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이 불가능했던 반응성 조절영역에 진입할 수 있는 새로운 전구체 화합물이 국내서 개발됐다. 반도체 나노입자의 합성법을 활용한 발굴로 기존 합성법의 한계를 극복, 다양한 바이오소재 개발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박준혁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합성생물학사업단 교수팀(가톨릭대 의대 의생명과학교실)은 미국 일리노이주 어바나샴페인대학의 한희선 교수팀과 공동으로 셀레늄(Se) 및 텔루륨(Te)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전구체(화학 반응에서 참여하는 뼈대물질)를 개발하고 이를 나노입자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특히 ZnSe(아연 셀레늄) 기반 나노 플레이트(판상형의 나노입자)와 ZnSeTe(아연 셀레노 텔루라이드) 삼핵종구조 양자점(quantum dot, 초미세 반도체 입자)을 고순도로 합성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의 Se와 Te 기반 전구체는 화학적 특성이 불안정하거나 독성이 높아 나노입자 형성 시 온도조절이 매우 어려웠으나, 새롭게 개발된 전구체는 나노입자의 표면에 단단히 결합하여, 고온의 반응액에서도 안정적으로 나노입자를 합성할 수 있도록 설계돼 나노입자의 원하는 위치에 해당 원소를 도입시키거나 판상 형태의 고순도로 합성하기에 적합하다.
박 교수팀의 새로운 전구체는 유기 붕소(보론) 기반의 단일 화합물로, 특정 화합물이 추가돼야만 전구체로서의 반응성을 갖게 된다. 기존 전구체와는 달리 다양한 온도에서 반응성을 가지도록 조절이 가능하다. 이 덕분에 기존에 합성하기 힘들었던 Se, Te 기반 나노입자의 합성이 가능하다. 따라서 생명과학, 광열치료, 바이오소재 합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동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된 전구체로 바이오 이미징(생체 또는 세포 수준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거나 영상을 통해 결과를 확인하는 기술) 및 대형 TV 발광체로 사용되는 InP/ZnSe 핵/껍질과 차세대 LED 소자로 주목받고 있는 ZnSeTe 반도체 나노입자, 광학 레이저용 물질로 각광받고 있는 ZnSe 나노 플레이트 등을 고순도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이종 핵/껍질 구조, 구성원자의 공간적 분포, 입자의 모양에 따라 물리적, 화학적, 광학적 특성이 달라지는 나노입자 합성 기술에 큰 진전을 가져온 것으로 평가된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불가능했던 반응성 조절영역을 새로운 전구체 화학 물질 개발을 통해 유도하고,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반도체 나노입자의 합성법을 발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다양한 바이오 재료, 광학 영상화 프로브(생물학적 또는 의학적 연구에서 광학적 방법을 통해 조직, 세포, 분자 등의 구조와 기능을 시각화하는 데 사용되는 장치), 면역 관련 질환 치료 분야에 응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 사업추진단의 지원을 받았으며 나노재료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ACS Nano’(IF=15.8) 6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