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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후계자로 장녀 ‘임주현’ 지목 … 법원,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기각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03-26 10:41:12
  • 수정 2024-03-28 00:3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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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녀 현 경영진에 힘 실어줘 … 종윤·종훈 형제는 한미약품 대표에서 해임 …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지분이 향배 가를 듯

한미약품그룹의 송영숙 회장이 고 임성기 창업자를 이을 후계자로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을 공식 지명했다송 회장은 26일 입장문(소회)을 내 철 없는 아들들이 결국 프리미엄 붙여 지분 매각 선택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임성기 이을 후계자로 장녀 임주현 사장을 공식적으로 지목했다.

 

한미그룹 송영숙 회장은 한미그룹의 미래가 결정될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를 앞두고, 임성기 회장의 유산인 한미그룹을 걷잡을 수 없는 혼돈으로 몰아간 두 아들에 대해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송 회장은 해외자본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했지만, 결국 두 아들의 선택은 해외 자본에 아버지가 남겨준 소중한 지분을 일정 기간이 보장된 경영권과 맞바꾸는 것이 될 것이라며 두 아들의 심성과 성격, 그리고 둘의 말 못할 자금 사정은 그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안다"고도 했다.

 

이어 두 아들의 선택(해외 펀드에 지분 매각)에는 아마 일부 대주주 지분도 약속돼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1조원 운운하는 투자처의 출처를 당장 밝히고, 아버지의 뜻인 '한미가 한국을 대표하는 토종 기업으로 영속할 수 있는 길'을 찾으라고 말했다.

 

끝으로 "송영숙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떠난다고 했던 임성기의 이름으로, 나는 오늘 임주현을 한미그룹의 적통이자 임성기의 뜻을 이을 승계자로 지목한다"고 선언했다.

 

이날 동시에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을 무산시키기 위해 한미약품 창업주 장·차남인 임종윤, 임종훈 형제가 제기한 제3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이 기각됐다.

 

26일 수원지법 제31민사부(부장판사 조병구)는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에 2400억원 상당의 신주를 발행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고() 임성기 창업주의 아들들인 임 형제가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원고들이 제기한 보전할 권리의 구체성과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게 재판부의 기각 사유다.

 

재판부는 주식회사가 자본시장의 여건에 따라 필요자금을 용이하게 조달하고 이로써 경영 효율성 및 기업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봐 제3자 배정 방식의 신주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면, 그 신주 발행이 단지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곧바로 무효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상장법인은 주주 구성이 폐쇄적이지 않고 대규모 자금조달을 위한 신주발행의 규모가 상당히 클 수 있는 점, 신주발행가격에 대한 할인율 규제 등이 가해지고 이사의 지위와 책임이 더 엄격히 정해지는 점 등을 고려하고, 절차적으로 부합된 신주발행 방식이라면 경영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열린 심문기일에서 양측은 한미그룹 재무상황에 대해 극명한 입장차를 보인 바 있다.

 

형제 측은 한미사이언스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신주발행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쳤다. 또 재무구조가 위태롭다는 주장과 한미사이언스가 지난해 10월 약 1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한 결정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등 한미사이언스 측은 경쟁사보다 현저히 낮은 유동비율, 당좌비율 등의 재무지표를 인용해 자본 확충이 시급한 상태라고 반박했다. 재무구조가 견고하다는 형제 측의 주장에 대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배당 등으로 재무상태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한미 현 경영진의 주장이다.

 

양측은 또 제3자 신주발행의 핵심인 경영상 목적에 대한 입장도 달랐다. OCI홀딩스와의 통합이 OCI그룹이 해외에 상당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 한미그룹의 글로벌 진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한미 측의 입장에 반해 임 형제 측은 “OCI와 사업영역이 완전히 다르다사업상 이익이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반박했다.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 겸 한미약품 사장은 25일 오빠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남동생인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상 미등기임원)을 전격 해임했다. 형제가 회사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등 해사 행위를 했다는 명분이다.

