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경구용 소분자 보체경로 D인자(Complement factor D) 억제제인 ‘보이데야정’(Voydeya, 성분명 다니코판 danicopan)이 지난 6월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성인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PNH) 환자의 혈관 외 용혈 치료를 위한 부가 요법으로 허가를 받았다고 1일 밝혔다.
PNH는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나타나는 희귀질환으로, 용혈 및 혈전증으로 인해 빈혈, 피로, 헤모글로빈뇨 등이 나타나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기존 치료는 혈관 내 용혈과 혈전증을 감소시킬 수 있는 C5 보체 억제제인 라불리주맙(‘울토리미스주’) 또는 에쿨리주맙(‘솔리리스주’) 정맥주사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치료 과정에서 결함이 있는 적혈구가 C3에 축적될 경우 혈관 외 용혈이 발생할 수 있다. 혈관 외 용혈은 빈혈 및 수혈이 요구되며, 수혈이 필요한 심각한 혈관 외 용혈은 PNH 환자 10명 중 1~2명이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이데야는 최초의 경구용 D인자 억제제로 이번 식약처 허가를 통해 기존에 C5 억제제(라불리주맙 또는 에쿨리주맙)를 투여 중인 PNH 환자에서 혈관외용혈(Extravascular Hemolysis) 증상이나 징후가 있는 경우, 라불리주맙 또는 에쿨리주맙의 부가 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번 식약처 허가는 라불리주맙 또는 에쿨리주맙 치료를 시행한 성인 PNH 환자 중 유의미한 혈관 외 용혈(haemoglobin 수치 9.5 g/dL 이하; 절대망상적혈구수치(absolute reticulocyte count) 1200억/L 이상으로 정의)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보이데야 추가 요법의 우월성을 확인한 무작위, 이중맹검, 다기관 3상 ‘ALPHA’ 임상연구가 바탕이 됐다.
ALPHA 연구 결과, 보이데야는 1차, 2차 평가지표를 모두 충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1차 평가지표인 베이스라인 대비 12주차 헤모글로빈 농도 변화에서 보이데야는 최소제곱평균(least squares mean, LSM) 기준으로 기저치 대비 2.94g/dL(95% CI 2.52~3.36) 증가한 반면 위약은 0·50g/dL (95% CI –0.13~1.12) 증가에 그쳤다. 보이데야와 위약 간의 LSM 차이는 2.44g/dL(95% CI 1.69~3.20; p<0.0001)였다. 특히 보이데야와 위약 간의 평균 헤모글로빈 농도 차이는 치료 1주차부터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1.19g/dL [0.64 to 1.74]; p<0.0001).
보이데야는 또 12주차에 헤모글로빈이 2g/dL 이상 증가한 환자의 비율이 60%(42명 중 25명)에 달한 반면, 위약은 0명에 그쳤다(p <0.0001). 치료 12주차까지 수혈을 회피한 환자 비율 역시 보이데야가 83%(42명 중 35명), 위약은 38%(21명 중 8명)로 나타났다(p=0.0004). 피로도를 평가하는 FACIT-Fatigue 에서 보이데야는 베이스라인 대비 7.97(95% CI 5·72~10·23)점 감소, 위약은 1.85점(-1·31~5·02) 감소했다. 임상 기간 동안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두통이었으며, 약물 관련 심각한 이상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김철웅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희귀질환 사업부 전무는 “ALPHA 연구는 이종욱 한양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해당 임상연구 제1저자로 참여하는 등 국내 의료진의 많은 기여로 탄생한 치료제”라며, “혈관 외 용혈로 삶의 질이 낮아진 PNH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에 인수된 희귀질환사업 자회사인 알렉시온(Alexion)은 오랫동안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로 PNH 시장을 장악해왔다. 그러나 아펠리스파마슈티컬스(Apellis Pharmaceuticals 나스닥 APLS)의 C3 보체 억제제인 ‘엠파벨리’(Empaveli 성분명 페그세타코플란, pegcetacoplan)가 2021년 5월 PNH로 FDA 승인을 받았다. 2023년 12월에는 노바티스의 B인자 억제제 ‘팝할타’(Fabhalta 성분명 입타코판, Iptacopan, 개발코드명 LNP023)기 PNH 억제제로 승인됐다. 팝할타는 최초의 B인자 억제제이자, 최초의 경구용 치료제다. 이전의 약들은 모두 정맥주사제 또는 피하주사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