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을 활용한 개인맞춤형 ‘경두개 직류 자극’(transcranial Direct Current Stimulation: tDCS)으로 1년 이상 지속된 최소의식상태(Minimally Conscious State. MCS) 환자가 의식을 회복했다.
가톨릭대 의대 공동 연구팀(임선·박근영 부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김태우 국립교통재활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임성훈 서울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은 그동안 적절한 치료법이 없었던 최소의식상태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적용해 의식을 되찾을 수 있음을 확인하고 연구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했다.
최소의식상태란 사고 및 행동을 제어하는 대뇌가 광범위한 손상에 의해 기능을 못 하는 상태로, 자신 또는 주위 환경에 대한 의식은 하는 것으로 보이나 상호작용이 되지 않아 동일한 단어만을 무한 반복하거나 무의미한 단순 행동만을 하는 뇌기능이 손상된 상태를 말한다. 최소의식상태보다 더 심하게 뇌가 손상되면 ‘식물상태’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최소의식상태 환자의 뇌는 손상되지 않은 뇌와는 구조적, 전기생리학적으로 달라 치료법이 매우 드문 실정이었는데 이번 연구로 치료가 가능함을 세계 최초로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은 티타늄 임플란트를 이용한 뇌수술을 받은 최소의식상태 진단 환자에게 금속물질이 있음에도 개인맞춤형 tDCS를 시도, 치료 효과가 있음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먼저 뇌 전기 자극용 영상 치료계획 소프트웨어((Neurophet tESLAB)를 사용해 환자의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분석한 후 전기자극을 가할 치료 목표 영역을 탐색하고, 그 영역에 생성되는 전기장을 시뮬레이션해 치료 계획을 수립했다. 재활 전문 치료사가 물리치료와 작업치료 등 재활치료를 병행했다. 그 결과 치료 전 수정된 혼수회복척도 점수(COMA RECOVERY SCALE-REVISED, CRS-R)가 총 10번의 개인맞춤형 tDCS 치료 후 월등히 향상됐다. 환자는 치료 두 달 만에 영양을 공급하는 비위관을 제거, 완전히 입으로 식사할 수 있게 됐으며 6개월 후에는 보조를 받아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
임선 교수는 “최소의식상태 환자 중에서도 두개골 결함과 금속성 임플란트를 사용한 뇌수술 사례는 두개골 변형 및 뇌손상 정도가 심하여 치료 난도가 아주 높고 적용해볼 수 있는 치료법이 드물다”며 “tDCS 연구를 통해 혼수 상태에 가까운 환자가 의식을 되찾고 식사와 보행을 하게 된 것은 뇌질환 연구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케이스”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임성훈 교수는 “두개골 결함과 금속성 임플란트가 있다면 일반적인 tDCS 치료는 금기시되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치료가 어려운 뇌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에게 희망을 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Neurological Sciences’(IF=4.4)에 지난 4월 게재됐으며 중소벤처기업부의 규제자유특구혁신사업육성 연구과제로 선정돼 정부 지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