 

다만 등기임원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직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사장직은 당분간 유지된다.

 

임주현 사장은 또 자신이 오빠를 상대로 무담보로 대여해 준 266억원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이날 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과 모친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은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한미그룹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OCI와 통합을 택했던 것이라며 오빠와 동생은 상속세 잔여분 납부에 관한 구체적 대안과 자금 출처를 밝혀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임주현 사장이 제안한 통합 후 한미사이언스 대주주 지분 3년간 보호예수 방안에 동의했다.

 

이 회장은 지분을 팔려고 한미에 투자하려는 것이 아니다“OCI홀딩스가 가질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3년간 처분금지하는 방안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사이언스의 미래 파트너 후보로서 이 자리에 나왔다한미를 도우려는 생각에서 투자를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부광약품을 인수한 후 이 회사 경영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부광약품을 운영해보니, 한미가 얼마나 좋은지 알게 됐다부광이 연구개발(R&D)에 집중하다 보니 영업과 관리 등이 부실해진 면이 있었는데, 이를 개선하면서 벤치마킹해보니 R&D와 영업을 함께 제일 잘하는 곳이 한미였다고 답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향후 그룹의 주주환원 계획과 청사진에 대해 설명했다. 박 대표는 5년 내 3조원, 10년 내 5조원의 매출을 목표로 설정했으며, 이를 통해 약 1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재 41 정도인 국내·해외 매출 비율을 3년 내 11, 5년 뒤 23 정도로 해외 쪽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누가 장악할지 결정할 한미사이언스의 28일 주주총회에는 이날 임주현 사장·이우현 대표이사, 임종윤·종훈 사내이사 선임안 등을 놓고 치열한 표 대결을 벌인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임종윤 및 가족(14.22%), 임종훈 및 가족(13.79%), 임종윤이 지배하는 DX&VX(0.41%) 등이 28.42%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이에 맞서는 현 경영진인 송영숙 회장은 11.66%, 임주현 10.2%, 가현문화재단 4.9%, 임성기재단 3.0%, 임성기 회장 친인척 0.1%, 기타 5.25%로 합쳐 35.11%를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사이언스 지분 7.66%를 갖고 있는 국민연금은 26일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제6차 위원회를 개최하고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총에서 임주현 사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등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제안한 안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표 대결 시 국민연금의 지지를 확보한 송영숙 회장 모녀 측이 42.77%의 통합 찬성표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 임성기 회장의 고교 후배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으로 지분이 수개월 전 11.52%에서 최근 12.15%로 늘었다. 현재 신동국 회장이 종윤·종훈 편을 들고 있다. 이에 따라 OCI와의 통합 반대 측은 현재까지 40.57%의 반대표를 확보했다. 표 대결에서 2%p 안팎의 차이로 현 경영진(통합 찬성)이 우세한 상황이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현 경영진은 신 회장 측에 섭섭한 마음을 표하는 동시에 계속해서 현 경영진의 방침에 협조해줄 것을 설득하고 있다.

 

한편 종윤·종훈 형제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시가총액 200조원비전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현 경영진은 현실성 없는주장이라며 일축했다.

 

또 형제는 26, 전날의 사장직 해임에 대해 감정적인 행동으로 밖에 안 보인다며 한미약품그룹 산하 한미사우회가 현 경영진의 부당한 영향력을 받고 한미 및 OCI 통합에 찬성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한미사우회는 회원이 약 3000여명으로 23만주(0.33%)를 보유하고 있다. 한미사우회는 총 9명의 대표자가 참석해 투표에 붙였고 이들 중 한명은 형제 측의 통합 반대에 찬성했고, 나머지 7명은 통합에 찬성했다. 1명은 기권했다. 투표 결과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지만 양측 간 공방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얘기다


상기 기사는 3월 26일 21시에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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