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질환에서 의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항생제 내성 예측 AI(인공지능)’가 개발됐다. 박래웅 아주대의료원 의료정보학교실 교수팀(김청수 대학원생·최영화 감염내과 교수, 이정연 이화여대 약대 교수)은 상급종합병원 275만 명의 공통데이터모델(Common Data Model, CDM)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AI 기반의 ‘경험적 항생제 선택’(Empiric Antibiotic Selections) 내성 예측 모형을 만들었다. CDM은 각기 다른 형태의 정보를 동일한 구조와 규격으로 통일한 것을 말한다.
중증 감염병 환자가 입원할 경우 정확한 항생제 처방을 위해 처방 전 항생제 내성 여부를 확인해야 하나, 처방을 미룰 수 없는 경우 일단 경험적으로 가장 적합한 처방, 즉 ‘경험적 항생제’을 투여하게 된다.
이번 예측 모형은 입원 환자 중 병원성 요로감염 의심 환자를 대상으로 △ 환자 기저 특성(인구학적 특성·진단 기록·약물 처방력·검사 및 처치력 등) △ 타 의료기관 전원 기록 △ 항생제 감수성 경향(antibiogram) 등 다양한 정보를 활용했다.
연구 결과 8가지 항생제에 대한 감수성 패널 결과를 예측하는 이번 모형의 성능이 기존의 다른 선행연구 결과보다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플랫폼은 Ampicillin(AMP), Ampicillin/Sulbactam(AMS), Cefepime(CFP), Ciprofloxacin(CIP), Gentamicin(GEN), Piperacillin/Tazobactamsultamicillin(PPT), Imipenem(IPM), Sulfamethoxazole/Trimethoprim(SXT) 등 8가지 항생제의 비감수성(insusceptibility) 확률을 수치로 제시한다. 비감수성이 낮을수록, 즉 감수성이 높을수록 적합한 항생제임을 뜻한다. 시각적으로 녹색은 낮은 비감수성(높은 적합성), 오렌지색은 중등도 적합성, 적색은 높은 비감수성(낮은 적합성)을 의미한다.
항생제 내성의 원인 중 하나는 ‘부적절하게 투여된 항생제’로, 이는 △ 불필요한 투여 △ 부적절한 항생제(경험적 항생제 포함) 선택 △ 용법·용량 오류 △ 투여 시간 지연 등을 일컫는다. 항생제 내성 문제는 계속 지속될 경우 2050년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1000만명이 이로 인해 사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박래웅 교수는 “올바른 경험적 항생제 선택은 불필요한 범위의 항생제 사용과 내성 확산을 막을 수 있다”며 “향후 진료 현장에서 개인별 맞춤형 경험적 항생제 선택을 실현하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감염질환의 특성에 맞는 주요 대규모 의료 데이터를 확보해 실제로 활용 가능한 임상의사 결정 지원 시스템 모형을 개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이 플랫폼의 임상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웹 기반 애플리케이션(https://cskim-abmi.shinyapps.io/PIEapp/) 형태로도 개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11월 ‘국제항균제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Antimicrobial Agents, IF 10.8) ‘Translation of Machine Learning–Based Prediction Algorithms to Personalized Empiric Antibiotic Selections: A Population-Based Cohort Study’(개인화된 경험적 항생제 선택을 위한 머신러닝 기반 예측 모형 개발)’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감염병의료안전강화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