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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세포암에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STRIDE) 국내 출격 … 간암 최초의 이중 면역항암제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05-14 14:22:48
  • 수정 2024-06-30 23:3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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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성 또는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1차 치료서 최초이자 유일한 4년 생존율 개선 입증 … 장기 생존 희망 제시

간세포암 분야 최초의 이중면역 항암요법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PD-L1 억제제인 ‘임핀지주’(Imfinzi 성분명 더발루맙 Durvalumab)와 CTLA-4 억제제인 ‘이뮤도주’(Imjudo 성분명 트레멜리무맙 tremelimumab)의 병용요법(일명 STRIDE요법)이 국내에 출시된다. 지난해 6월 23일에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이후 거의 1년 만이다. 


3주 간격으로 두 가지 주사제를 투약해야 했던 기존의 면역항암제+VEGF 표적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 병용요법과 달리 이뮤도는 단 한 차례만 투약하고, 이후에는 4주 간격으로 임핀지를 단독 투여하는 방법이다. 이에 따라 STRIDE요법은 VEGF TKI(바이엘의  ‘넥사바정’(NEXAVAR 성분명 소라페닙, sorafenib) 등)로 인한 이상반응을 줄이고 투여 편의성을 개선함으로써 환자들의 부담을 덜어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14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에서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의 국내 출시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전홍재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간세포암은 세계적으로 전체 암종 가운데 여섯 번째로 흔하게 발생하며, 암 사망률은 전세계 3위, 국내서는 2위”라며 “원격 전이시 5년 상대생존율은 3.1%로 췌장암(2.6%)만큼 예후가 불량하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소라페닙이 간세포암에서 좋은 효과를 보이긴 했지만, 부작용(피로, 체중감소, 안면홍조, 가려움증, 피부건조증, 탈모증, 설사, 구토, 복통, 간기능저하 등)에 비해 생존율 개선 효과가 크지 않아 활발하게 사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면역항암제는 부작용이 적고 일부 환자에서 장기간 효과가 유지돼 간세포암에서 기대가 컸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0년대에는 단독 표준치료제가 되지 못해 사용이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대에 접어들어 VEGF TKI와 면역항암제를 병용하는 요법이 보편적으로 시행돼 치료효과를 향상시켰다”며 “다양한 면역관문 가운데 한 곳보다 여러 곳에 작용하면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한 콘셉트가 STRIDE 요법이 탄생한 배경”이라고 말했다.


각기 억제하는 면역관문이 다른 임핀지와 이뮤도는 HIMALAYA 3상 임상에서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1차 표준요법이었던 소라페닙 단독요법을 뛰어넘는 치료성적을 제시, 이 분야 최초의 이중 면역항암요법이 됐다.


HIMALAYA 3상 임상은 전신 치료 이력이 없는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환자 1171명을 모집, 각각 STRIDE 요법(이뮤도 1500mg 1회 + 임핀지 1회/매 4주), 임핀지 단독요법(1회/매 4주), 소라페닙 단독요법(400mg 1회/1일) 등 3개 그룹으로 구분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했다.


지난 2월 공개된 4년차 분석 결과에 따르면, 중앙 추적관찰기간 약 49개월 시점에서 STRIDE 요법군의 사망 위험이 소라페닙 단독요법군보다 22% 더 낮았던 것으로 보고됐다(OS HR=0.78, 96.02% CI 0.67-0.92, P=0.0037).


18, 24, 36, 48개월차 전체생존율(Overall Survival, OS)은 STRIDE 요법이 48.7%, 40.5%, 30.7%, 25.2%로 소라페닙군의 41.5%, 32.6%, 19.8%, 15.1%를 상회했으며, 두 그룹 간 격차도 지속적으로 벌어졌다.


이밖에 임핀지+이뮤도 병용군은 소라페닙 단독군 대비 개선된 객관적반응률(ORR) 및 반응지속기간(DoR)을 보였다. 임핀지 병용군의 ORR은 20.1%(완전관해(CR) 3.1%, 부분관해(PR) 17.0%), 소라페닙은 5.1%(PR 5.1%)를 나타냈다. 


