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는 대한소아신경학회, 대한신생아스크리닝학회와 공동으로 '척수성 근위축증 신생아 선별검사의 필요성 백서'를 최근 발간했다.
백서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시기에 진단받지 못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척수성 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SMA)에 대한 신생아 선별검사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제작됐다.
척수성 근위축증은 전 세계적으로 신생아 1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하며, 영유아 신경 근육계 질환 중 사망 원인 1위에 해당하는 치명적인 희귀질환이다. 이 질환은 환자의 모든 근육이 약해져 자가 호흡이 어려워지고, 심각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지만, 인지 및 사고 능력은 정상적이어서 고통이 더욱 극심하다.
치료제가 도입되기 이전까지는 연명치료나 장애 경감 보조 요법만 가능했으나, 현재는 졸겐스마(성분명 오나셈노진아베파르보벡), 스핀라자(성분명 뉴시너센나트륨), 에브리스디(성분명 리스디플람)와 같은 치료제가 국내에서 허가 및 급여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는 근육과 신경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손상되며, 손상된 신경세포는 회복이 불가능해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하다. 백서는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조기 진단을 위해 신생아 선별검사의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출생 후 28일 이내에 시행되는 신생아 선별검사에 대해 검사비를 지원하고 있으나, 척수성 근위축증은 포함되지 않았다. 백서는 독일, 프랑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 중인 신생아 선별검사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에서도 고령 출산으로 인한 고위험 신생아 출생 증가와 출생률 감소 등을 이유로 국가 차원의 관리 필요성을 설명한다.
대한소아신경학회 채종희 회장은 "척수성 근위축증은 신경세포의 사멸을 수반하는 비가역적 질환이기 때문에 조기 진단 후 치료 시작이 중요하다"며, "제도 변화를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신생아스크리닝학회 이정호 총무이사는 "척수성 근위축증은 증상 발현 전 조기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다. 백서를 통해 신생아 선별검사 도입의 필요성이 잘 전달되어 환자들이 조기 치료 기회를 얻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김재학 회장은 "국내에서 환자단체가 정책적인 제언을 위해 백서를 발간한 것은 처음이다. 뜻을 모아주신 분들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들의 조기 진단 기회가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간된 백서는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웹사이트의 '복지뉴스' 항목에서 열람할 수 있다.
국내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의 도입은 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주었지만, 여전히 조기 진단의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다. 이 백서가 신생아 선별검사의 도입으로 이어져, 많은 신생아들이 적기에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