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한승석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팀(강채린, 윤동환 학생)은 동물실험을 통해 신세뇨관 간질염을 진행시키는 주요 물질을 발견하고 이를 억제할 수 있는 표적억제제의 효과를 확인한 연구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신장 염증을 가진 마우스 실험에서 신장 섬유화를 촉진하고 예후를 악화시키는 표적 물질을 발견하고, 이에 대한 표적치료제의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결과를 내놨다. 이로써 아직까지 표적치료제가 없는 약물 연관 신장 염증 치료제 개발의 과학적 근거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세뇨관 간질염은 대표적인 신장 면역질환으로 면역항암제, 항생제, 진통제 등에 의해 유발된다. 염증이 지속되면 만성콩팥병으로 진행하며, 신장 섬유화를 유발해 불가피하게 투석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면역항암제로 인해 신세뇨관 간질염이 발생하면 완화될 때까지 계획된 항암제 치료를 할 수 없어 환자 예후를 악화시킨다.
증상이 심한 경우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지만 반응률은 50% 미만에 그친다. 이밖에 약물치료 및 구체적인 염증반응 기전은 확립돼 있지 않다. 따라서 면역세포를 제어하고 신장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표적치료제 개발을 위해 신장 내 면역 기전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아데닌 사료를 이용해 신세뇨관 간질염을 반영하는 마우스 모델을 구축하고 면역세포 침윤 및 증식, 신장 염증 수치 증가, 신장 섬유화 등의 변화를 관찰 및 확인했다.
연구팀은 신세뇨관 간질염에서 증가하는 물질 중 ‘EPRS1’에 초점을 두었다. EPRS1은 단백질 합성에 필요한 효소로 Glutamic acid와 Proline을 transfer RNA에 결합시킨 물질이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일부 염증 및 섬유화 질환에서 EPRS1이 중요한 매개체라는 것이 확인됐으나 신장질환에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신세뇨관 간질염을 진행시키는 T세포에서 EPRS1의 발현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고 관련 기전 연구를 진행했다. EPRS1의 역할을 확인하기 위해 정상 마우스와 EPRS1 유전자를 제거한 마우스에서 신세뇨관 간질염을 유도했다. 그 결과, EPRS1 발현이 적은 경우 신장 염증 및 섬유화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EPRS1은 T세포의 증식과 감마델타(γδ) T세포의 IL-17A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장 염증의 악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EPRS1은 치료 표적이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추가로 연구팀은 EPRS1 표적억제제인 베르시포로신(bersiporocin)을 신세뇨관 간질염 마우스 모델에 투여했다. 그 결과 베르시포로신은 T세포의 증식과 감마델타 T세포의 IL-17A 발현을 감소시키고, 신장 염증 및 섬유화 변형을 늦출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승석 신장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구체적인 염증반응 기전이 확립되어 있지 않은 신세뇨관 간질염에서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는 주요 표적물질을 발견하고 표적억제제의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신장 면역 관련 기전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표적치료제가 실제 임상에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대웅제약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국제학술지 ‘Kidney International’(IF=19.0)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