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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편두통 예방치료제 1일 1회 경구용 CGRP 수용체 길항제, ‘아큅타’ 국내 출시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05-10 13:28:10
  • 수정 2024-05-14 01: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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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GRP 단일클론항체(주사제) 대비 투여 편리, 효과 신속, 임신부 영향 최소화 … 주민경·김병건 교수 “편두통 치료환경에 혁신”

CGRP 수용체 길항제(차단제) 가운데 국내서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작년 11월 승인된 한국애브비의 ‘아큅타정’(Aquipta, 성분명 아토제판트 atogepant)’ 10mg, 60mg이 최근 출시됐다. 아큅타는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한국에 선보이게 됐다. 


아큅타는 편두통 발생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CGRP)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길항제로 하루 한번 경구 복용한다. 편두통 발생 빈도에 상관없이 만성 및 삽화성(episodic, 돌발성, 간헐성, 급성, 응급성으로 칭함) 편두통 환자의 예방 치료제로 사용 가능하다. CGRP는 혈관 확장과 신경 염증이라는 편두통의 두 가지 발병 경로에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만성 편두통은 한 달에 두통 일수가 15일 이상이고 편두통이 있는 날이 8일 이상인 경우를 특징으로 하며, 삽화성 편두통은 한 달에 두통 일수가 15일 미만인 경우를 말한다. 


한국애브비는 10일 아큅타 론칭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민경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대한두통학회장)와 김병건 노원을지대병원 신경과 교수를 초청해 국내 편두통의 현황과 심각성, 최신 편두통 치료 지견 및 아큅타의 임상적 가치를 소개했다. 


주민경 교수는 “편두통은 신경학적 및 자율신경계 증상을 동반하는 잦은 발작을 특징으로 하는 고통스럽고 복잡한 만성질환으로, 심한 두통과 함께 빛 공포증, 소리 공포증, 냄새 공포증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편두통은 일(직장), 인간관계, 정신건강을 포함한 환자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라며 “편두통 환자의 80%는 극심한 고통으로 사회활동이나 가족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44%의 환자가 죄책감을 가지고 있고, 한 달에 평균 4.6일간 결근을 한다”는 통계를 소개했다.


주 교수는 “2019년 국제질병부담연구(Global Burden of Disaese, GBD)에서는 편두통을 장애의 원인 중 2위로 꼽았으며, 특히 여성에서는 가장 심각한 원인으로 지목했다”며 “편두통 발작이 한 달에 3∼4회 이상 일어나거나, 발작 횟수가 한 달에 1~2회 정도라도 일상생활에 방해가 된다면 적극적인 예방 치료가 권고된다”고 강조했다.


편두통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10대 질환에 들어간다. 치매나 사지마비, 급성 정신병 못잖게 환자의 삶을 제약한다. 업무생산성 저하 등 사회적 손실을 가져오는 심각한 질환이기도 하다.


하지만 2010년 ‘보톡스’(애브비)가 편두통 예방에 적응증을 획득하기 전까지, 편두통을 예방할 수 효과적인 옵션은 없었다. 


급성기 진통제에 의존해야 했던 편두통에서 처음으로 보톡스가 예방의 시대를 연 이후 CGRP를 표적하는 치료제들이 등장, 다시 한 번 편두통 치료에 전기가 마련됐다.


위약(Placebo) 효과가 커 유효성을 입증하기 어려운 두통 분야에서 CGRP 수용체 길항제들이 편두통 발생 빈도를 줄이고 삶의 질을 개선하며 ‘두통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선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큅타가 등장하기 전까지 CGRP 수용체 길항제들은 주사제라는 한계가 있었다. 더구나 가임기 여성 환자가 많은 편두통에서 반감기가 긴 주사제들이 임신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따라서 안전성과 유효성에 있어 주사제와 차이가 없고, 상대적으로 약효 발현 시간이 빠르며 반감기는 짧은 경구제의 등장으로 복약의 편의성을 도모하고 다양한 치료전략 수립에 힘을 얻게 됐다. 


편두통 치료는 크게 급성기 치료와 예방 치료로 구분된다. 예방 치료제의 경우 기존에는 항우울제, 항경련제, 항고혈압제 등 편두통 비특이약물과 CGRP 단일클론항체(mAb)가 사용돼 왔다. 


편두통 비특이약물은 치료효과가 제한적이었다. CGRP 단일클론항체(mAb)로는 덴마크 룬드벡의 세계 최초 편두통 예방치료제 ‘정맥주사제’인 ‘바이엡티’(Vyepti 성분명 엡티네주맙, eptinezumab-jjmr, 국내 미도입), 암젠의 ‘에이모빅’(Aimovig 성분명 에레뉴맙, erenumab, 국내 미도입),  한독테바의 ‘아조비프리필드시린지주’(Ajovy 성분명 프레마네주맙, fremanezumab-vfrm), 한국릴리의 ‘앰겔러티프리필드시린지주’ (Emgality, 성분명 갈카네주맙, Galcanezumab) 등이 있다.


김병건 교수는 “CGRP mAb는 구역, 구토, 허리통증, 시각이상, 주사부위반응, 구갈, 상기도감염 등 부작용으로 인해 환자의 50~60%가 6개월 이내에 치료를 중단하는 등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애브비의 편두통 치료제 ‘아큅타’

 

그는 이어 아큅타로 만성 편두통, 삽화성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PROGRESS, ADVANCE 임상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만성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한 PROGRESS 연구에서 연구시작 시점 대비 12주 시점에 월 평균 편두통 일수의 변화는 1일 1회 아큅타 60mg 치료군에서 6.9일 감소, 위약군에서 5.1일 감소했다(p<0.001). 또한 월 평균 편두통 일수(mean monthly migraine days, mean MMD)가 최소 50% 이상 감소한 환자의 비율은 1일 1회 아큅타 60mg 치료군이 41%, 위약군이 26%로 나타났다(p<0.001). 월 평균 급성 두통 약물 사용 일수는 아큅타 60mg 치료군(6.2일 감소)에서 위약군(4.1일 감소) 대비 유의미하게 감소했다(p<0.001). 


