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정·조철현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기분장애의 재발요인을 규명하고, 재발을 예측 및 개입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수립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기분장애는 안정적인 기분 조절의 어려움으로 상당 기간 정상범위보다 처지는 상태로 유지되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들뜨는 경우를 통칭한다. 흔히 조울증이라 부르는 양극성장애, 우울증이라 부르는 주요우울장애 등을 포함한다.
기분장애는 처음 발병 후 반복적으로 재발할 수 있고, 더 심화될 수 있으며, 일상생활에 극심한 영향을 주므로 재발을 예측하고 방지하는 게 중요하다.
연구팀은 2015년 7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다의료기관, 전향적 관찰 코호트 연구를 통해 조기 발병 주요 기분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재발의 예측 요인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주요우울장애 175명, 1형 양극성장애(조증 우세) 140명, 2형 양극성장애(우울증 우세) 180명 등 주요 기분장애를 진단받은 총 49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기분삽화의 재발 여부와 증상에 따라 3개의 그룹(조증 또는 혼재성 삽화로 재발한 그룹, 우울 삽화로만 재발한 그룹, 재발하지 않은 그룹)으로 분류했다.
연구 결과, 양극성장애의 가족력은 조증 또는 혼재성 삽화로의 재발에 대한 강력한 예측 요인으로 확인됐다. 또 우울 삽화로만 재발한 그룹에서는 평일과 주말 간의 잠에서 깨는 기상 시간 차이가 크고, 일주기 생체리듬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주목할 만한 요인으로 식별됐다.
이헌정 교수는 “기분장애 환자들에서 각기 다른 형태의 기분 재발에 대해 다른 예측 요인들을 인식해야 함을 시사하며, 특히 불규칙한 생활습관이 기분삽화의 재발에 중요한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각 임상 양상에 따라 차이점도 있어서 이에 대한 매커니즘을 밝혀 정밀한 예방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철현 교수는 “임상에서 기분장애 환자들의 초기 평가에서 얻은 정보, 기분 장애 유형, 양극성장애의 가족력, 기상 시간의 규칙성, 생체리듬의 방해 등이 각 환자의 재발 위험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조기 발견과 시기적절한 개입을 통해 질병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Identifying predictive factors for mood recurrence in early-onset major mood disorders: A 4-year, multicenter, prospective cohort study’라는 제목으로 국제 저명학술지 ‘Psychiatry Research’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