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MSD의 PD-1 억제제 ‘키트루다주’(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가 4기(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를 넘어 조기 병기(절제가능한)의 환자에서 수술 전후 보조요법, 일명 ‘perioperative’ 치료 개념을 새롭게 정립하며 폐암 치료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한국MSD는 23일, 국내서 조기 비소세포폐암 보조요법 2개 적응증을 획득한 것을 계기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키트루다는 지난해 12월 절제 가능한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로서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과 병용요법, 이어서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서 단독요법으로 적응증을 허가받았다. 아주 초기의 폐암에서 수술 전에도 또 수술 후에도 쓸 수 있도록 허가받은 것이다.
이어 지난 5월 14일에는 절제술과 백금기반 화학요법제 치료를 받은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며, 초기 폐암 영역에서 키트루다의 입지를 다시금 확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김홍관 흉부외과 교수가 연자로 참여해 조기 폐암의 질환 특성 및 키트루다의 허가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술 전/후 보조요법의 임상적 의의에 관해 다양한 관점의 최신 지견을 공유했다.
이세훈 교수는 기존 초기 비소세포폐암 치료의 미충족 수요와 키트루다의 2개 적응증 허가의 기반이 된 KEYNOTE-671, KEYNOTE-091 연구를 통해 확인한 임상적 혜택을 조명했다.
2기, 3A기 또는 3B기 비소세포폐암의 수술 전·후 보조요법으로서 키트루다의 치료 효과를 평가한 KEYNOTE-671 임상연구에서 키트루다는 PD-L1 발현율과 무관하게 기존 치료 대비 △사망 위험 28% 감소 △수술 후 재발 위험 41% 감소 등 치료 혜택을 확인했다.
또 1B기, 2기 또는 3A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서 키트루다 단독요법 허가의 기반이 된 KEYNOTE-091 임상연구에서도 PD-L1 발현율과 무관하게 △재발 위험 24% 감소 △1년 가까이 연장된 무질병 생존(DFS, Disease-Free Survival) 개선을 확인했다.
이세훈 교수는 "비소세포폐암은 조기 병기라 하더라도 위험도가 높아 수술 후 5년 내 암이 재발하거나 전이될 가능성이 다른 암종 대비 크다“며 “게다가 초기(15개월 이내)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1기부터 5년 생존율이 떨어지기 시작해 3기가 되면 20%대로 떨어지는 질병 부담이 큰 암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때문에 수술 후 암의 재발과 사망 위험 감소를 위한 보조 항암치료가 오래 전부터 시행돼 왔지만, 항암화학요법 중심의 기존 치료 옵션은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서 임상적 개선의 여지가 남아 있었다”며 “초기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대한 임상적 미충족 수요가 늘 있어 왔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유방암과 달리 선행 항암치료의 효과가 크지 않아 수술 후 보조 항암치료가 선호되고 있던 초기 비소세포폐암 치료 환경에서 키트루다가 수술 전후로 보조 항암치료를 시행하는 일명 'perioperative' 치료 개념을 새롭게 정립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조기 병기인 암 연구에서 주요 평가지표로 사용되는 무사건생존율(event-free survival, EFS) 개선의 임상적 의미에 대해서도 조명했다.
2~3B기 환자의 수술 전·후 보조요법으로서 키트루다의 치료 효과를 평가한 KEYNOTE-671 연구에서, 키트루다는 공동 1차 평가지표인 전체생존율(overall survival, OS)과 EFS를 기존 치료 대비 모두 유미의하게 개선시켰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개인적으로 조기 병기의 환자에서는 OS보다 EFS를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EFS는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한 환자가 완치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환자를 직접 대면하는 의료진 입장에서는 ‘병이 있고 없음’의 차이는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EFS는 완치의 기회를 높일 수 있는 지표로서, 키트루다는 KEYNOTE-671 연구에서 EFS 위험을 41%가 감소시켰는데 이는 과거에 볼 수 없었던 데이터”라고 강조했다.
키트루다는 1B~3A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서 평가한 KEYNOTE-091 연구에서도 PD-L1 발현율과 무관하게 재발 위험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이 교수는 “이는 수술 후 키트루다 사용에 대한 효과를 더욱 뒷받침하는 것으로, KEYNOTE-671 연구 결과를 보완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 같은 치료 효과를 바탕으로 해외 가이드라인은 초기 비소세포폐암 'perioperative' 치료에 키트루다를 유일하게 권고하고 있다”며 “지난해에 이어 이달 들려온 키트루다의 적응증 국내 허가 소식으로 국내 환자들도 치료 혜택을 입증한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홍관 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 김홍관 교수는 외과적 절제가 가능한 조기 병기 폐암의 특징과 실제 임상현장에서 수술 전, 후의 보조요법이 갖는 중요성을 소개했다.
대개 1기에서 3기 폐암은 근치적 목적의 수술을 표준치료로 진행한다. 하지만 해당 병기의 환자라도 종양의 크기가 지나치게 크거나 상대정맥 침범, 종격동 림프절 침윤 등 종양의 위치에 따라 일부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존재하고, 수술적 절제 후에도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조기에 폐암을 발견한 환자라도 종양의 크기나 위치에 따라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해 표준치료를 받기 어려웠다”며 “하지만 이제는 키트루다 선행 보조요법을 통해 수술 전 종양의 크기를 줄이고, 미세전이를 감소시킴으로써 수술의 경계선에 놓여있던 환자들에게도 효과적인 치료를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키트루다 기반의 보조요법, 특히 글로벌 표준치료로 권고되고 있는 수술 전후 보조요법을 통해 수술 전 선행항암요법으로서 수술 성적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서 재발 위험을 낮춰 사망 위험 감소, 나아가 전체 생존율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