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폐암은 수술적 절제만으로 완치에 도달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초기 폐암으로 수술받는 환자 중에서도 일부는 임파선(Lymph Node) 전이로 인해 추가로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으로 수술 전 영상검사에서는 임파선(Lymph Node) 전이가 없는 것으로 보였으나, 수술장에서 절제한 임파선 검체에서 암세포가 확인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Occult Lymph Node Metastasis)는 전체 수술 환자의 5~10%에서 확인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폐암 진단을 받은 환자에 있어 수술 후 항암치료 시행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인 가운데, 이 추가 항암치료 여부에 결정적인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윤동욱 중앙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와 최수환 한양대 구리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조종호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교수 연구팀은 초기 폐암으로 수술받은 환자들에서 관찰되는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에 관한 연구 논문(Importance of Lymph Node Evaluation in ≤2-cm Pure-Solid Non-Small Cell Lung Cancer)을 최근 국제저널인 ‘흉부외과 연보’(Annals of Thoracic Surgery, IF=4.5) 3월호에 발표했다.이번 논문은 미국 흉부외과학회에서 발행하는 SCIE급 공식 국제저널인 ‘Annals of Thoracic Surgery’ 2024년 3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17년까지 수술 전 컴퓨터단층촬영(CT)과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 영상검사에서 임파선 전이가 없는 2cm 이하의 초기 폐암으로 확인돼 폐 절제 수술을 받은 1329명의 환자 중 ‘간유리 음영’(ground glass opacity, 간유리처럼 뿌옇게 보이는 종양)을 포함한 종양을 가지고 있던 환자 591명과 ‘순수 고형’(pure solid)으로 보이는 종양을 가지고 있던 환자 738명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CT 영상에서 보이는 종양의 모양과 크기에 따라서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가 확인되는 비율이 다른 것을 확인하였다.
즉 CT 영상에서 폐의 일부분이 유리 표면을 사포로 문질러 불투명해진 유리처럼 뿌옇게 보이는 간유리 음영’을 포함한 종양을 가진 환자에서 크기와 상관없이 약 2%의 확률로 수술 검체에서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가 확인됐다. 암 사이즈가 1cm 이하면 임파선 전이가 2.27%, 1.0~1.5cm이며 2.19%, 1.5~2.0cm이면 2.18% 확률로 임파선으로 암이 전이됐다.
하지만, 결절 전체가 불투명해 내부에 폐 조직이 완전히 보이지 않는 순수 고형 형태로 보이는 종양을 가진 환자들은 종양이 클수록 수술 후 임파선 전이가 확인되는 확률이 높아졌다. 1cm 이하에서 2.46%이던 확률이 1.0~1.5cm에서는 12.46% 1.5~2.0cm에서는 21.31%까지 높아졌다.
또 순수 고형 형태의 암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의 5년 무병 생존율(disease-free survival)은 71.2%로, 간유리 음영 환자들의 생존율(94.4%)에 비해 나쁜 예후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서 1cm 이상의 작은 크기의 폐암이라도 순수 고형 형태라면 폐암 절제 수술 중 반드시 임파선 박리 절제를 함께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윤 교수는 “2cm 이하의 작은 종양을 가진 환자들이라 하더라도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가 확인되는 경우가 많았고, 이는 순수 고형 형태로 보이는 암 환자에서 특히 많았다”며 “초기 폐암에서 숨어있는 임파선 전이를 예측하는 것은 환자들에게 부작용이 동반될 수밖에 없는 항암치료를 막을 수 있는 중요한 힌트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 중 임파선 절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수환 교수는 “순수 고형 형태로 보이는 암 환자들은 수술 전 기관지내시경을 통한 임파선 검사(Endobronchial Ultrasound, EBUS)를 받을 필요가 있다”며 “이번 연구는 순수 고형 형태의 폐암 환자들의 치료 방침을 정하는데 도움이 되는 자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