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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뇌전증 치료제 토피라메이트 최적 혈중농도 제시
  • 오민택 기자
  • 등록 2023-12-21 15:29:39
  • 수정 2023-12-21 18: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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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의현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 선천성 이루공 근막고정봉합술의 안전성과 유효성 규명

주건·이상건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및 장인진·유경상 임상약리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2017~2022년 서울대병원에 방문한 389명의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토피라메이트의 적정 혈중농도를 분석한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뇌전증 치료제 ‘토피라메이트’가 4㎎/L의 혈중농도만으로 충분한 치료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세계뇌전증연맹 권고농도보다 최대 5분의 1 낮은 수치다.


특히 혈중농도가 6.5㎎/L 이상일 경우 부작용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토피라메이트만으로 뇌전증 치료 효과가 불충분하면 약제를 증량하기보다 다른 항경련제를 병용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뇌전증은 원인 없는 발작(경련)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세계적으로 약 5천만 명, 국내에서는 약 36만 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편적인 치료법은 항경련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토피라메이트는 1996년 FDA 승인된 이래 현재까지 널리 사용되는 2세대 항경련제다. 고용량을 복용하면 인지기능저하, 어지럼증, 체중감소, 실조증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사용 시 뇌전증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세계뇌전증연맹은 뇌전증 치료를 위한 토피라메이트 혈중농도를 ‘5~20㎎/L’로 권고하는데, 권고에 맞춰 사용해도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아 적정 혈중농도에 대한 연구가 필요했다.


연구팀은 토피라메이트를 처방받은 뇌전증 환자 389명을 대상으로 토피라메이트 혈중농도와 항경련 효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피라메이트 혈중농도에 따른 항경련 효과 및 부작용 확률 그래프

그 결과, 전체의 94.4%(371명)에서 경련 증상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 이처럼 충분한 항경련 효과를 보인 환자들의 토피라메이트 평균 혈중농도는 4㎎/L였다.


즉 토피라메이트 기존 권고농도(5~20㎎/L)의 5분의 1 수준인 ‘4㎎/L’만으로도 충분한 경련 조절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따라서 무리한 증량은 불필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반면 토피라메이트 혈중농도가 6.5㎎/L 이상일 경우 ‘실조증(ataxia)’ 부작용 발생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실조증은 신체 부위 간 상호작용 장애로 인해 동작이 서투르고 섬세한 움직임을 할 수 없는 신경학적 증상이다.


추가로 연구팀은 토피라메이트 단일 약제만 처방받고 충분한 항경련 효과를 보인 환자를 ‘무경련군(39명)’과 견딜 수 있는 수준의 잔여 경련이 있는 ‘내약성 경련군(13명)’으로 나눠 2023년 4월까지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무경련군 및 내약성 경련군에서 약 7.5년 이내에 3개 이상의 항경련제를 처방받는 환자 비율은 각각 7.7%, 54.8%로, 내약성 경련군이 크게 높았다. 내약성 경련군은 약물 저항성이 큰 난치성 뇌전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혈중농도 4㎎/L로 조절되지 않는 뇌전증 환자의 경우, 토피라메이트를 증량시키기보다 새로운 뇌전증 약제를 추가하는 것이 더 효과적으로 경련을 조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건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많은 뇌전증 환자가 사용하고 있는 토피라메이트 약제의 무리한 증량의 불필요함을 확인했다”며 “토피라메이트를 혈중농도 6.5㎎/L 미만으로 사용 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은 향후 새로운 뇌전증 진료 지침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의현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박의현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이 선천성 이루공 근막고정봉합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분석했다.


선천성 이루공은 전체 인구의 1~2%에서 나타난다. 한국인에서는 1.91%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증상이 없고 치료도 필요치 않지만, 해당부위의 감염, 농양 등으로 통증, 불편감 또는 미용상 문제가 발생할 때 수술치료가 시행된다.


전 세계적으로 선천성 이루공 수술 후 감염률과 재발률이 각각 6~27.3%, 2.3~42%로 편차가 크게 보고되고 있어 안전성과 효과성이 높은 수술법이 요구되는 실정이었다.


선천성 이루공 근막고정봉합술은 선천성 이루공 수술에서 안정적인 치료결과를 얻으면서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박의현 교수가 고안한 수술법이다. 1cm 정도의 최소 절개를 통해 선천성 이루공을 절제하고 이륜연골과 연부조직을 측두근막에 고정봉합해 절제 후 빈공간을 최소화함으로써 수술 후 감염을 줄이고 빠른 회복을 이룰 수 있다. 박 교수는 이 수술을 연간 100여건을 집도하며 최근 500례를 달성하기도 했다.


박의현 교수팀은 박 교수가 시행한 선천성 이루공 근막고정봉합술 450례를 분석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을 수술 전 상태에 따라, 처음 수술을 받은 그룹 281례, 절개 및 배농술을 시행한 경험이 있는 그룹 119례, 재수술 그룹 50례로 분류하고, 연령으로는 성인과 소아로 구분했다.


연구결과, 수술 후 4.7%에서 감염이 발생했고, 2.7%에서 재발했다. 수술 전 상태에 따른 그룹간의 감염률의 차이는 없었다. 재발률은 다른 그룹에서는 2%미만으로 나타났지만 재수술 그룹에서는 10%로 나타났다. 연령대는 감염과 재발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수술법의 데이터와 비교해 선천성 이루공 근막고정봉합술의 우월성을 규명한 것이다.


박의현 교수는 “선천성 이루공은 수술이 필요치 않은 경우가 많지만 잦은 감염과 염증으로 통증과 불편감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로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번 연구로 근막고정봉합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규명했으므로, 본 수술법을 적용해 수술 후 감염과 재발율을 낮추고 환자들의 긍정적 예후를 기대할 가능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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