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발생률이 높은 위암은 최근 조기 발견 및 최소침습수술로 생존율이 향상됐지만, 다른 부위로 전이돼 수술(절제)이 힘든 위암 4기는 방사선 또는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한다. 말기 위암인 4기 단계에서 3세대 항암제인 면역관문억제제의 치료 효과를 높이는 새로운 치료법이 제시됐다.
허훈 아주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팀(이다경 박사후 연구원, 김태훈 대학원생)은 현재 대표적인 3세대 항암제인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 ICI)에 내성을 보이는(치료효과를 보이지 않는) 위암에서 ‘GAS6 리간드에 의한 AXL 수용체’의 활성화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동종이식 마우스 모델에서 면역관문억제제인 항PD-1 면역관문억제제와 함께 GAS6·AXL 특이적 억제제 병용요법을 시행한 결과, 종양 감소 및 종양 내 면역세포의 침투가 증가하면서 치료효과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즉 단백질 GAS6를 유전적으로 억제시킨 위암 세포주에서 면역반응 억제와 관련된 유전자 발현의 감소를 확인했고, 이 세포주를 이용해 제작한 동종이식 마우스 모델에서 종양 내 면역세포들의 침투 증가를 확인했다.
결론적으로 GAS6 리간드에 의한 AXL 활성화가 위암 종양 내 면역 반응 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GAS6·AXL 신호전달경로‘가 면역관문억제제에 반응하지 않는 주요 내성 기전일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위암 4기의 경우, 1세대 항암제인 화학항암제를 거쳐 2세대 표적항암제로 환자의 예후를 향상시키고 있으나 이는 2~3개월 정도의 생존율 향상으로, 3세대 항암제인 면역관문억제제에 기대를 갖고 많은 연구와 임상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면역관문억제제는 현재 폐암·흑색종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으나, 위암에서는 연구마다 차이나는 반응을 보여 미덥게 쓰이는 상황은 아니다.
미국 머크(MSD)의 PD-1 억제제인 ‘키트루다주’(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가 HER2 음성 진행성 위암에서 화학요법제(플루오로피리미딘+백금 착제)와의 병용요법으로서 1차 치료제로 지난 11월 16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키트루다는 또 PD-L1이 발현된(CPS 1 이상), 국소진행성 절제수술 불가성 또는 전이성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2(HER2) 양성 위암 또는 위식도접합부(GEJ) 선암종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1차 약제로 ‘허셉틴주’(Herceptin 성분명 트라스트주맙 trastuzumab), 플루오로피리미딘, 백금착제 항암제 등과의 복합요법은 지난 11월 7일 FDA 승인을 받았다.
또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 일본 오노약품공업이 공동 개발한 PD-1 억제제 ‘옵디보주’(Opdivo, 성분명 니볼루맙 Nivolumab)가 면역항암제(면역관문억제제)로는 처음으로 FDA로부터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 위식도접합부암, 식도선암 환자의 치료제로 2021년 4월 16일(현지시각) 승인받았다.
허훈 교수는 “면역관문억제제에 치료 내성을 보인 동종이식 마우스 모델에서 GAS6·AXL 신호 전달을 억제하는 약제와 면역관문억제제 병용요법을 통해 종양 감소 등의 의미있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가 위암 4기에서 3세대 면역요법의 성공률을 높이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11월 국제 학술지 ‘Life Sciences’(IF=6.1)에 ‘Targeting GAS6/AXL signaling improves the response to immunotherapy by restoring the anti-immunogenic tumor microenvironment in gastric cancer’(GAS6·AXL 신호 전달을 표적으로 위암에서 항면역원성 종양 미세환경을 복원함으로써 면역요법에 대한 반응 향상)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과 중점연구소지원사업 지원으로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