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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베이진선저우, ‘브루킨사’ 여포성 림프종 3차 치료제 FDA 가속승인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03-08 14:45:38
  • 수정 2024-03-20 20:5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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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K 저해제 최초로 미국서 5개 종양 적응증 획득 … 18개월간 치료반응 유지비율 69%

2010년 출범한 중국 베이징 소재 바이오제약사 베이진(Beigene 百濟生物, 百濟神州北京生物科技有限公司)은 브루톤티로신키나제(Bruton’s tyrosine kinase, BTK) 억제제인 ‘브루킨사캡슐’(Brukinsa, 성분명 자누브루티닙 Zanubrutinib)이 로슈의 여포성림프종(소포성림프종) 및 만성림프구성백혈병 치료제  항-CD20 모노클로날 항체 ‘가싸이바주’(GAZYVA, 성분명 오비누투주맙, Obinutuzumab)과의 병용요법으로서, 이전에 두 가지 이상의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성인 재발성 또는 불응성 여포성림프종(FL)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가속승인을 받았다고 7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로써 브루킨사는 미국에서 기존 만성림프구성백혈병(CLL) 및 소림프구성림프종(SLL), 발덴스트롬 마크로글로불린혈증(WM), 외투세포 림프종(MCL), 변연부 림프종(MZL)에 이어 5번째 적응증을 확보하게 됐다. 앞서 브루킨사는 FL 적응증과 관련해 FDA 패스트트랙 및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은 바 있다.


FDA는 2상 ‘ROSEWOOD’ 임상시험에서 사외심사위원회(IRC)가 평가한 객관적반응률을 근거로 이번 승인을 내줬다. 전체 피험자 217명 중 3분의 2는  브루킨사 및 오비누투주맙 병용요법에 배정됐다. 피험자들의 이전 치료제 경험은 2~11회로 중앙값은 3회였다.


추적기간 중앙값 12.5개월 시점에 1차 분석 결과 객관적반응률(ORR)은 브루킨사 병용군이 69%, 오비누투주맙 단독군이 46%였다. 


추적기간 중앙값이 19개월차에 측정한 반응유지기간(DOR) 중앙값은 브루킨사 병용군이 아직 도출되지 않은 반면 오비누투주맙 단독군은 14.0개월로 나왔다.병용요법군에서 반응이 18개월 동안 지속된 비율은 69%로 추정 산출됐다.


장기 데이터에 따르면 브루킨사 병용군의 유효성은 추적기간 중앙값 20.2개월 시점에도 지속됐고 이때 객관적반응률은 브루킨사 병용군이 69.0%, 오비누투주맙 단독군이 42%였다. 


또 2차 평가지표인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PFS)은 브루킨사 병용군은 28개월로 단독군(10.4개월)에 비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38%로 낮았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확보되지 않았다.


ROSEWOOD 연구에서 안전성 결과는 두 의약품의 이전 연구와 일치했다. 1차 분석에서 가장 흔하게 보고된(피험자의 30% 이상에서 발생) 치료 후 이상반응은 호중구감소(51%), 혈소판감소(41%), 상기도감염(38%), 출혈(32%), 근골격계통증(31%), 설사, 피로, 발열 등이었다다.


브루킨사 병용군의 중증 부작용 발생률은 35%로 보고됐다. 영구적인 약물 투여 중단으로 이어진 부작용은 17%에서 나타났다.

 

브루킨사는 가속승인을 취득함에 따라 승인 지위가 계속 유지될 수 있으려면 진행 중인 3상 ‘MAHOGANY’ 확증 임상에서 임상적 유익성을 확인해야 한다. 이 3상은 이전에 최소 한 가지 치료법을 시도한 여포성 또는 변연부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레블리미드캡슐’(Revlimid, 성분명 레날리도마이드)과 로슈의 ‘리툭산’(Rituxan, 리툭시맙, 국내 상품명은 ‘맙테라주’ ) 병용요법에 대해 브루킨사+가싸이바 병용요법을 비교하는 모험적인 임상시험이다. 


베이진선저우의 메흐르다드 모바셔(Mehrdad Mobasher,) 혈액질환 담당 최고 의학책임자는 “가속승인을 취득함에 따라 미국에서 처음 사용한 치료제들에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거나 재발을 경험한 여포성 림프종 환자들을 위한 최초이자 유일한 BTK 저해제로 브루킨사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이 같은 유형의 악성종양에 효능이 입증된 유일한 BTK 저해제가 브루킨사”라며 “BTK 저해제 가운데 가장 폭넓은 5개 적응증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텍사스대학 MD앤더슨암센터 림프종/골수종 분과 과장인 크리스토퍼 플라워스(Christopher Flowers)는 “여포성 림프종 환자 중 종양이 재발하거나 치료제에 반응을 나타내지 않는 경우가 잦고, 종양이 진행되는 동안 각종 치료제가 필요하다”며 “ROSEWOOD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결과를 보면 재발성 또는 불응성 여포성 림프종 환자들을 위한 브루킨사 및 가싸이바 병용요법이 상당한 임상적 유익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한편 브루킨사는  성인의 재발성 또는 불응성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chronic lymphocytic leukemia, CLL) 또는 소림프구성 림프종(small lymphocytic lymphoma, SLL)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ALPINE 임상시험에서 라이벌인 얀센 및 애브비의 ‘임브루비카캡슐’(Imbruvica, 성분명 이브루티닙 Ibrutinib)보다 나은 유효성을 입증했다. 장기 추적조사에서 임브루비카 대비 우월한 무진행 생존기간을 보여줬다. 이처럼 지속적인 무진행 생존기간은 고위험성 17p 결손/TP53 변이 환자 그룹을 포함한 주요 하위군에서도 일관되게 관찰됐다.


