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젠과 에자이의 알츠하이머치료제 레켐비(레카네맙)에 대해 CHMP(인체의약품위원회)는 25일 유럽 승인 거부를 권고했다.
레켐비는 관련 없는 약물에 대한 유럽 사법재판소의 판결 영향으로 승인 검토가 지연된 가운데 CHMP로부터 승인 거부를 권고받아 유럽 시장 진출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승인 거부 권고에 대해 15일 이내 재심사를 요청할 수 있으나 추가적인 검토기간이 연장되는 만큼 허가 일정이 늦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승인을 권장하지 않는 결정에 대해 CHMP는 알츠하이머 중증도 평가지표 CDR-SB(Clinical Dementia Rating-Sum of Boxes) 기준 18개월 투약 기준 레켐비 투여군은 1.21점 증가하고 플라시보 투여군은 1.66점 증가,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는 효과가 임상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또한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 관련 대부분 경미했으나 ApoE4 유전자를 가진 환자군에서 특히 위험했다며 혜택이 중대한 부작용을 상쇄할 만큼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앞서 레켐비의 승인 신청은 23년 1월 수락됐으나 연관이 없는 의약품과 관련한 유럽 사법재판소의 판결 영향으로 검토가 1년 6년이상 진행되는 등 지연된 바 있다.
유럽 사법재판소는 D&A 파마가 알코올 중독 치료 등에 사용되는 옥시베이트산 나트륨 성분 호프베우스(Hopveus)의 승인 거부(2020년 7월)와 관련 검토 과정에 참여한 신경과학 자문 그룹의 구성원에 대한 이해 상충 문제를 제기하며 승인거부 취하 소송을 제기, 3월 14일 승소했다.
이로 인해 동일 구성원이 평가를 진행한 레켐비에 대한 평가 자료도 자동 폐기되면서 새 구성원으로 짜여진 신경정신질환 치료제 과학자 자문위원회의 검토가 다시 진행하게 됐으며 상당히 엄격한 기준이 적용됐다.
레켐비의 승인 거부 권고와 함께 신경정신질환 치료제 과학자 자문위원회에서 다시 검토가 진행된 PTC 테라퓨틱스의 듀시엔형 근이영양증(DMD) 치료제 트랜스라나(Translarna, 아탈루렌)의 조건부 승인 취소도 최종적으로 권고됐다.
트랜스라나는 2014년 조건부 승인됐으나 확증 임상 실패로 지난해 9월 조건부 승인 갱신이 거부 권고를 받았다. 재심사 요청에 따라 재검토 이후 1월 승인 취하 권고를 받았으나 레켐비와 동일한 이슈로 다시 한번 검토가 진행됐다. 결과적으로 검토방향은 바뀌지 않고 승인 취하 권고를 최종 확정됐다. 국내에는 트랜스라나를 상품명으로 2015년부터 공급되고 있으며, FDA는 2차례 승인을 거부한 품목이다. 사실상 글로벌시장에서 퇴출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