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과 KAIST(한국과학기술원)의 공동 연구팀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확산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급성 폐렴을 완화할 수 있는 새로운 호흡기 치료제를 개발했다.
김현직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와 KAIST의 박지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박수형 의과학대학원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인터페론 람다(IFN-λ)와 폐 계면활성제(Pulmonary Surfactant Nanoparticles, PSNPs)를 결합한 흡입 가능한 ‘나노입자 치료제’(IFNλ-PSNPs)를 개발하고, 이 인터페론 람다 탑재 나노입자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해 신속하고 강력한 항바이러스 면역반응을 폐에서 유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입증했다고 28일 밝혔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초기에 사멸되지 않으면 상기도를 통해 폐 조직으로 빠르게 침투하여 증식할 수 있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다. 종종 심각한 폐렴과 집단감염으로 이어지는 이 바이러스에 대한 현재 치료법은 경구용 약물과 주사제가 있지만 약제 내성, 부작용, 면역력 강화의 한계 때문에 새로운 형태의 치료제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기존 약제와는 다른 제형의 흡입형 치료제 개발을 위해 항바이러스 면역 반응을 강화하는 인터페론 람다와 영유아 폐기능부전증 치료에 사용되는 폐계면활성제를 결합해 나노입자 형태의 새로운 치료제(IFNλ-PSNPs)를 만들었다. 200nm 이하 크기의 인터페론 람다 탑재 나노입자는 흡입을 통해 직접 폐 조직에 도달하며, 감염 초기에 신속한 바이러스 사멸 및 면역반응 강화를 유도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연구팀은 동물모델 실험을 통해 나노입자 치료제가 비강 흡입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하고 급성 폐렴을 개선하는 효과를 검증했다.
실험 결과, IFNλ-PSNP 치료군에서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수치가 현저히 낮아졌으며, 치료 후 3일부터 폐에서 바이러스 감염 억제 효과가 나타났다. 또 폐 조직병리학 검사에서도 나노입자 치료가 바이러스로 인한 폐 손상을 현저하게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IFNλ-PSNP는 감염 초기부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을 약화시키는 효과를 보였으며, 인터페론 람다 단독 흡입에 비해 더 빠른 감염 억제 효과를 보였다.
김현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집단 감염(Pandemic infection)의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을 제안함으로써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의 중요한 근거를 마련했다”며 “임상의사(MD)와 자연과학자(PhD)의 협력 연구를 통해 기존 약물을 활용한 새로운 치료 모델을 완성함으로써 앞으로 신속한 임상시험의 기반을 마련하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환자에게 효과적인 흡입형 치료제를 제공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이 치료제가 개발되면 공중보건 위기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치료 방안으로서,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의 치료와 예방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IF=9.5)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