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교수, 윤미란 연세대 의대 의생명과학부 교수팀은 베링거인겔하임이 개발한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4세대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인 ‘BI-4732’가 1~3세대 치료제 내성 환자 대비 최대 2.6배 높은 암세포성장 억제율(Tumor growth inhibition, TGI)을 보였다는 전임상 연구결과를 30일 공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암 분야 국제학술지 ‘임상암연구’(Clinical Cancer Research, IF 11.5)에 게재됐다.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80~90%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40% 정도가 EGFR 돌연변이를 갖고 있다. 가장 흔한 EGFR 활성화 돌연변이 종류는 엑손 19 결손과 엑손 21 치환변이(L858R)다.
보통 EGFR 돌연변이를 표적하는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를 사용한다. 문제는 내성 발생이다. 1~2세대 치료제 환자 상당수가 T790M 돌연변이 내성을 보인다. T790M을 극복하기 위해 나온 3세대 오시머티닙(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정‘)도 C797S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효과가 감소한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승인된 4세대 표적치료제는 없다.
연구팀은 엑손 19 결손, T790M, C797S 또는 L858R 치환, T790M, C797S 삼중 돌연변이가 발생한 환자 유래 세포주를 동물에 이식한 후 BI-4732를 투여했다. 암세포성장억제율은 용량에 따라 143.1~183.2%에 달해 오시머티닙 (70.9%)대비 최대 2.6배의 효과를 자랑했다.
또 삼중 돌연변이 외에 2가지 이중 변이(L858R, C797S 또는 엑손 19 결손, C797S)를 가진 돌연변이 세포주 실험에서도 오시머티닙과 비슷한 수준의 항종양 효과를 입증했다. 즉 C797S를 포함한 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 최소한 오시머티닙보다는 나은 효과를 입증했다.
특히 중추신경계 전이 암세포에 효과가 우수했다. 많은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가 중추신경계 전이를 보인다. 초기 세대(1~2세대_ 표적치료제는 혈액뇌장벽을 통과하는 능력이 떨어져 전이 종양에 효과가 좋지 않았다. 오시머티닙은 탁월한 중추신경계 침투 효과로 1차 치료제 승인을 받았다.
연구팀은 EGFR 돌연변이를 마우스에 이식해 BI-4732의 우수한 두개 내 항종양 효과를 입증했다. 또 삼중 돌연변이 세포를 마우스 두개에 이식한 모델에서는 62%에 달하는 종양 크기 감소를 확인했다. 아무것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과 오시머티닙 투여군의 종양 크기는 각각 195%, 100% 증가했다.
BI-4732는 단독요법 외에 오시머티닙과의 병용요법에서 단독요법 대비 더 낮은 약물 농도로 뇌-혈액장벽(BBB)를 통과해 두개 내 종양 억제 효과를 보였다. BI-4732는 베링거인겔하임의 기존 BI-4020을 업그레이드한 EGFR-TKI계열 표적치료제다.
조병철 교수는 “이번 실험에서는 실제 환자 종양으로 만든 전임상모델(실험 mouse)을 활용했다”며 “1~3차 모든 치료 단계에서 효과를 확인해 4세대 치료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