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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제2 렉라자’ 발굴 위해 R&D 투자, 매출의 12%→20%로 증액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08-23 17:25:27
  • 수정 2024-08-29 02: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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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상 중 신약 8개, 내년엔 12개로 확대 … 이중항체·알레르기藥이 유력 후보 …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 고수

지난 20일(미국 현지시각)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정’(LECLAZA 성분명 레이저티닙 (Lazertinib)으로 국산 항암제로는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은 유한양행이 이를 계기로 신약후보물질 임상을 대대적으로 확대한다고 23일 공표했다.

   

이 회사는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글로벌 블록버스터 발굴에 속도를 내기 위해 매년 매출의 2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의 올해 R&D 투자 비율은 매출의 12% 선이다.

   

김열홍 유한양행 R&D 총괄사장은 “신약개발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라며 “올해 연구비에 25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제2, 제3의 렉라자를 발굴해 더 효율적으로 상업화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유한양행은 2015년 국내 바이오 기업 오스코텍의 자회사 제노스코에서 기술을 이전받아 렉라자의 임상을 진행하다가 2018년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에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 수출했다. 이 때문에 렉라자는 제약사와 바이오벤처가 협업한 오픈이노베이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유한양행은 오픈이노베이션을 신약개발의 핵심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보유 중인 후보물질 33개 가운데 16개를 외부에서 도입했다. 다른 기업 또는 연구소과의 공동 연구도 21건에 이른다. 기초연구 지원에 과제당 1억원씩을 지원해 총 76억원을 3회에 걸쳐 지급했다. 이를 토대로 지금까지 4조7800억원 규모(5건)의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유한양행은 보유 중인 후보물질의 임상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오세웅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장(부사장)은 “현재 8개 물질의 임상을 하고 있고 내년까지 12개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렉라자의 다음 타자도 국내 바이오 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발굴한 성과물이 될 전망이다. 오 부사장은 “차기 후보물질로는 이중항체 항암제와 알레르기 신약이 꼽히며 현재 임상을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중항체 항암제(YH32367)는 국내 에이비엘바이오에서 도입한 물질로 한국과 호주에서 임상 1·2상을 하고 있다. 연간 매출 3조4000억원을 올리는 항체약물결합체(ADC) 계열 블록버스터 항암제인 아스트라제네카 ‘엔허투주’(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와 비교해 강점을 지녔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오 부사장은 “용량 증량 시험을 거쳐 안전성에 이상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내년 해외 학회에서 임상 중간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이 공들이는 또 다른 후보물질은 알레르기 치료제(YH35324)다. 현재 임상 1상을 밟고 있으며, 지아이이노베이션에서 도입한 물질이다. 이영미 유한양행 R&BD(사업화 연계 연구개발) 부사장은 “아토피피부염, 천식, 식품 알레르기 등으로 대상 질환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며 “경쟁 약물(졸레어)에 효과가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도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신약개발 현황과 미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최근 자회사인 유한화학의 생산 시설 증축이 렉라자와 연관이 있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조욱제 대표는 “J&J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글로벌 회사들이 유한화학에 API(원료의약품) 심사를 많이 맡기고 있고 유한화학의 실력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이야기지만 미국과 중국의 여러 관계 때문에 미국에 있는 글로벌 회사들이 한국을 찾고 있어 생산능력(CAPA)이 모자라 생산시설을 늘렸다”고 덧붙였다.

   

렉라자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과 로얄티, 판매 계획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글로벌 판권을 J&J가 소유하고 있어 유한양행이 구체적으로 답변할 게 별로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영미 부사장은 “렉라자의 마일스톤, 로얄티의 규모와 세세한 수령 시기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말씀드리기 어려우며, J&J에서 빠르게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며 “매출에 따라 로얄티가 지급되는데 추후 수령하게 되면 언론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김열홍 사장도 “마일스톤과 로얄티가 발생하는 시점은 계약서에 적시돼 있다”며 “발생 시점을 정확하게 콕 짚을 수 없는 상황이고, 액수가 얼마 정도 된다고 예측하는 것도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답했다.

   

이어 “J&J을 통해 (신약개발 과정에서) 학습한 부분이 상당히 많이 있고 유한양행은 이미 한번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제2, 제3 렉라자를 개발할 때에는 좀 더 쉬울 것으로 생각된다”며 “새로운 렉라자를 찾기 위한 후보물질 발굴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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