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B형간염 환자 대부분은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 푸마르산염티디에프(Tenofovir Disoproxil Fumarate, TDF)나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Tenofovir Alafenamide, TAF)라는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한다. 이 치료제는 B형간염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할 수 있지만 장기간 복용이 불가피하다.
TAF는 TDF가 갖고 있던 골다공증 및 신장 기능 저하 부작용을 줄인 항바이러스제로, TDF의 10% 용량으로 같은 치료 효과를 내 만성 B형간염 환자에게 주로 처방돼 왔다.
하지만 TDF는 총 콜레스테롤, 고밀도지단백(HDL) 결합 콜레스테롤, 저밀도 지단백(LDL) 결합 콜레스테롤 등 모든 지질 지표를 감소시키는 반면 TAF는 지질 지표를 감소시키지 않아 심혈관질환 발생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이에 따라 TAF를 장기간 사용하면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최종기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홍혜연 전문의팀은 TDF와 TAF 사용에 따른 심혈관질환 발생률에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만성 B형간염 환자 4124명을 대상으로 TDF와 TAF 사용에 따른 심혈관질환 누적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 TDF를 사용한 환자의 5년 누적 발생률은 1.2%였던 반면 TAF를 사용한 환자는 0.7%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동안 TDF와 TAF를 사용했을 때 지질 지표 변화에 차이가 있다는 연구 결과는 있었지만 장기간 사용했을 때 불안정 협심증, 허혈성 뇌졸중, 심근경색, 심부전 등 심혈관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2012년부터 2022년까지 만성 B형간염으로 치료받은 내원 환자 4124명을 TDF 사용 환자 3186명과 TAF 사용 환자 938명으로 나눠 두 집단의 심혈관질환 누적 발생률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관찰 기간인 1만5527인년(1명의 1년 관찰을 1인년으로 산정) 동안 TDF 사용 환자에서 37건의 심혈관질환이 발생했으며 TAF는 5건 발생했다. 누적 발생률은 TDF 사용 1년, 3년, 5년 시점에서 0.4%, 0.8%, 1.2%였으며 TAF는 0.2%, 0.7%, 0.7%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특히 두 집단에서 차이가 나는 기저질환 특성을 보정한 성향점수 매칭 분석 방법에서도 차이가 없었으며,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과 연관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 총 콜레스테롤대비 HDL 콜레스테롤 수치 또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규모 만성 B형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TDF, TAF 사용과 심혈관질환 누적 발생률에 차이가 없다는 것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이러한 우려 없이 만성 B형간염 치료에 TAF를 장기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화기내과 분야에서 저명한 ‘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피인용지수 8.9)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