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미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배성아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이 조기폐경 여성의 심장이완기 기능이상 및 심혈관질환 위험성 증가 간의 밀접한 연관성을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심장이완기 기능은 심장이 이완될 때 혈액이 심장으로 원활하게 흘러 들어갈 수 있게 하는 기능을 말한다. 이완기 기능이 저하되면 심장이 효율적으로 혈액을 전신에 공급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하게 되고, 여러 심혈관질환 및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완기기능은 심장건강에 직접적인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2012년 1월부터 2018년 5월까지 대한심장학회 여성심장질환연구회 데이터베이스(KoROSE)에 등록된 환자 가운데 폐경기 여성 795명을 대상으로 평균 771일간 추적 관찰했다.
조기폐경(45세 미만)을 겪은 여성들은 정상적으로 폐경을 맞이한 여성들에 비해 이완기기능 이상의 발생률이 1.55배 높았으며, 주요심혈관사건, 급성관상동맥증후군,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성도 2.2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완기기능 장애가 없는 여성에서는 조기폐경이 심혈관질환 위험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으나, 이완기기능 장애가 있는 여성에서는 조기폐경이 심혈관질환 위험을 2.2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조기폐경이 여성의 심혈관 건강에 끼치는 영향이 단순한 호르몬 변화를 넘어선다는 것을 시사한다. 박성미 교수는 “조기폐경의 심혈관계 위험성에 대한 추정이나 단순 빅데이터의 분석결과들이 있었지만, 임상진료에서 환자들을 관찰하여 그 기전을 규명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며 “조기폐경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가 심장의 이완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심장 이완기기능장애는 조기폐경 여성의 심혈관질환 관리와 예방에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조기폐경을 경험한 여성들이 정기적인 심혈관질환 예방 모니터링 및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배성아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조기폐경과 심혈관질환 위험성 증가 간의 연관성을 밝힌 이번 연구는 여성의 심장건강 관리에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연구는 ‘Early menopause is associated with abnormal diastolic function and poor clinical outcomes in women with suspected angina’라는 제목으로 네이처 자매지 SCI급 국제학술지인 ‘Scientific Reports’(IF=4.997) 2024년 3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