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가덕도에서 60대 남성에게 흉기 피습을 당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응급수술이 필요한 중증 외상환자를 가장 가까운 권역외상센터로 이송했음에도 다시 119헬기를 띄워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부산대병원은 권역외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2일 피습으로 피부를 지나 좌측 흉쇄유돌근, 즉 피하지방과 근육층을 모두 관통해 내경정맥에 9mm 이상의 깊은 상처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표는 사건발생 20여분 만인 오전 10시 50분께 현장에 구급차로 이송돼 인근 축구장에서 119헬기로 오전 11시 13분께 부산대병원으로 옮겨졌으며, 권역외상센터에서 열린 상처 치료와 파상풍 주사 접종 등 응급처치를 마친 후 이날 오후 1시께 119헬기에 실려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민주당 고위 관계자들은 경정맥 손상으로 대량 출혈이나 추가 출혈이 우려돼 서울대병원으로 이송을 결정했으며, 병간호를 해야 하는 가족들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서울대병원에서 2시간 가량 수술을 받은 뒤 회복 중이다.
그러나 응급의료 전문가들은 응급환자 처치를 위한 지역 내 응급의료체계가 잘 작동됐음에도 보호자로부터 전원 요청된 이번 사건으로 응급의료체계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원 대한응급의학회 공보이사(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는 “신고부터 (부산대병원) 이송 시작까지 23분이 걸렸다”며 “빠른 응급의료체계가 잘 작동한 반증이고 권역외상센터인 부산대병원으로 헬기 이송을 한 것은 바른 판단이었다”고 평가했다.
이경원 공보이사는 “그러나 중증 외상이 의심되는 환자, 신속하게 응급 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지침에 따라 가장 가까운 권역외상센터로 이송했더니 ‘가족이 원해서, 잘 하는 곳으로 이송’한다며 서울대병원으로 헬기 이송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경원 공보이사는 “이런 식이라면 국민들이 지역 거점 국립대병원을 믿고, 국가 외상응급의료체계를 어떻게 신뢰하겠나. 너도 나도 서울대병원으로 헬기 이송을 요구하지 않겠나. 지역·공공 의과대학 신설과 지역 의사제를 주장하는 이중적인 정치권 행태에 가슴을 치게 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생명이 경각에 달린, 시간을 다투는 응급 질환, 중증 외상 환자에서 해당 지역 내 골든타임 내 응급진료·수술이 시행되지 않으면 환자는 사망하거나 영구적 장애를 갖게 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응급환자를 환자나 보호자가 원한다고 이송 병원이나 전원 병원을 정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응급의료기관에서 수술, 시술, 입원이 어려운 경우 응급의학과 전문의 등 의료진 판단에 따라 가능한 응급의료기관으로 사전 연락하고 수용 여부를 확인해 전원 절차를 통해 응급수술, 시술, 입원이 가능한 병원으로 안전하게 이송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