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형 순천향의대 교수팀(순천향대서울병원 소화기병센터)은 최근 SCI 학술지 ‘아시아태평양 소화기학 저널(Journal of Gastroenterology and Hapatology, IF=4.1)’에 '장상피화생 위염의 내시경 진단에 의한 환경적 효과 및 비용 절감'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조준형 교수팀은 온실가스 배출과 의료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협대역영상 내시경(NBI확대내시경)을 이용해 조직검사 대신 실시간 내시경 진단을 시행했다.
장상피화생 위염의 내시경 진단의 환경적 효과 및 비용 절감 도표
총 242명의 위염 환자에서 조직검사 대신 실시간 내시경 진단을 시행한 결과, 총 98.23 ㎏의 탄소 배출을 감소시켰다. 비용으로 환산하면 1495만 원을 절감했다. 조직검사와 비교했을 때 약 86% 절감 효과다.
검사 1건당 406그램의 탄소 배출 완화 효과를 보였고, 이는 가솔린 자동차가 1.61㎞를 운행할 때 나오는 탄소 배출량과 비슷하다.
조준형 교수는 "의료 기관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은 총 배출량의 약 5%로 특히 중환자실, 수술실, 내시경실 등이 주 배출 요인이고, 특히 내시경 중에 조직검사를 하는 경우에는 일회용 조직 겸자, 포르말린 액체, 플라스틱 폐기물, 각종 염색 과정 등에 의해 검사 1건당 약 472.3곔의 탄소 배출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신 내시경 영상 기술을 통해 앞으로는 장상피화생 위염 환자에서 많이 시행되던 조직검사를 내시경 진단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됐다. 향후 의료계에서도 기후 변화 예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위암 발생 고위험군 환자를 검사할 때는 탄소 배출을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내시경(green endoscopy)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일공 흉강경 수술을 하고있는 문영규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문영규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팀이 직경 2~3cm의 작은 구멍 하나로 초기 폐암‧폐 양성질환 등 흉부 질환을 정교하게 수술하는 단일공 흉강경 수술 1000례를 달성했다.
은평성모병원이 시행 중인 단일공 흉강경 수술은 가슴 벽에 2~3cm의 구멍을 뚫고 내시경 장비를 이용해 내부 장기를 보면서 병변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최소절개 폐 쐐기 절제술‧폐 구역 절제술 등에 적용되고 있으며, 환자가 수술 후 2~3일만에 일상에 복귀할 정도로 회복이 빠른 장점을 가지고 있다.
문영규 교수팀은 지난 2019년 5월 첫 수술을 시행한 이래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단일공 흉강경 수술 1013례를 기록했으며, 그 중 △폐암 703례 △양성 폐질환 254례 △식도 및 종격동 질환 56례 등을 시행했다.
수술 관련 사망 및 중증합병증 발생은 없었고, 경증 합병증이 4.7% 나타났으나, 모든 환자가 입원 기간 중 회복했다. 특히 문 교수팀은 암의 크기가 직경 2 cm 이하인 초기 폐암 경우 2.5cm의 구멍 하나만 이용해 폐를 좀 더 세분화해 절제하는 고난도 단일공 흉강경 폐 구역 절제술도 시행 중이다.
문영규 교수는 “단일공 흉강경 수술 소요시간은 쐐기 절제술의 경우 1시간 이내, 폐 구역‧폐 엽 절제술의 경우도 2시간 이내로 짧고 수술 예후도 아주 좋은 편”이라며 “상처가 작고 배액관 무삽입과 병변 최소절제 수술법이 계속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경험 많고 숙련된 의료진에게 치료받는다면 수술 후 편안한 몸 상태로 회복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지난해 11월 30일 초고난도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게 경피적 대동맥판막치환술인 타비(TAVR)시술을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환자는 83세 이모 씨로 심장 판막부터 혈관까지 심한 석회화가 동반되고 선천성 기형인 이엽성 판막을 가진 상태였다. 앞서 이 환자는 지난해 9월 장파열로 장절제술을 받았으나 이후 폐에 물이 차고 인공호흡기를 유지해야 하는 등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
이에 의료진은 심장질환을 의심하고 심장초음파 검사를 실시해 ‘대동맥판막협착증’으로 진단했다. 문제는 환자가 심장판막 기형으로 2개의 소엽 밖에 없는 이엽성 판막인데다 심장혈관까지 석회화가 진행돼 있어 시술이 불가한 상태였다.
