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이자제약의 다발성골수종 신약인 ‘엘렉스피오주’(Elrexfio 성분명 엘라나타맙-bcmm, elranatamab-bcmm, 개발코드명 PF-06863135)가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국내 허가를 받았다.
이 약은 프로테아좀억제제(단백질분해효소 억제제), 면역조절제제, 항-CD38 단일클론항체를 포함하여 3차 이상의 치료를 받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성골수종(RRMM) 성인 환자에서 단독요법(4차 치료제)으로 사용하도록 승인됐다.
엘렉스피오는 다발성골수종 암세포에서 발견되는 B-세포 성숙항원(B-cell maturation antigen, BCMA), 면역 T세포에서 발견되는 CD3를 표적하는 하는, 즉 두 가지 세포에 결합하는 이중특이항체(BsAb)로 T세포 활성화를 통해 골수종 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BCMA는 형질세포(항원과 T세포의 자극에 의해 대량의 항체를 분비하도록 최종 분화된 B세포)의 분화 과정에서 선택적으로 발현되는 형질세포암(다발골수종)에 대한 이상적인 표적이다.
이번 국내 허가는 BCMA-표적요법을 받은 적이 없는 환자 12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라벨 공개, 글로벌, 다의료기관, 단일군 방식의 2상 연구인 MagnetisMM-3 연구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적어도 한 가지 프로테아좀 억제제(PI), 한 가지 면역조절제제(IMiD), 한 가지 항 CD38 단일클론항체 치료를 받은 RRMM 환자에서 엘렉스피오 단독요법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엘렉스피오는 이전에 프로테아좀 억제제, 면역조절제(억제제), 항 CD38 단일클론항체를 포함하여 3차 이상의 치료에 실패 또는 불응한 환자 중 BCMA표적 요법을 받은 적이 없는 환자에서 1차 평가항목인 객관적반응률(overall response rate, ORR)이 61.0%(95% CI, 51.8-69.6)였으며, 반응을 보인 환자 중 56.1%가 매우 좋은 부분 관해(VGPR, very good partial response) 이상의 반응을 나타냈다. 첫 반응이 나타나기까지의 시간(TTR, Time to response)의 중앙값은 1.2개월(0.9~7.4개월)이었으며, 완전관해(CR) 이상 도달까지 시간의 중앙값은 6.1개월(1.2~14.3개월)로 나타났다. 이 밖에 엘렉스피오는 완전관해 이상 도달한 환자군에서 9개월 시점에 89.0%의 CR 이상의 유지 비율을 보였으며, 15개월 시점까지 50.9%의 무진행생존율(PFS)를 보였다.
앞서 엘렉스피오는 미국에서 단백질 분해효소 저해제, 면역조절제, 항 CD38 단일클론항체 등을 포함해 최소한 4회 이상 치료받은 적이 있는 성인 RRMM 치료제(5차 치료제)로 2023년 8월 14일 승인받았다. 미국 승인은 5차 치료제로서 9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객관적반응률 58%를 달성한 것을 근거로 이뤄졌다. 환자의 82%는 최소한 9개월 동안 이같은 반응이 지속됐다. 처음 반응이 나타나기까지 소요된 기간의 중앙값은 1.2개월이었다.
이 약은 국내 허가사항으로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cytokine release syndrome, CRS) 및 면역효과세포-관련 신경독성증후군(immune effector cell -associated neurotoxicity syndrome, ICANS)을 포함한 중증 반응을 관리하기 위해 자격을 갖춘 전문의료인과 적절한 의료장비가 사용 가능한 의료 전문기관에서 투여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임신부 또는 임신 가능 여성에 대해서는 투여해서 안 된다. 중대한 이상반응은 폐렴(30.6%), 패혈증(15.3%),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CRS, 12.6%), 빈혈(5.5%), 상기도 감염(4.9%), 요로감염(3.3%), 발열성 호중구감소증(2.7%), 호흡곤란(2.2%) 및 발열(2.2%)이었다. 간독성(간 염증효소 수치 상승) 등이 우려되므로 모니터링 검사가 고려돼야 한다.
엘렉스피오는 단계적 증량 투여 이후 2주차부터 24주차까지 매주 투여하고, 최소 24주 투여 후 반응을 달성한 환자는 25주차부터 2주 간격으로 투여 간격을 전환한다. 또 단일 용량 바이알 형태로 제공돼 외래에서 즉시 투여가 가능하며, 피하주사로만 투여한다.
2022년 발간된 세계보건기구(WHO)의 Global Cancer Observatory에 따르면 다발골수종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18만7000건이 새로 진단됐다. 두 번째로 흔한 유형의 혈액암으로 2021년 국내 5년 상대생존율은 50.1%(국가통계포털, 2024)로 나타났다. 국가암등록사업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2021년에 2018건이 새로 진단됐다. 다수의 다발골수종 환자는 재발이나 치료제에 대한 내성을 경험하며 RRMM으로 진행된다. 재발하거나 내성이 생기면 치료 옵션이 줄어들기 때문에 효과적인 치료법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