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다케다제약의 ‘하이큐비아’(HyQvia 성분명 면역글로불린+히알루로니다제)가 성인 만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성신경병증(chronic inflammatory demyelinating polyneuropathy, CIDP) 환자의 신경근육 장애 및 손상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유지요법으로 미국에서 승인받았다고 16일(현지시각) 발표했다.
하이큐비아는 면역글로불린(IG) 10%와 피하로 면역글로불린을 주사할 수 있게 해주는 용해제인 히알루노니다제(hyaluronidase)로 구성돼 있다. 성인 CIDP 환자에서는 최대 월 1회 주입(2주, 3주, 4주마다) 가능하다.
히알루노니다제 성분은 피부와 근육 사이의 피하 공간에서 많은 양의 면역글로불린 분산 및 흡수를 촉진한다.
하이큐비아는 진료실, 주입센터, 환자의 집에서 의료인이 투여할 수 있으며 적절한 환자 및 보호자 교육 이후에는 자가 투여할 수 있다.
미국에서 하이큐비아는 2014년에 성인 원발성 면역부전증(primary immunodeficiency, 원발성면역결핍증후군) 치료제로 처음 승인됐고, 이후 2~16세 소아에게도 사용할 수 있도록 확대 승인됐다.
이번 승인은 성인 CIDP 환자의 유지요법으로 하이큐비아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방식의 ‘ADVANCE-CIDP 1’ 임상시험과 단일군, 개방표지, 연장 연구인 ‘ADVANCE-CIDP 3’의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ADVANCE-CIDP 1의 유효성 평가에는 CIDP 진단이 확정되고 검사 전 최소 3개월 동안 면역글로불린 정맥주사(IVIG)를 안정적으로 투여 받고 있던 성인 122명이 포함됐다.
1차 평가지표인 재발률은 하이큐비아 투여군과 위약군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하이큐비아 투여군의 재발률은 14%, 위약군은 32.3%로 18.3%p의 현저한 격차를 보였다.
2023년 6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말초신경학회 연례학회(2023 PNS)에서 ADVANCE-CIDP 1 임상 결과 신체기능이 악화될 가능성은 하이큐비아 및 위약 투여군이 각각 37.5%, 54.4%로 하이큐비아가 더 낮은 악화 가능성을 보였다.
성인 CIDP 환자에서 하이큐비아의 안전성은 ADVANCE-CIDP 1과 ADVANCE-CIDP 3에서 평가됐다. 피험자의 5% 이상에서 관찰된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국소반응, 두통, 발열, 오심, 피로, 홍반, 가려움증, 리파제 증가, 복통, 등통증, 사지통증이었다.
CIDP는 말초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희귀하고 후천적인 희귀 후천성 면역매개 신경근육질환이다. 사지의 원위·근위에서 탈진, 저림 또는 감각소실, 반사소실, 보행곤란 등 좌우 대칭성 증상을 전형적으로 보인다. 다른 희귀질환의 신경근 병태와 혼동되기 때문에 종종 오진하게 된다.
성인 환자의 CIDP 치료에서 면역글로블린의 작용기전은 완전히 해명되지 않았지만, CIDP 유지요법제로서 역할이 확립됐고 가이드라인에 근거한 표준치료로 자리잡았다. 면역글로불린을 정맥주사로 장기간 다량 투여할 경우 정맥 확보 어려움, 주사 환경 제한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다케다 혈장유래치료제 사업부 책임자 자일스 플랫포드(Giles Platford)는 “이번 CIDP에 대한 FDA의 하이큐비아 승인은 희귀 신경면역질환 및 신경근육질환 전문성을 구축하고, 이 희귀 쇠약성 질환을 앓는 성인에게 맞춤 유지요법 옵션을 제공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와 임상 경험에 따르면 면역글로불린 치료는 성인 CIDP 환자의 유지요법으로서 효과적”이라며 “이번 승인이 전 세계에서 이뤄질 승인의 첫 번째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케다는 앞서 작년 12월에 유럽의약품청(EMA)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으로부터 성인 CIDP 환자에서 면역글로불린 정맥주사를 통한 안정화 이후 유지요법으로 하이큐비아 승인 권고를 받았다. 유럽 집행위원회는 CHMP의 의견을 고려해 최종 허가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