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가 최근 500번째 3D 완전내시경 최소침습 심장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전통적인 심장 수술이 가슴 정중앙을 절개해 뼈를 벌리고 진행했던 것에 반해 최근에는 기술 발달로 갈비뼈 사이를 6~8cm 절개해 맨눈 혹은 2D 내시경 카메라로 전송되는 화면을 보며 시행하는 최소침습 심장수술을 많이 하고 있다.
나아가 3D 완전내시경 최소침습 심장수술은 기존 최소침습 수술법보다도 더 작은 3~4cm 정도만 절개해 3D 카메라가 달린 내시경을 넣고, 카메라가 전송해주는 3D 화면을 집도의가 특수 안경을 끼고 보면서 손을 대신할 기구를 잡고 수술한다.
2017년 데모 장비로 국내에서 처음 심장판막 수술에 3D 내시경을 도입한 유재석 교수는 2018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3D 완전내시경 최소침습 심장수술을 시행해 6년 3개월 만에 500례를 달성하게 됐다.
환자 500명은 판막수술, 심장 종양수술, 심방중격결손수술, 심방세동수술 등이 필요했다. 개흉수술로 진행할 수 있는 대부분의 심장수술을 3D 완전내시경 최소침습 심장수술로 해결할 수 있었다. 여러 혈관을 연결하는 심장이식과 같이 수술 부위가 넓은 경우에는 적용이 어렵다.
전통적인 개흉수술보다 환자들의 회복 속도는 확연히 빨랐다. 환자의 병력이나 나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환자들은 평균 4~5일 만에 퇴원할 수 있었다.
완치율 역시 기존 수술과 대비해 차이가 없었다. 3D 완전내시경 최소침습 심장수술의 빈도가 가장 높았던 승모판막성형술의 경우 수술 성공률은 99%로 통상적인 개흉수술과 비슷했으며, 가슴뼈를 열고 닫지 않아 수술 마취 시간도 30~40분 정도 단축됐다.
유 교수는 "고령화사회가 됨에 따라 퇴행성 심장질환으로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3D 완전내시경 수술은 최소침습 심장수술 중에서도 절개부위가 가장 작아 환자들의 신체 부담은 적고 회복이 빠르다"고 말했다.
그는 3D 완전내시경 최소침습 심장수술 500례 달성 기록과 꾸준한 연구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내시경심장수술전문의클럽(Endoscopic Cardiac Surgeons Club)의 국내 첫 멤버로 등재됐다.
이 클럽은 최소침습 심장수술이 가장 먼저 시작된 유럽의 의사들을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내시경 심장수술' 교과서를 발행하는 등 최소침습 심장수술 분야를 세계적으로 이끌고 있다.
장기육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심뇌혈관병원장)팀이 지난 28일 미국 애보트(Abbott)사의 차세대 인공판막인 ‘Navitor’를 이용한 경피적대동맥판막치환술(TAVI)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차세대 인공판막으로 시술을 받은 70대 후반의 여성 환자는 오랜 기간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으로 인한 혈액순환 장애로 숨이 차고 거동에 어려움을 느끼는 등의 문제를 겪어왔으나, 시술 이후 건강을 회복했다.
차세대 판막은 유럽 의약품청(EMA)에서 2021년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2023년 1월부터 승인돼 대동맥 판막 환자 중 고위험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돼왔다.
국내서는 지난 2월 국내 급여가 승인된 후, 5월 말부터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한 몇몇 병원에서 도입을 시작하고 있다. 새롭게 허가된 판막인 만큼, 제조사 측에서도 시술 경험이 많을 뿐 아니라 다양한 대상자를 확보할 수 있는 최상위권 대형 센터(Big Center)를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 판막들은 삽입된 카테터를 통해 의료진이 직접 판막을 설치하는 방식의 풍선확장형(Balloon-expandable)이 대다수였으나, 차세대 판막은 자가확장형(Self-expandable)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병변 부위를 심혈관조영술로 관찰하며 정확한 위치에 전달시스템을 통해 인공판막을 투입하게 되면, 스스로 판막이 팽창해 환자 신체구조에 딱 맞게 자동으로 고정되는 방식이다.
새 판막은 기존 풍선확장형 판막에 비해 상대적으로 설치가 쉽고 안정적이며 더 유연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 내부 구조가 복잡하거나 말초혈관의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들에게 특히 유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임상연구 결과에 따르면 삽입된 판막이 정확히 자리잡지 못해 발생하는 판막 주위 혈류 누출(Paravalvular Leak, PVL) 발생률 역시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시술 후 30일 기준 0%, 1년 경과 후 1.0%).
장기육 교수는 “경피적대동맥판막치환술(TAVI)에서 절대적인 비용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인공판막 재료비임을 감안하면, 차세대 판막임에도 불구하고 보험급여 적용시 기존 타사 판막 대비 약 10% 낮은 가격으로 설정돼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타비 시술을 망설이는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타비 시술이 국내에 막 소개된 2012년부터 줄곧 서울성모병원에서 수술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판막 치료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 노력해왔다. 풍부한 시술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병원에 타비 술기를 전수하는 ‘의사를 가르치는 의사’로 잘 알려져 있다.
한편 서울성모병원은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TAVI 시술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4년 2월 누적 1000례를 기록한 바 있다.
송석원 이대대동맥혈관병원 교수팀, 대동맥 박리 수술 최고 수준
송석원 이대대동맥혈관병원 심장혈관외과 교수팀(김명수·이해 심장혈관외과 교수, 남상범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이 미국 뉴욕에서 4월 25일과 26일 양일간 열린 미국흉부외과학회(AATS) 대동맥 심포지엄 2024에서 ‘Comparison of Retrograde Acute Type A Aortic dissection versus Antegrade Acute Type A Aortic Dissection: According to Modified Type, Entry site, and Malperfusion Classification (전향성 급성 A형 대동맥 박리와 후향성 급성 A형 대동맥 박리의 비교: 박리 유형, 내막파열 위치, 관류장애에 따른 분류)’ 라는 제목으로 구연 발표를 진행해 세계 의학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연구에서 2019년 유럽흉부외과학회에서 제안된 박리 유형, 내막파열 위치, 관류장애에 따른 새로운 분류법을 통해 800명이 넘는 대규모 환자를 분석해 후향적 급성 A형 대동맥 박리 환자의 경우 수술 사망률 2%, 전향적 급성 A형 대동맥 박리 환자의 수술 사망률 7%로 세계 최고 수준의 성적을 보여줬고 두 군 간의 차이 및 수술 사망 위험인자들을 제안했다.
급성 A형 대동맥 박리는 초기 사망률이 매 시간당 1%씩 증가하며, 제때 치료하지 못할 경우 24시간 이내 사망률이 약 25%, 1주 이내에 50%까지 달하는 초응급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수술 사망률이 10~20%인 점을 감안했을 때 송 교수팀은 대동맥 박리 수술의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낮춘 것이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김명수 교수는 "대동맥 박리증은 심장에서 몸 전체로 혈액을 공급하는 매우 중요한 혈관인 대동맥이 찢어지는 응급질환으로, 수술 난이도가 높은 어려운 수술로 꼽힌다"며 "이 질환을 앓았던 환자를 대상으로 관류불량, 단기 및 장기 사망률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연구 결과가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