만성림프구성백혈병 및 소림프구성림프종에서 1차 치료제로 안착한 덕분에 브루킨사는 빠르게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 지난해 글로벌 연간 매출은 13억달러로 전년 대비 2배 수준으로 증가해 ‘블록버스터’ 반열에 들어섰다. 반면 임브루비카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1% 감소한 36억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유효성 면에서 브루킨사는 여포성 림프종에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 노바티스의 CD19 CAR-T  ‘킴리아주;(Kymriah)와 길리어드사이언스(Gilead Sciences)의 경쟁 세포치료제 ’예스카타‘(Yescarta)는 각각 86%와 91%의 객관적반응률을 바탕으로 동일한 3차 여포성 림프종 환경에서 가속승인을 받은 상태다.


아울러 FDA는 지난 1월 30일, 3차 여포성 림프종 치료제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CAR-T세포 치료제인 ‘브레얀지’(Breyanzi 성분명 리소캅타진 마라류셀, lisocabtagene maraleucel, 일명 리소셀, Liso-cel)를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했다. 2상 ‘TRANSCEND FL’ 임상에서 1차 분석결과 브레얀지는 97%의 객관적반응률을 이끌어냈다. 브레얀지는 같은 날 ‘TRANSCEND NHL 001’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외투세포림프종(MCL)의 우선심사 대상으로도 지정됐다.


FL에서 완전반응 달성률은 킴리아와 예스카타는 각각 60% 이상, 브레얀지는 94%, 브루킨사+가싸이바 병용요법은 39%로 차이가 난다.


2022년 12월 23일, FDA는 60%의 완전반응을 포함해 80%의 객관적반응률을 보인 로슈의 T세포 관여 CD20 및 CD3 이중특이항체 ‘룬수미오주’(Lunsumio 성분명 모수네투주맙, mosunetuzumab-axgb)를 3차 여포성 림프종 치료제로 승인한 바 있다. 


더욱이 FDA는 임상시험을 통해 객관적반응률 82%, 완전반응률 63%를 나타낸 애브비의 T세포 관여 CD3, CD20 이중특이성항체 피하주사제 ‘엡킨리’(Epkinly, 성분명 엡코리타맙-bysp. epcoritamab-bysp)를 3차 여포성 림프종 치료제로서, 지난 2월 27일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경쟁사의 강력한 효능에도 불구하고 모바셔는 “브루킨사+가싸이바 병용요법은 의사에게 또 다른 치료 옵션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즉 CAR-T와 이중특이항체는 모두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이란 잠재적으로 위험한 부작용을 갖고 있어 환자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이에 비해 브루킨사는 경구약이고, 가싸이바는 단일클론항체 주사제로서 편의성이 낫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여포성 림프종은 무증상 질환이며, 증상이 진행되면 또 다른 치료제가 필요한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브루킨사-가싸이바 병용요법이 CAR-T 또는 이중특이항체 치료 후에도 여전히 작동하는지 여부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 모바셔는 이에 대해 “의사들이 환자의 건강 상태, 다른 의약품의 가용성, 각 치료시설의 능력을 바탕으로 적절한 3차 요법을 결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포성 림프종에 대한 브루킨사의 이번 가속승인은 애브비와 존슨앤드존슨의 계열 최초 BTK 억제제 임브루비카가 3상 임상시험에서 실패한 지 약 1년 만에 나온 것이다. 2023년 4월, 애브비는 ‘SELENE’ 3상 연구의 실패를 이유로 변연부 림프종에 대한 임브루비카의 가속승인을 철회한 바 있다.


지난 6월 공개된 데이터에 따르면 임브루비카를 화학면역요법제에 추가하면 이전에 치료받은 여포성 림프종 또는 변연부 림프종 환자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하지 못했다.


베이진은 BTK 억제제 계열에서 임브루카 및 아스트라제네카의 ‘칼퀀스정’(아칼라브루티닙)와 차별화를 기하기 위해 애브비 및 로슈의 BCL-2 억제제 ‘벤클렉스타’(Venclexta성분명 벤토클락스)의 잠재적 경쟁자인 2세대 BCL-2 억제제인 손로토클락스(Sonrotoclax)와 브루킨사를 병용하는 요법을 평가 중이다.


한편 이들 3가지 공유 BTK 억제제와 달리 릴리는 최근 공유(covalent)  BTK 억제제 이후에 사용할 수 있는 비공유(noncovalent) BTK 억제제인  ‘제이피르카’(Jaypirca 성분명 피르토브루티닙 pirtobrutinib)가 대기 상태에 있다. 제이피르카는 CLL/SLL, MCL 적응증을 갖고 있다. 


릴리도 1차 여포성 림프종 치료를 목표로 삼고 있지만, 모바셔는 의사들이 제이피르카를 2차 치료에 유지하는 것을 선호해 환자가 공유결합 약물로 재발할 경우 구제요법으로 제이피르카를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유결합 BTK 억제제 이후 베이진은 BTK 분해제로 바통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베이진이 자체 개발한 BTK 분해제는 과거에 집중적인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일부 초기적인 임상활성을 보여줬다.


브루킨사는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한국, 스위스, 중국 등 전 세계 70개 시장에서 허가를 취득했다. 세계 각국에서 적응증 추가를 위한 개발이 진행 중인 가운데 현재까지 29개국에서 총 5000명 이상의 피험자들이 임상 개발 연구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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