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원·김혜원 분당서울대병원 입원전담진료센터 교수, 김세중 신장내과 교수팀은 인공지능 분석을 통해 음식 사진만으로 소금 섭취량을 계산하는 기술의 유용성을 입증한 연구결과를 18일 발표했다.
과도한 소금 섭취는 고혈압,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을 높이고, 신부전, 위암, 골다공증 등 전신에 걸쳐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이러한 나트륨 섭취를 하루 2000mg(소금으로는 5g)으로 권고하고 있으나, 아직도 우리나라 하루 평균 섭취량은 적정 기준의 1.6배에 이를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소금 섭취량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개인의 하루 섭취량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끼니마다 음식의 목록과 각각의 섭취량을 정확히 기록해 평가하기엔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
현재까지 신장질환 등 나트륨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경우에는 병원에 입원해 ‘24시간 소변 나트륨 검사’를 하는 게 가장 정확하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이조차도 하루에 수차례 소변을 볼 때마다 보관하고 검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더 간편하고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연구팀은 최근 급격한 발전을 이루고 있는 인공지능에 주목, 음식 사진만으로 나트륨 섭취량을 추정하는 기술의 유용성을 검증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에 사용된 인공지능은 음식 영역을 감지하는 ‘YOLO(You Only Look Once) v4’ 아키텍처와 음식 종류를 분류하는 MST++, ResNet-101 인공신경망 모델, 음식량을 측정하는 초분광 이미징 기술 등이다. 음식 섭취 전후 사진을 촬영하면 두 사진의 소금 함량 차이만큼을 섭취했다고 판단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이 섭취한 식사 전후 음식 사진을 촬영해 AI가 나트륨 섭취량을 계산하게 했으며, 이를 24시간 소변 나트륨 결과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AI 분석 결과에서 성별, 연령, 신장 기능, 이뇨제 복용 등의 변수를 고려하면 24시간 소변 나트륨 검사 결과와 가까운 값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나아가 AI가 측정한 나트륨 섭취량과 신장 기능을 평가하는 추정사구체여과율(eGFR)만으로 실제 24시간 소변 나트륨 검사 결과를 예측하는 공식을 도출하는 데도 성공했다.
예를 들어, 이뇨제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는 AI가 측정한 나트륨 섭취량의 53.5%에 추정사구체여과율의 22.102배를 더하면 24시간 소변 나트륨 검사 결과를 간접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식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병원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보다 간편한 AI 나트륨 섭취량 측정 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향후 고도화를 통해 임상현장은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류지원 교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식사 전후 음식 사진만 촬영하면 되기 때문에 자가평가기록이나 설문검사보다 훨씬 용이한 방식”이라며 “추정사구체여과율을 활용하면 24시간 소변 나트륨 수치까지 예측할 수 있어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높다”고 밝혔다.
김세중 교수는 “소금 섭취량이 높으면 전신의 혈압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신장의 사구체와 주변 혈관들이 손상될 수 있다”며 “만성화 시 고혈압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어 일상생활에서 관리가 중요한데, AI 나트륨 측정 기술이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헬스케어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JMIR Formative Research’(IF=2.0)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