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챗GPT’(ChatGPT)를 활용해 정신의학적 분석 결과를 도출해내는 연구결과가 처음 발표됐다. 박래웅 아주대 의대 의료정보학교실 교수팀(황규범·이동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정신분석학 문헌자료와 환자의 병력 자료를 바탕으로 챗GPT를 통해 ‘정신역동적 공식화’를 작성한 내용이 국제 학술지에 게재됐다고 4일 밝혔다.
정신역동적 공식화는 과거 환자가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의 무의식적 갈등과 행동·감정 간 관계를 연결해, 증상이 갖는 의미를 해석하고 설명하는 역할을 한다. 또 사례에 대한 이해와 치료 방향에 대한 지침이 된다.
연구팀은 정신역동적 설명을 도출하기 위해 다양한 입력 문구를 설계했다. 이러한 입력 문구는 △챗GPT 생성 키워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생성 키워드 △문헌 등에서 얻은 일반적인 정신역동적 개념들을 포함했다. 그 결과 챗GPT를 통해 적절한 정신역동적 공식화 작성 즉, 환자를 설명하는 정신의학적 분석 답변을 얻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챗GPT가 낸 결과는 핵심 증상 파악뿐 아니라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증상을 연결하는 가설 설정 등에서 문헌의 해석과 유사한 결과를 도출했으며, 다양한 정신분석 이론을 통해 적절한 답변을 내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박래웅 교수는 “이번 연구는 처음으로 챗GPT에 정신건강 분야를 적용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면서 “향후 챗GPT가 널리 상용화되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정신의학분야 국제 학술지 ‘Psychiatry Research’(IF 11.3)에 ‘Assessing the Potential of ChatGPT for Psychodynamic Formulations in Psychiatry: An Exploratory Study’(정신의학에서 정신역동적 진단을 위한 챗GPT의 가능성 평가: 탐색적 연구)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인터넷게임은 적절히 조절해서 한다면 외로움과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는 취미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이 가진 중독성은 문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에 만장일치로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 게임중독)를 질병으로 인정하며 정식 질병코드를 부여했다. 국내에서도 2025년까지 질병 코드 도입 여부를 결정 예정으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최정석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게임중독이 뇌에 실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위해 18~39세 연령대로 구성된 인터넷 게임중독 치료를 받은 환자 26명과 정상 대조군 25명을 대상으로 휴지기 기능적 MRI(기능성자기공명영상)와 사건관련전위 뇌파검사(EEG)를 시행했다.
인터넷게임중독에 대한 기준은 하루에 4시간 이상, 1주에 30시간 이상 게임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했다. 정상 대조군은 하루 2시간미만으로 게임 시간 조절이 가능한 사람들로 구성했다.
연구팀은 두 검사를 모두 시행해 시간적 제약이 있는 기능적 MRI와 공간적 제약이 있는 뇌파검사 단점을 상호보완해 정확성을 높였다.
기능적 MRI 검사는 검사 대상자들이 깨어 있지만 특정 생각을 하지 않고 쉬고 있는 상태에서 시행됐다. 뇌파검사 시에는 이어폰을 통해 들리는 자극에 따라 버튼을 눌러 응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검사 결과 환자들은 정상 대조군들에 비해 기능적 MRI 검사에서 전두엽과 두정엽 부위 뇌 활성이 증가했고, 청각 자극에 대한 뇌파 신호 진폭은 감소했다.
또 우측 하측두회와 우측 안와회, 일부 후두부에서 기능적 MRI와 뇌파검사 모두 반응이 유의미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반면 좌측 해마와 우측 편도체에서는 유의미한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검사 종류에 따라 특정 부위는 양의 상관관계로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일부는 음의 상관관계로 둔감하게 반응하는 등 게임중독자들은 뇌 구조 간 정보 처리가 불균형하다는 의미다.
가장 많은 부위에서 상호작용이 확인된 후두엽은 시각 중추가 있어 눈으로 본 물체의 모양이나 위치, 운동 상태를 분석하는 곳이다.
측두엽에 위치한 우측 하측두회는 인지 기능에서 중심 역할을 수행하여 의미 기억 외에도 언어, 시각, 지각의 특정 양상과 감각 기능까지 조절한다.
전두엽 아래 눈 뒤에 위치한 안와회는 '안와전두피질 외측'의 일부인데, 안와전두피질 외측 영역은 처벌과 관련된 상황에서 활성화돼 상황에 맞는 적절한 사회적 행동을 하는데 기여한다.
측두엽, 후두엽 등 여러 뇌 영역의 피질에서 뇌 활성의 변화가 관찰되고, 기능적 MRI와 뇌파검사 반응이 상호작용을 보이는 것은 인지처리 능력이 비효율적으로 발휘돼 결과적으로 뇌의 기능이 저하됐음을 의미한다.
가장 좋은 예로 해마와 편도체 사이 상호관계는 감정에 대한 기억과 학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중독에 대한 욕망에 반응한다는 것이다. 축적된 인터넷 게임 습관과 감정에 대한 기억에 따라 게임 중독자들의 해마와 편도체 기능이 약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정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게임에 중독되면 실제 뇌 인지 기능과 감정 처리 능력 저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 게임 중독이 실제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게임에 과도하게 빠져들지 말고 건강한 취미생활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행위중독저널(Journal of Behavioral Addictions)’(IF= 7.8, 2022년 기준)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