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배 국립암센터 암단백유전체연구사업단 단장과 김경희 단백체분석팀 박사가 세계 최초로 암단백유전체 분석 연구를 통해 뇌종양 재발 기전을 규명하고, 치료 저항성 뇌종양에 대한 새로운 치료전략을 제시하는 혁신적인 연구 성과를 27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원발 및 재발 뇌종양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암 재발의 기전을 밝혀낸 이번 연구결과를 세계적으로 저명한 국제 학술지 ‘캔서셀’(Cancer Cell, IF 50.3)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종양 발달과 신경망 형성을 연결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의 발견이다. 연구팀은 악성 뇌종양 중 하나인 교모세포종 환자 123명의 원발암과 재발암에 대한 유전체, 전사체, 단백체 분석을 통해 치료 후 종양세포의 진화과정을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치료 후 재발암은 암세포와 신경세포와의 신경전달물질 상호작용을 통해 암의 성장, 진행 및 전이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WNT/PCP 및 BRAF 신호경로가 종양세포의 적응 과정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치료표적으로 매우 중요한 기전임을 알아냈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BRAF 단백체 억제 효과를 가진 표적치료제 베무라페닙(로슈의 ‘젤보라프정’)을 표준항암제인 테모졸로마이드(한국MSD의 ‘테모달캡슐’)과 함께 투여하면 재발 종양세포의 성장, 진행, 전이가 억제되고 침습 능력이 저해되는 것을 발견했다. 동물모델의 생존기간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기존 유전체 분석으로는 규명하기 어려운 뇌종양 재발 기전을 단백체 분석 연구를 통해 규명하였고, 재발하는 동안 종양세포가 변화돼 기존 정상 신경세포(뉴런)와 유사한 특성을 가지게 되는 복잡한 과정을 밝혀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변형된 세포들이 전통적인 약물 및 방사선 치료에 대한 저항성을 나타냄을 세계 최초로 입증함으로써 새로운 치료전략을 제시했다.
김경희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최초로 교모세포종 원발 및 재발암에 대한 단백체 분석을 진행해 얻어낸 의미 있는 성과”라며 “유전체만으로는 예측 불가능한 연구를 암단백유전체 분석을 통해 진행해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박종배 단장은 “이번 성과는 미국국립암연구소와의 협력을 통해 암단백유전체연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도출됐다”며 “암단백유전체 분석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신경세포와 뇌종양 세포 간 네트워크 형성이 뇌종양 재발을 유도한다는 것을 규명해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미국국립암연구소와의 국제적 파트너십을 통해 난치암 극복과 맞춤형 암치료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