전을 확인한 만큼, 향후 다양한 암 치료 분야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연구(중견연구)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국제학술지인 ‘Gut Microbes’(IF=12.2)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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