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에서 혈액검사로 객관적인 중증도를 확인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은소·박영준 아주대병원 피부과 교수팀은 건선의 중증도를 판단하는 혈액 내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발견했다고 11일 밝혔다.
건선은 인구 1% 이상에서 발병하는 대표적인 난치성 만성 피부 자가면역 염증질환으로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 호발한다. 경계가 분명한 전신 홍반과 함께 과다한 각질이 발생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줄 뿐 아니라 치료하지 않으면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높아지고, 관절까지 침범해 관절염을 일으킬 수 있다.
현재 건선의 중증도를 판단하는 기준은 체표면적(Body Surface Area; BSA) 및 건선 중증도 지수(Psoriasis Area and Severity Index; PASI)다. 하지만 이들 지표는 모두 육안으로 판단하는 방법으로 평가자마다 차이가 난다는 게 뚜렷한 단점이다.
이에 최근 건선 중증도를 객관적인 수치로 확인코자 하는 연구들이 진행돼 왔으나, 아직 임상에서 사용 가능한 바이오마커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혈액 내 존재하는 세포외 소포체 내 마이크로RNA(microRNA; miRNA)가 매우 안정(stable)하다는 점에 착안, miRNA 발현 정도를 건선 중증도에 따라 분석했다.
그 결과 세포외 소포체 내 ‘miR-625-3p’가 건선 중증도에 따라 차등 발현하는 것을 규명했다. 또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기준인 PASI 및 BSA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한 miR-625-3p가 건선의 주된 문제가 되어 온 피부 각질세포의 발현뿐 아니라 과각화(심한 각화)와 연관이 있음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miR-625-3p가 각질세포의 증식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IGFBP3 유전자 및 단백질 발현을 조절함을 발견해 새로운 치료 타깃으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제1저자인 박영준 교수는 “이번 새로운 바이오마커의 발견은 임상에서 비교적 간편하게 혈액검사를 통해 건선의 중증도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신저자인 이은소 교수는 “건선에서 각질세포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이를 타깃으로 한 신규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 3월 중개의학 분야 저명한 국제 학술지 ‘Journal of Translational Medicine’에 ‘Keratinocyte derived circulating microRNAs in extracellular vesicles: a novel biomarker of psoriasis severity and potential therapeutic target’(각질세포 유래 세포외 소포체 내 마이크로RNA: 건선 중증도의 새로운 바이오마커 및 잠재적 치료 표적)이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보건산업진흥원 R&D 프로그램, 한국연구재단 창의도전지원사업 지원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