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창업주 가족인 대주주 4인(송영숙, 임종윤, 임주현, 임종훈)은 ‘합심’해 상속세 현안을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한미사이언스는 아울러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취득 및 배당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녀 대 장·차남 대결 구도로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한미약품그룹의 짤막한 이날 발표는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담보로 체결한 대출계약의 일부 만기가 다가오는 데다 올 초부터 이어진 경영권 분쟁으로 회사 주가가 급락하면서 추가 증거금 요구(마진콜) 우려가 불거지자, 대외적으로 화해의 메시지를 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로써 한미약품 총수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당분간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 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올해 초 송영숙·임주현 모녀 측이 OCI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당시 통합을 추진한 모녀에 맞서 통합을 반대한 장·차남(임종윤·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인 끝에 지지를 얻어 그룹 경영권을 확보했다.
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을 확보한 임종훈 대표는 지난 14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과반의 찬성으로 모친인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이사(회장)을 전격 해임하는 강수를 뒀다.
한미약품의 한 직원은 “그동안 다수의 직원들은 겉으로 침묵했지만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OCI와의 통합을 강행하려는 송영숙 모녀 측보다는 독자 생존을 모색하려는 임종윤·종훈 형제 측에 심정적인 지지를 보냈다”며 “모녀 측은 주식매각을 통한 현금화에 관심이 더 많아 보인 게 사실”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