담당교수인 천대영 순환기내과 교수는 “고령의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의 경우 대부분 판막에 석회화가 동반돼 타비(TAVR)시술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지만 이 환자분은 판막뿐만 아니라 심장혈관 전체가 돌로 뒤덮여 있었다”며 “시술 중 석회화된 대동맥 판막 및 심장이 파열되거나 새로운 판막이 제대로 삽입되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고 설명했다. 또한 “선천성 기형인 이엽성 판막의 경우 타비시술보다는 표준치료로 수술이 권고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환자는 시술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의료진의 설득에도 수술을 완강히 거부했고 결국 의료진은 장시간의 회의 끝에 타비시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타비시술을 위해서는 규정상 최소 순환기내과 교수 2명과 흉부외과 교수 2명, 영상의학과, 마취과 등 여러 진료과가 상의 후 모두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지난해 11월 30일 타비 시술에 들어간 순환기내과 한성우 진료부원장, 최재혁 교수, 천대영 교수,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고윤석 교수는 먼저 허벅지 동맥으로 도관을 삽입한 뒤 석회를 깨뜨리기 위해 풍선확장술을 시행했다.
이후 조직판막을 삽입해 고장난 판막을 교체했고, 석회화가 심해 재차 풍선확장술로 협착된 부위를 넓혀주었다. 특히 압력이 약하면 석회가 깨지지 않아 이식한 판막이 완전히 펴질 수 없고, 압력이 지나치면 석회화된 혈관이 찢어질 수 있어 1mm 오차도 없는 정밀한 시술을 진행했다.
타비시술은 심장이 뛰고 있는 상태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속전속결로 이뤄져야 한다. 다행히 시술은 성공적으로 이뤄졌으며, 새로운 판막은 완전하게 펼쳐져 100%로 기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씨는 지난해 12월 초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해 현재 매일 30분씩 걷기운동을 할 정도로 호전됐으며, 외래진료를 받으며 추적관찰을 진행 중이다.
이 씨는 “80년 넘게 살면서 처음으로 큰 수술(장절제술)을 받았는데 또다시 어려운 치료(대동맥판막협착증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말에 낙담했었다”며 “어려운 시술이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걱정하지 말라는 의료진을 믿었고 치료가 끝나고 눈을 떴을 때 다시 태어난 것 같았고 기적이 일어났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성우 진료부원장은 “이번 타비시술 환자의 경우 매우 심한 석회화와 수술이 표준치료로 권고되는 이엽성 판막까지 가진 최고난도의 대동맥 판막협착증 환자였다”며 “이번 타비시술 성공은 학계에 보고될만한 사례로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심장혈관센터 의료진의 뛰어난 술기를 입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혈액이 거꾸로 흐르는 것을 막는 심장의 대동맥판막이 노화 등으로 딱딱해지고 좁아지면서 호흡곤란, 흉통, 실신 등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을 방치할 경우 2년 내 사망률이 말기암 수준인 50%까지 높아진다 .
동맥판막협착증은 증상이 오랜 기간에 걸쳐 천천히 나타나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호흡곤란이나 심장기능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나도 나이가 들어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나이가 70세 이상이고 갑자기 2~3초 정도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경우에는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때는 심장초음파검사를 통해 정확히 진단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최근에는 가슴을 절개하지 않고 시술로 치료하는 타비가 도입되면서 고령의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들의 부담이 크게 줄었다. 특히 시술시간이 짧고 통증이 적으며 회복이 빠른 것이 장점이다.
또한 개흉수술과 달리 심장을 멈추지 않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전신마취가 아닌 수면마취로 시술이 가능해 고령의 다발성 질환자도 합병증 걱정없이 시술 받을 수 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평소 심장 건강을 위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꾸준한 유산소 운동은 심장 건강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심장병의 첫 번째 자가 진단기준이다.
천대영 교수는 “유산소 운동은 그 자체로도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되며,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은 평소보다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더 빨리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에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며 “본인의 신체능력 내에서 걷기를 포함한 유산소 운동을 지속하는 것을 추천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