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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루게릭병 환자 가족 77%는 집에서 돌보기 원해'
  • 오민택 기자
  • 등록 2024-05-30 13:33:42
  • 수정 2024-05-30 15: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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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서울병원, '간암 수술 앞둔 환자 가상현실(VR)교육에 의한 불안감 감소효과 2.9배' ...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베트남 하노이에 ‘한국형 검진 프로그램’ 론칭 ... 권현우·김채리 고려대 안산…

루게릭병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은 하루의 절반 이상을 돌봄에 사용하며 대부분 우울감을 느끼지만, 그럼에도 10명 중 7명 이상은 집에서 돌봄을 지속하길 희망한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환자와 가족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재택의료 등 지원체계의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선영·조비룡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 김민선 소아청소년과 교수연구팀이 집에서 생활하는 루게릭병 환자를 돌보는 가족 돌봄 제공자를 대상으로 루게릭병 돌봄 실태 및 어려움을 조사한 연구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루게릭병(근위축성측삭경화증, ALS)은 뇌와 척수의 운동신경세포가 점차 파괴되면서 근육과 운동신경이 서서히 감소하는 치명적인 신경퇴행성질환이다. 질병이 진행될수록 거동이 불편해지고 인공호흡기 등 여러 의료기기에 의존하게 되어 돌봄 제공자의 돌봄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집에서 생활하는 국내 루게릭병 환자와 그 가족의 돌봄 현황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적었다.


연구팀은 진단된 지 1년 이상 경과한 루게릭병 환자의 가족 돌봄 제공자 98명을 대상으로 △돌봄 시간 △우울증 및 정서적 어려움 △돌봄 준비수준 △돌봄 역량을 조사했다. 조사 대상 10명 중 6명은 기관절개술을 시행한 환자의 가족이었고, 환자와의 관계는 절반 이상이 배우자(60.2%), 나머지 대다수는 자녀(34.7%)였다.


조사 결과, 가족 돌봄 제공자의 돌봄 시간 중앙값은 평일 13시간, 주말 15시간으로 하루 중 절반 이상을 돌봄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90% 이상이 우울감을 호소했고, 10명 중 약 3명은 중증 우울증이었다.


가족 돌봄 제공자는 △신체적 △감정적 △서비스 △스트레스 △돌봄 활동 △응급상황 준비 △의학적 지식 등 8개 항목으로 평가한 ‘돌봄 준비수준(PCS)’이 32점 중 11점에 그쳐 돌봄 준비가 충분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어려운 상황 △인식 △자기 능력 △자신감 4개 항목으로 평가한 ‘돌봄 역량(CCS)’은 16점 중 8점에 그쳐 돌봄 역량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가족 돌봄 제공자 10명 중 7명 이상(77.6%)은 요양병원이 아닌 집에서 환자를 계속 돌보기를 희망했다. 집을 가장 선호하는 이유로는 △환자 및 돌봄 제공자 모두에게 집이 편안해서 △루게릭병 환자를 위한 병원 서비스가 불충분해서 △가족이므로 같이 지내고 싶어서 순으로 많았다.


또한, 가족 돌봄 제공자들은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위해 전문 의료인이 직접 방문해 진료, 간호 등을 제공하는 ‘재택의료’에 대한 수요도 높았다. 조사 대상 90% 이상이 재택의료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사항으로는 △24시간 운영 △루게릭병에 대한 전문성 △원활한 의사소통이 있었다.


이 연구 결과는 집에서 지내는 루게릭병 환자와 지속적인 가정 돌봄을 희망하지만 준비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그 가족들을 위해 돌봄 제공자 교육, 가정방문 의료서비스 등 재택의료의 확대와 단기 돌봄 서비스 등 새로운 지원체계 마련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선영 교수(제1저자)는 “집에서 지내길 희망하는 중증질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이고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재택의료 서비스 등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크다”며 “이번 연구에 참여해주신 루게릭병 환자들의 가족 돌봄 제공자들과 연구 진행에 도움을 주신 한국루게릭병협회 회원들께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유진수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교수가 VR을 이용해 환자에게 수술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진수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교수, 강단비 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팀이 최근 국제외과학저널에 ‘간암 수술을 앞둔 환자에게 가상현실(VR)을 활용해 수술 과정 등을 설명하면 환자 이해를 높이고 수술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간은 해부학적으로 복잡한 장기 중 하나다. 수술 전 설명 시 의료진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검사 결과로 설명하지만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다.


연구팀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의료교육 시뮬레이터 기업인 브이알애드(VRAD)와 함께 간암 수술의 모든 과정을 설명하는 VR 교육 플랫폼을 개발했다. 플랫폼은 실제 병원 내 교육실 모습과 동일하게 제작됐다. 의사와 환자가 함께 접속하면 교육 영상이 방영되며 교육이 시작된다.


교육은 간의 3차원(3D) 모형을 활용해 진행된다. 환자가 VR 기기를 이용해 투명도를 조절하면 복잡한 간 내부를 생생하게 들여다보면서 의료진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의료진이 간의 3D 모형을 실제 수술하듯 잘라내는 모습을 보여주면 환자는 가상현실 속에서 의사가 어떤 방식으로 간암을 수술하는지 여러 각도에서 직접 볼 수 있다.