삽화성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한 ADVANCE 연구에서는 연구 시작 시점 대비 투여 12주차 월 평균 편두통 일수가 아큅타 60mg 치료군에서 4.2일, 위약군에서 4.2일 각각 감소했다(p<0.001). 또 아큅타 60mg 치료군은 투여 1일차에 환자의 87.7%에서 편두통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급성기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p=0.0071, placebo군 74.8%). 현재 급성 편두통 적응증 확장을 위한 추가 임상이 진행 중이다.


이밖에도 아큅타는 이전 예방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의 삽화성 편두통 예방 치료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기존에 2~4가지 계열의 경구용 예방 치료에 실패한 삽화성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한 ELEVATE 연구에서 아큅타 60mg을 1일 1회 경구 투여한 환자는 12주 투여 기간 동안 월 평균 편두통 일수가 연구시작 시점 대비 4.2일 감소한 반면, 위약군에서는 1.9일 감소했다(p<0.0001).


김 교수는 “편두통 치료 목표는 빠른 치료 효과, 편두통 발생 빈도 및 강도의 감소, 급성기 약물 과다 복용 방지를 포함한 삶의 질 향상”이라며, “아큅타는 월 평균 편두통 발생 빈도뿐만 아니라 월 급성 치료 약물 일수를 유의미하게 감소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편두통 임상 연구는 위약 효과와 자연 경과(개선)로 유효성을 입증하기가 어렵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큅타가 5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이 같은 차이를 입증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편두통 발생 일수가 1.7일 감소한 것이 큰 의미가 있느냐 할 수도 있지만, 두통의 강도가 다르다(약해진다)”면서 “아큅타를 복용한 환자들은 두통이 있는 날도 일상생활이 가능해 단순히 두통 발생일수 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아큅타 투약 1일 차에 87.7%의 환자에서 편두통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과거에 사용했던 치료제들은 몇 달을 끌고 가야 도달할 수 있었던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아큅타는 위약군 대비 편두통 환자의 삶의 질을 평가하는 지표인 MSQ v2.1 RFR의 개선을 보이며 편두통 환자의 사회생활 및 업무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유의하게 개선하고, 일상활동 수행 기능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으로 나타나 편두통 환자들이 편두통으로부터 자유로운 날을 더 많이 누리고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주민경 교수는 “이전에는 편두통이 발생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성인 환자들이 이제는 아큅타 등장으로 일상을 회복해 부모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이러한 부분은 임상연구에서 잘 보이지 않는 수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병건 교수는 “CGRP 수용체 길항제(mAb 포함)를 투약한 환자들은 두통이 사라져 약을 끊으라 하지 않아도 환자 스스로 기존 약을 줄이는 경향이 있다”면서 “굳이 입원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늘어났다”며 “아큅타와 같은 CGRP 수용체 길항제(차단제)가 편두통 치료를 위한 입원도 줄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편두통을 이겨내기 위해 과도하게 약을 복용하던 환자들은 오히려 약이 두통을 유발하기도 해, 이 때는 투여를 중단해야 한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약을 중단하면 금단 현상으로 위험에 빠질 수 있고, 환자 스스로 약을 중단하기도 어려워 입원이 필요했다. 반면 아큅타는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 다른 두통 치료제 투약을 줄이는 효과가 있어 입원의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


주민경 교수 역시 “약물 과용으로 인한 두통은 기존의 약을 끊는 것이 우선인데, CGRP 수용체 길항제가 나오면서 편해졌다”며 “입원해야 한다 하면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적지 않았는데, 이제 주말에 쉴 때 약을 끊을 수 있게 돼 치료 양상이 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주 교수는 “만성 편두통 환자 가운데 상당수가 CGRP 수용체 길항제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그만큼 환자들이 비용이 부담되더라도 이득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CGRP 수용체 길항제가 새로운 시대를 연 것으로, 경구제인 아큅타가 또 하나의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그 이유로 “CGRP 단일클론항체 피하주사제는 주사라는 심리적인 장벽이 있기도 하지만, 주사제는 한 번 투약하면 5개월간 체내에 항체가 남아 있어 6개월간 임신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젊은 여성들은 주저한다”면서 “경구제는 1일 1회로 빠르게 몸 안에서 빠져나간다”고 덧붙였다. 


김병건 교수는 “주사제는 항체로서, 처음에 효과가 있다가 점차 떨어지는 게 공통적인 현상”이라며 “경구제는 그러한 부담이 적다”고 거들었다. 이밖에도 “효과가 빠르고, 1일 1회라 환자의 두통 발생 패턴에 맞춰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면서 ”항체 치료제(주사제)와 상호 보완적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큅타(미국내 브랜드 ‘큐립타정’(QULIPTA))는 2021년 9월 28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성인 삽화성 편두통 예방 치료제로 처음 승인을 받은 데 이어, 2023년 4월 17일 성인 만성 편두통 예방 치료제로 추가 승인을 받았다.


2023년 8월에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로부터는 월 편두통 발생일수 4일 이상인 성인 환자의 편두통 예방요법으로 허가받은 바 있다. 이로써 애브비는 보톡스, 아큅타, ‘우브렐리’(ubrogepant, 2019년 12월, 전조증상 유무와 상관없는 급성 편두통 치료제 FDA 승인) 등을 갖춘 편두통 치료 전반에 걸친 다양한 옵션을 보유한 기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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