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AZ)의 ‘타그리소정’(Tagrisso 성분명 오시머티닙 Osimertinib)이 페메트렉시드와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제와의 병용요법으로서,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L858R) 치환 변이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EGFR 변이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이번 타그리소-항암화학 병용요법의 ‘FLAURA2’ 임상연구 결과는 지난해 9월 싱가포르 세계폐암학회 국제학술회의(IASLC 2023 WCLC)에서 발표됐고, 같은 해 11월 8일 ‘뉴잉글랜드의학저널’(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됐다.
이로써 타그리소는 이런 유형의 폐암 1차 치료에서 단독요법과 항암화학요법제와의 병용요법이 동시에 승인되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FLAURA2는 EGFR 변이 양성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타그리소-항암화학 병용요법과 타그리소 단독요법의 치료 효과를 비교한 3상 임상시험이다.
연구 결과, 타그리소-항암화학 병용요법은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8% 감소시켰다(HR 0.62; 95% CI 0.49-0.79; p<0.001). 연구자 평가에 따른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25.5개월로, 타그리소 단독요법(16.7개월) 대비 8.8개월 연장됐다. 독립적 중앙맹검평가(BICR)에 따른 PFS 중앙값은 29.4개월로 타그리소 단독요법(19.9개월)보다 9.5개월 길었다(HR 0.62; 95% CI 0.48-0.80).
임상시험에서 타그리소-항암화학 병용요법은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중추신경계(CNS, 뇌) 전이 질환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42% 감소시켰다(BICR 평가 기준 HR 0.58; 95% CI 0.33-1.01; p=0.0548). CNS 전이가 있는 환자의 mPFS는 타그리소-항암화학 병용요법(24.9개월)이 타그리소 단독요법(13.8개월)보다 11.1개월 길게 나타났다(HR 0.47; 95% CI 0.33-0.66).
2년의 추적조사 결과 타그리소+항암화학요법제 병용군은 74%에서 중추신경계 전이가 진행되지 않았거나 피험자가 사망에 이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조군의 54%를 상회했다.
또 L858R 변이 환자에서도 타그리소-항암화학 병용요법(24.7개월)이 타그리소 단독요법(13.9개월)보다 10.8개월 긴 mPFS 결과를 보여 CNS 전이 또는 L858R 변이와 같이 미충족 요구가 큰 환자에서도 일관된 이점을 확인했다.
FLAURA2 임상에서 타그리소-항암화학 병용요법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대체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으며, 각 치료제에서 이미 확인된 기존 프로파일과 일관된 것으로 보고됐다. 부작용으로 인해 타그리소 투여를 중단한 비율은 타그리소+항암화학요법제 병용군이 11%,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조군이 6%였다.
타그리소-항암화학 병용요법은 지난해 10월 16일, FDA로부터 EGFR 엑손19 결실 또는 엑손21 L858R 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이번 적응증 추가 신청 건은 ‘프로젝트 오르비스’(Project Orbis) 프로그램이 적용돼 호주, 캐나다. 스위스에서도 동시에 심사가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 폐암은 매년 20만명 이상이 진단받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80~85%가 비소세포폐암이며 이들의 70% 정도가 진행성 단계에서 뒤늦게 진단받고 있으며, 약 15%에서 EGFR 변이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소재한 하버드대 의대 부설 다나파버암연구소의 종양내과 교수이자 ‘FLAURA2’ 임상을 총괄한 파시 제네(Pasi A. Jänne) 박사는 “FLAURA2 임상에서 확보된 전례가 없는 자료를 근거로 타그리소의 적응증이 추가 승인됨에 따라 진행성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을 위해 중요하고 새로운 치료대안이 선을 보일 수 있게 됐다”며 “이제 고도로 효과적인 두 가지 ‘타그리소’ 기반 치료대안(단독요법 및 병용요법)을 선택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의사들은 환자들의 니즈에 부응하는 더 나은 맞춤치료법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항암제 사업 부문의 데이브 프레드릭손(Dave Fredrickson) 부회장은 “이처럼 중요하고 새로운 치료대안이 종양의 진행을 9개월 가까이 추가로 지연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1차 치료제 단계에서 최장기간의 무진행생존기간 유익성을 입증한 새로운 표준요법이 됐다”며 “이번에 적응증 추가 승인으로 EGFR 변이 폐암 치료에서 타그리소의 위상이 한층 탄탄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폐암이 뇌까지 전이된 환자들과 L858R 변이를 나타내는 폐암 환자들을 포함해 예후가 취약한 환자들을 위해 매우 중요한 치료제가 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