연구팀은 효과 검증을 위해 2022년 1월부터 2023년 2월까지 간암 수술을 앞둔 환자 88명을 모집해 한 그룹은 VR 플랫폼으로 교육하고 다른 그룹은 말로만 설명한 뒤 차이를 비교했다. VR 플랫폼으로 교육받은 환자는 수술에 대한 지식이 수술 전 교육 받기 전보다 5.86점 증가해 17.2점으로 나타났다. 말로만 교육을 받은 그룹은 2.63점 상승해 13.42점에 그쳤다.


수술에 대한 불안 정도의 차이는 더 컸다. 불안정도 측정 검사(STAI-X-1)에서 VR 교육 그룹의 불안 점수는 4.14점 감소했지만 기존 교육 그룹은 0.84점 떨어졌다. 통계적으로 보정했더니 VR을 이용하지 않은 그룹은 VR 이용 그룹보다 수술에 대한 불안도가 2.9배 높았다.


유진수 교수는 "백 마디 말보다 직접 눈으로 보는 게 낫고, 직접 간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볼 수 있으면 금상첨화"라며 "환자들이 수술 전 과도한 불안을 줄이고, 본인 질환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더 잘 이해했으면 하는 마음에 개발했는데 효과가 좋아 만족스럽다"고 했다.


이어 "임상적 효과를 규명한 만큼 기술발전을 뒷받침하는 정책적 지원이 뒤따라야 할 때"라며 "국산 기술로 개발한 VR플랫폼이 확산돼야 앞으로 벌어질 세계 의료 메타버스 각축전에서 우리나라도 서 있을 자리가 있다. 국가 차원의 과감한 투자로 의과학자와 병원, 관련 산업계가 뛰어들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관계자들이 베트남 하노이 빈멕국제병원과의 협력 회의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는 21일 베트남 하노이에 현지 거주 한인들을 위한 ‘한국형 검진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서울대병원은 2022년 5월 베트남 빈멕국제병원과 ‘건강검진 분야 협력사업’ 협약을 체결하고, 베트남 하노이 빈멕국제병원의 건강검진센터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2023년 7월부터는 서울대병원 파견 교수들과 간호사가 현지 라이선스를 취득해 한인은 물론 베트남 현지인들에게도 검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론칭한 한국형 검진 프로그램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검진 프로그램을 참고해 한국인의 유전적 특성과 다빈도 질환, 그리고 베트남 현지 생활환경과 한인들의 수요에 맞게 새로 구성했다. 이를 통해 향후 베트남 현지인에게도 한국형 검진프로그램 적용이 가능한지 판단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조정연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원장은 “건강검진에 대한 인식과 시스템이 아직은 미비한 베트남에서 서울대병원의 노하우와 빈멕국제병원의 협력을 통해 베트남 거주 한인들을 위한 검진 프로그램을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는 베트남 거주 한인들이 보다 쉽고 편안하게 한국형 검진 서비스를 접함으로써, 해외생활에서도 최소한의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권현우 고려대 안산병원 핵의학과 교수, 김채리 영상의학과 교수 (왼쪽부터)

권현우 고려대 안산병원 핵의학과 교수김채리 영상의학과 교수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2024년도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우수신진연구 과제에 선정돼 총 6.3억 원의 연구비를 수주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최근 ‘개인기초연구사업 우수신진연구’ 과제 선정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안산병원에서는 2개의 과제가 최종 선정됐다.


이번 선정 결과에 따라 권현우 교수는 3년간 1.5억 원의 지원을 받아 ‘Palb2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전리방사선 유발 암의 발생기전 및 표적치료 연구’를 진행하며, 김채리 교수는 3년간 4.8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 받아 ‘비조영증강 CT에서 전자 밀도 영상을 이용한 폐색전증 진단 연구 및 인공지능 기반 폐 질환 진단 소프트웨어 개발’을 수행할 예정이다.


고승현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고승현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한국연구재단 2024년 개인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과제)에 선정돼 연구에 착수했다.


고승현 교수의 연구주제는 ‘중증저혈당에 의한 당뇨병합병증 발생기전에서 엑소좀 microRNA의 역할 연구’로 2027년 4월까지 3년간 총 6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진행하게 된다.


당뇨병 환자가 빈번한 저혈당 또는 중증저혈당을 경험하면 심각한 당뇨병합병증이 더 빠르게 진행되는데, 저혈당 자극이 표적기관에 어떤 기전으로 영향을 주는지 아직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이에 고승현 교수는 고혈당에 의해 서서히 발생하는 만성 당뇨병합병증 상태에서 중증저혈당 발생 시 더 급격하게 진행하는 주요 당뇨병합병증(신장·심장합병증) 기전에 대해, 엑소좀과 엑소좀 microRNA를 연구함으로써 새로운 바이오마커 및 치료전략을 탐색하겠다는 계획이다. 


고승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엑소좀 microRNA를 활용한 당뇨병합병증 조기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 발굴과 주요 당뇨병합병증 발생 표적기관인 심장과 신장에서 고혈당-저혈당에 따른 병태생리학적 기능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다기관을 표적으로 하는 당뇨병합병증 치료법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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