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소제 세포엔지니어링 전문회사인 'Tr1X'는 지난 17일(현지시각) 미국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벤처캐피탈 회사인 투자사 컬럼 그룹(Column Group) 등으로부터 7500만달러(약 1003억원) 규모의 시리즈 A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미국 바이오헬스 분야 시리즈A 단계 투자유치에서 가장 큰 규모며, 약 1년간 끊겼던 Treg 분야에서 오랜만에 투자가 유치된 의미가 있다.
Treg은 T세포 아형(Subtype) 중에서 유일하게 면역 억제를 유도할 수 있는 세포로, 면역반응의 활성과 억제에 핵심적으로 관여해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발생하는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핵심 요소로 꼽히고 있다. 특히 Treg은 면역을 억제할 수 있는 기능을 바탕으로 과도한 면역반응이나 면역저하 탓에 발병하는 질환 치료제로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Treg 기반의 상용화된 치료제는 없다.
Tr1X는 Treg 중에서도 동종 이계(Allogeneic) 유래 '제1형 조절 T세포(Type 1 Regulatory T Cells, Tr1) 및 엔지니어링 기술을 접목한 CAR-Treg을 연구개발 중이다. 널리 알려진 CAR-T가 면역 활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Tr1X가 개발 중인 Treg 치료제는 면역 억제에 포인트를 두고 있다. 이러한 특성에 따라 Treg은 주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연구 중이다.
Tr1X의 마리아 그라치아 론카롤로(Maria Grazia Roncarolo) 연구개발 책임자(Head of R&D)는 “Tr1 세포가 가진 고유한 특성은 '면역 재설정(Immune reset)'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이상적인 플랫폼”이라면서 “만성 자가면역질환자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큰 분야”라고 강조했다. 그는 Tr1를 세계 최초로 발견한 줄기세포 생물학 및 재생의학 분야 권위자다.
Tr1X는 선도 파이프라인으로 이식편대숙주병(Graft-versus-host disease, GVHD) 치료제 ;TRX-103’을 개발 중이다. 이식편대숙주병은 조혈모세포 이식 시 면역기능 저하로 인해 발병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TRX-103는 현재 전임상시험 단계가 마무리돼 올해 임상 1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Tr1X는 이식편대숙주병 외에도 염증성장질환, B세포 관련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도 연구 중이다.
Treg는 항체약물결합체(ADC), 마이크로바이옴 등과 함께 혁신 모달리티(Modality)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기업도 Treg 기반 신약 및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 관계사 지아이셀은 염증성장질환 특화 Treg 치료제 ‘Drone Treg’(GIC-302)을 연구개발 중이다. Drone Treg은 현재 전임상시험 단계로 2023년도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 재생의료 연계기술 개발과제로 선정됐다. 지아이셀은 Drone Treg 전임상시험 및 임상 1상 승인을 위한 연구개발 비용 약 17억6000만원을 지원받는다. 또 지아이셀은 조절 T세포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Treg Expander' 플랫폼 기술도 확보했다.
브이티바이오는 항원 특이적 Treg을 기반으로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VT301’을 개발 중이다. 브이티바이오는 국내에서 VT301 임상 1상을 완료했다. 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2a상을 승인받고 개시를 준비하고 있다. 브이티바이오는 유수 학술지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에 치매 동물모델에 VT301을 투여했을 때, 알츠하이머병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 아밀로이드 농도 및 타우 인산화가 획기적으로 낮아졌고, 각종 염증지표가 개선됐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굳티셀도 Treg과 T세포, 항체를 기반으로 자가면역질환, 퇴행성 뇌질환, 고형암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굳티셀은 유명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조절 T세포는 파킨슨병에 대한 줄기세포 치료를 증진한다’(Regulatory T cells aid stem-cell therapy for Parkinson’s disease)는 제목의 연구결과를 게재한 바 있다.
이밖에도 메디포스트 자회사인 이뮤니크, 테라이뮨, 에스씨엠생명과학, 이뮤니스바이오 등이 Treg 기반 신약 및 기술을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