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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 ‘콘택트렌즈’로 정확한 측정 가능 … 착용 후 3분 지나면 눈물당(누당) 수치 안정화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04-05 10:50:09
  • 수정 2024-04-22 22: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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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자영·이용호·박정웅 연세대 교수팀, 렌즈에 고감도센서 및 무선안테나 장착 혈당 측정 정확도 확인

‘스마트 콘택트렌즈’로 눈물 성분을 분석해 혈당을 확인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자영 연세대 의대 의공학교실 교수, 이용호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박장웅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박원정 연구원, 김홍균 경북대병원 안과 교수, 김정호 경북대 의대 연구원, 김주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실시간으로 눈물 속 생체 지표를 측정해 정확하게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IF=16.6) 최신호에 실렸다.


그동안 당뇨병 환자들이 바늘로 손가락을 찔러 혈당을 측정했지만, 신체‧정신적 고통은 물론 2차 감염의 위험도 있다. 침이나 땀, 소변 등 타액은 오염도가 높아 측정 수단으로 삼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접근성은 높으나 오염도는 낮은 눈물을 이용한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반면 안구는 습도 유지를 위해 눈물이 계속 나오고, 눈꺼풀이 오염을 막아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하지만, 눈물 속 당과 혈당 사이 연관성이 있는지를 확인한 연구는 없었다.


연구팀은 당을 측정하는 고감도 센서와 이를 휴대기기로 전송하는 무선통신용 안테나가 내장된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제작해 임상시험을 시행했다. 시판 중인 콘택트렌즈와 같은 재료로 만들어져 착용 시 이물감이 적고 시야는 가리지 않았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여러 종류의 눈물 중 혈당과의 연관성에 영향을 주는 유형을 확인했다. 눈물은 눈을 깜빡일 때마다 흘러 청결을 유지하는 기본눈물(Basal tears), 감정에 의해 나오는 감정눈물, 외부 자극으로 흐르는 반사눈물(Reflex tears)로 나뉜다. 


토끼 눈에 렌즈 착용 시 발생하는 자극과 연구팀이 의도적으로 가한 자극으로 인해 반사눈물이 나올 때 눈물 속 당과 혈당의 상관관계가 줄었다.


그러나 렌즈 착용 후 일정 시간(1~3분)이 지나자 눈물 당 수치가 안정되며 혈당과의 상관관계가 다시 높아졌다. 연구팀은 반사눈물로 인한 일시적인 상관관계 변화가 기존에 눈물로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지 논란이 있었던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이후 ‘안정화 시간’을 거쳐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정상이거나 당뇨를 앓는 토끼와 강아지 각 8마리, 사람 10명을 대상으로 스마트 콘택트렌즈로는 눈물당을, 혈당 측정기로는 혈당을 쟀다. 그 결과 모든 시험에서 혈당 수치의 변화에 맞춰 눈물당도 같이 등락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시험 대상자들의 눈물당 등락은 개별적으로 다른 시간 간격을 두고 혈당 변화를 따라갔다. 연구팀은 이를 ‘개인화된 시간 지연’으로 정의했다. 이어 혈당과 눈물당 간 상관관계 분석에 사용한 ‘피어슨 상관계수’에 각기 다르게 지연 정도를 적용해보니 그 값이 0.9 이상으로 나왔다. 피어슨 상관계수에서는 값이 1에 가까울수록 상관관계가 높다.


끝으로 ‘일치 오류 격자’ 분석을 통해 눈물당 수치를 기반으로 혈당 수치를 예상해 설정하고, 실제로 혈당을 쟀다. 일치 오류 격자 분석법은 혈당 측정기의 정확도를 판단하는 데 사용하는 방식이다. 값을 비교해보니 예상한 혈당 수치는 혈당 측정기를 통한 결과와 오차가 거의 없었다.

김자영 연세대 의대 의공학교실 교수(왼쪽부터), 이용호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박장웅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김홍균 경북대병원 안과 교수, 박원정 연세대 연구원

 

이용호 교수는 “시간개념을 도입해 기존에 눈물을 이용한 혈당 분석 연구가 지지부진했던 원인을 해결하면서 눈물당과 혈당 수치의 상관관계를 명확히 확인했다”며 “스마트 콘택트렌즈가 당을 비롯해 눈물로 확인할 수 있는 콜레스테롤, 안압 등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어 다른 질환 진단과 치료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세광 포스텍 교수팀, 바이메탈 나노입자 충진 다공성 수화젤로 고민감도 당센서 구현


한편 한세광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김수경 박사, 이건의 통합과정 연구생팀은 연속혈당 측정용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제난 바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와 신상배 화이바이오메드 박사도 이 연구에 공동 참여했다.


눈물 속 당을 분석해 당뇨병을 진단하는 콘택트렌즈 기술(구글 렌즈)은 이미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당 센서 민감도가 낮아서 혈당과 누당(淚糖)의 상관관계가 검증되지 않아 임상시험이 중단됐다. 포스텍이 개발한 연구는 실시간으로 혈당을 정확하게 진단 가능한 스마트 콘택트렌즈다.


연구팀은 다공성 고분자 하이드로젤에 바이메탈 나노촉매를 충진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당 센서의 반응속도와 민감도를 높였다. 미량의 눈물 성분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다공성 구조로 만들어진 하이드로젤에 바이메탈 나노촉매와 당 산화효소를 충전해 당 센서를 제작했다.


포도당이 들어 있는 눈물이 다공성 하이드로젤에 빠르게 흡수되면서 당산화효소와 반응하게 되고 이때 생성되는 전자의 이동으로 전류 변화가 생기게 된다. 다공성 하이드로젤에 충진된 바이메탈 나노촉매는 당산화 반응을 빠르게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로 인해 혈당을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다. 


연구자임상 결과 렌즈에 장착된 당 센서의 응답시간은 이전 스마트 콘택트렌즈 절반 수준으로 빨라졌다. 3주 이상 재현성 있게 고민감도 당 분석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개발된 고민감도, 실시간 모니터링 스마트 콘택트렌즈 진단 시스템은 다양한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 분석에 적용 가능해 여러 난치성 질환 진단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세광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왼쪽), 김수경 박사

 

한세광 교수는 “당뇨 진단 스마트 콘택트렌즈의 임상시험 샘플 제조를 위해 인터로조와 위탁생산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연구자임상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연세대 세브란스 안과병원 김태임 교수팀, 고려대 안산병원 당뇨 전문의 김난희 교수팀과 공동으로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 당뇨병 환자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중소벤처기업부, 한국연구재단, 미국국립보건원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IF=29.4)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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