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과 자궁경부암 등 부인암 영역에서 복부절개술은 표준 치료법이지만 수술 절개 부위의 혈종, 가스, 각종 삼출물 등 합병증 발생률은 최대 37%에 이른다.
이를 체외로 빼내기 위해 배액관을 사용하는 데 관리가 번거롭고 출혈이나 상처 벌어짐, 감염 발생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배액관의 득실에 대한 연구는 있었지만 비만 환자나 제왕절개 환자를 대상으로 한데다 결과도 일관되지 않았다. 특히 부인과 질환에서 개복수술에서 피하 배액관의 삽입의 영향을 확인한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김기동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김남경 고려대 안산병원 산부인과 교수팀은 부인과질환자를 대상으로 개복수술 후 배액관 삽입의 득실을 비교해 ‘유럽외과종양학지’(European Journal of Surgical Oncology, IF=3.5)에 최근 발표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 대상자는 국내 9개 의료기관에서 부인과질환 개복수술을 받은 환자 162명. 이들은 체질량지수(BMI)가 35kg/m²(고도비만) 미만이다.
비만은 상처 감염과 상처의 벌어짐을 증가시키는 위험인자이며, 병적 비만이면 비만 외 다른 질환을 동반해 상처 회복에 영향을 줄 수 있어 BMI가 높으면 대상에서 제외했다.
대상자를 피하 배액관 삽입군 79명(비교군)과 미삽입군 83명(대조군)으로 나누고 수술 후 4주째 상처 벌어짐 발생률, 4주까지 누적 상처 벌어짐 및 누적 감염 발생률을 비교했다. 평균 수술 시간, 평균 상처 길이 등의 변수는 두 그룹간에 차이가 없었다.
연구 결과, 4주째 상처 벌어짐 발생률은 비교군이 1.3%인데 비해 대조군은 2.4%로 큰 차이가 없었다. 수술 후 4주까지 누적 상처 벌어짐 발생률(8.9% 대 6.0%), 수술 후 4주까지 누적 감염 발생률(1.3% 대 0%)도 비슷했다.
김 교수는 “부인과 질환 개복수술 후 피하 배액관 삽입은 상처 벌어짐과 감염 발생률을 크게 개선시키지 않았다”며 “심한 비만이나 상처 회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 등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피하 배액관 삽입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