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김남경 고려대 안산병원 산부인과 교수팀이 비정형 자궁내막증식증의 다양한 치료전략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표준화된 치료지침의 단초를 마련했다.
자궁내막증식증은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의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한다. 에스트로겐에 대해 반대 작용을 하는 프로게스테론 없이 에스트로겐에만 지속적으로 과도하게 노출되면서 자궁의 내막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두꺼워진 상태를 말한다. 비정상세포가 존재하는 정도와 종양이 암으로 발전될 가능성에 따라 정형, 비정형으로 분류한다. 비정형은 정형에 비해 자궁내막암이 동반되어 있거나 향후 암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비정형 자궁내막증식증의 가장 근본적인 치료법은 자궁절제술이지만 임신을 원하는 여성은 호르몬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호르몬 치료에는 약물치료(성선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GnRH) 작용제, 프로게스틴, 다나졸(항에스트로겐 제제), 경구피임약 등)와 자궁 내 삽입 시스템 (LNG-IUD)등이 있다. 그러나 약물치료의 경우 아직 최적 용량에 대한 지침이 확립되지 않아 다양한 용량이 사용되고 있는데 저용량은 치료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 고용량은 혈전 등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따라서 용량에 따른 치료 효과와 부작용을 비교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연구팀은 비정형 자궁내막증식증 환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치료 전략을 비교하는 대규모 후향적 연구를 실시해 표준치료 방법을 정립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국내 산부인과 종양 임상연구 네트워크인 대한부인종양연구회의 연구계획 승인을 받아 2011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국내 5개 기관에서 비정형 자궁내막증식증으로 호르몬 치료를 받은 124명의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했다.
연구 결과 저용량과 고용량 약물치료간 치료 효과는 차이가 없었으며 부작용도 모두 매우 적었다. 종양이 사라진 후 임신 시도 때까지 저용량의 약물이나 자궁 내 시스템을 사용해 유지치료를 하는 것이 재발률을 유의하게 낮출 수 있음을 확인했다.
김기동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정형 자궁내막증식증 환자에 대한 표준화된 치료지침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이 질환은 자궁내막암을 초래할 전암(前癌) 단계이거나 동반됐을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므로 전문가와 상의해 적절한 치료법을 결정해야 하며 종양이 사라진 후에도 임신 시도 시까지 유지치료를 시행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부인암학회지 ‘Gynecologic Oncology’(IF=5.0)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Treatment outcomes according to various progestin treatment strategies in patients with atypical hyperplasia/endometrial intraepithelial neoplasia – Multicenter retrospective study(KGOG2033)’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