전 교수는 “질병 통제율(DCR)은 약 60% 수준으로 양 군이 같았지만, 흥미롭게도 소라페닙군이 평균적으로 18.43개월만 효과가 지속된 반면 임핀지 병용요법군은 22.34개월 지속돼 차이를 보였다”며 “직접 비교는 힘들지만, 지금까지 소라페닙을 대조군으로 설정한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의 임상이 20개월을 넘지 못했다는 점에서 STRIDE 요법이 이중 면역항암요법의 효과를 입증했다”고 말했다. 그는 “HIMALAYA 임상의 4년 추적 관찰 연구 결과는 이중면역 항암요법의 이점을 활용해 장기 생존이 어려운 간암 환자에게 장기 생존의 희망을 제시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MSD의 PD-1 억제제 ‘키트루다주’(펨브롤리주맙)와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억제 키로신키나제 수용체 결합제인 ‘렌비마캡슐’(렌바티닙) 병용요법도 전체 생존기간 20개월을 넘기지 못했다.


특히 “기존의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용요법은 베바시주맙으로 인한 출혈의 위험 때문에 임상 연구에서 출혈 위험이 높은 환자를 제외했음에도 STRIDE 요법보다 출혈이 많이 보고됐다”면서 “STRIDE 요법은 출혈의 위험이 높지 않아 간정맥류가 있는지 초음파내시경 모니터링 검사를 주기적으로 하지 않아도 시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라페닙이 치료와 관련된 소화기계 또는 식도 정맥류 출혈 위험성(Treatment-related hemorhage SMQ adverse event)이 12.5%로 나타난 데 비해 STRIDE 병용요법은 위험성을 1.8%로 감소시켰다. 


그는 ”대부분의 항암제 간기능이 떨어져 사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STRIDE는 오래 치료를 해도 간기능이 악화되지 않아 간암치료에서도 장기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제”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간암 환자의 절반은 암 자체로, 나머지 절반은 항암제 독성으로 사망하기 때문에 간기능이 악화되지 않는 것은 대단한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4명 중 한 명이 4년간 생존했다는 것은 간암의 5년 상대생존율이 3.1%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좋은 데이터”라고 역설했다.


전 교수는 CTL1-4 억제제와 관련, “아직까지 단독으로는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고, PD-1/PD-L1 억제제와 병용하면 그 효과를 2배가량 높이는 보조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STRIDE 요법에서 이뮤도를 한번만 투여하는 것은 한번에 다량 투여하는 게 여러 번 소량 투여하는 것보다 낫다는 임상시험 결과에 근거한 것이고 구체적인 메카니즘을 알지 못하며,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전반에 걸쳐 최적 용량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브리스톨마어스스큅 및 일본 오노약품공업의 PD-1 억제제 ‘옵디보주’(니볼루맙)과 CTLA-4 억제제 ‘여보이주’(이필리무맙) 병용요법의 간암에 대한 효과는 현재 임상시험 중으로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임재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의학부 전무는 “임핀지가 담도암에 이어 간세포암에서도 장기 생존의 기회를 제공해 STRIDE 요법의 가치를 입증했다”며 “담도암 최초로 장기 생존 가능성을 확인한 TOPAZ-1 임상을 시작으로,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고 질병 부담이 높은 소화기암의 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한 연구 개발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핀지가 담도암에서 키트루다보다 전체생존기간을 연장하는 데 더 나은 성적을 보였고, 무진행생존기간에서도 긍정적인 데이터가 나왔다며 관건은 건강보험 당국의 급여 허용이라고 말했다. 


임핀지는 2022년 11월 화학요법제인 '젬시타빈‘ 및 ’시스플라틴' 병용요법(젬시스요법)과의 병용요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적응증 승인을 얻었다. 담도암에서 12년 만에 표준치료법으로 인정받았다. 임핀지 기반 병용요법의 3년 생존율은 14.6%로, 기존 표준치료법(젬시스, 6.9%) 대비 2.12배 더 높았다. 3년 이상 시점에서의 사망위험은 기존 치료법 대비 26% 낮았다. 담도암 환자의 50%가 한국인 등 아시아인 것을 감안하면 급여가 시급히 요구된다. 


이밖에 임핀지는 절제 불가능한 초기 간암에서 ‘아바스틴주“(베바시주맙)과의 병용요법이 진행되고 있다. 올해 1월 18~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 소화기암 심포지엄(ASCO GI 2024)에서 공개된 EMERLD 3상 결과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가 아바스틴(베바시주맙)과 간동맥 화학색전술(TACE)과 함께 처방할 때 TACE 단독치료 대비 효능을 입증했다. 질병 진행 또는 사망위험을 23% 감소시켰다. 하지만 임핀지+TACE 병용요법은 TACE 단독에 비해 큰 개선이 없어 시너지 효과의 대부분이 아바스틴에 의한 것인지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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