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생산 시설인 ‘안동L하우스’ 증축을 통해 글로벌 폐렴구균 백신 시장 진출을 위한 전력을 갖춘다.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Sanofi)와 공동 개발 중인 차세대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GBP410’(사노피 과제명 ‘SP0202’)이 지난 6월 성공적인 2상 임상시험 결과를 내놓으며 상용화에 청신호를 쏘아 올림에 따라, 전략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생산 시설 확보에 본격 착수한 것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8일 이사회를 열고경북 안동에 위치한 자체 백신 생산 시설인 ‘안동 L하우스’의 증축을 의결했다. SK는 이번 이사회에서 결정된 투자 금액에 사노피의 공동투자 금액을 합해 안동 L하우스에 약 4200㎡(1300평) 규모의 신규 생산 시설을 증축하기로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7년 허가 신청을 목표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준비 중이며, 승인 등의 절차가 마무리되면 해당 제품을 안동L하우스에서 생산해 글로벌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GBP410은 폐렴 및 침습성 질환을 일으키는 폐렴구균의 피막 다당체에 특정 단백질을 접합해 만드는 단백접합 백신이다. 단백접합 방식은 지금까지 개발된 폐렴구균 백신 중에서도 예방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현재 상용화 중인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화이자 20가, 미국 머크 15가)보다 많은 21종류의 혈청형을 포함해, 예방효과가 보다 넓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혈청형이란 폐렴구균의 주요 병원성인자로 혈청형에 따라 다양한 병원성을 나타낸다.
미국 머크의 국내법인인 한국MSD는 15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박스뉴반스프리필드시린지’(Vaxneuvance)가 지난 10월 31일자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화이자 20가 백신은 미국에서 2021년 6월에 18세 이상 성인용으로, 올해 4월에 생후 6주 이상~17세용으로 승인받았으나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는 않았다. 전 세계적으로 기존의 폐렴구균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혈청형에 의한 폐렴구균성 질환의 꾸준히 보고되고 있어 더 넓은 범위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의 필요성은 여전한 상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보다 광범위한 예방 효과를 가진 해당 백신이 세계 각국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전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cGMP(미국의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수준으로 신규 생산시설을 증축할 계획이다. cGMP 인증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필수 조건 중 하나다.
안동L하우스는 이미 국내 백신 제조 시설로서는 최초로 2021년 유럽의약품청(EMA)의 EU-GMP를 획득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EU-GMP는 원료의 구입부터 제조, 품질 관리, 출하 등 백신 생산의 전 과정을 평가해 인증하는 제도로 미국의 cGMP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인증으로 꼽힌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이번 증축은 현재 개발 중인 핵심 파이프라인의 전략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2025년 송도에 지어질 R&PD 센터와 더불어 글로벌 수준에 부합하는 생산 시설을 갖춰 백신·바이오 분야의 진정한 혁신적 리더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시험 검체분석 기관인 녹십자 계열의 지씨씨엘(GCCL)이 국내 인간화 마우스의 전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비임상 임상시험수탁기관(CRO) 휴믹과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협약에는 △공동연구 및 기술지원 △검사 위ᆞ수탁, 학술, 분석법 기술이전 △대외 협력사업 추진 및 공동 홍보 마케팅 등이 포함됐다. 양사는 특히 비임상에서 임상시험 적용으로의 성공률을 높이고 지체되는 시간을 최소화함으로써 신약개발 기업에게 더 나은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기술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휴믹은 인간화 마우스의 전문기술을 이용해 사람 면역시스템과 유사한 환경에서 유효성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임상 CRO이다. 암, 자가면역질환, 뇌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오가노이드의 생체 유사성을 기반으로 동물모델을 분석하는 PADO(Patient Derived Organoid) 서비스, 멀티오믹스(유전체 전사체 단백체 대사체 후성유전체 지질체 등 다양한 분자 수준의 유전체 분석) 서비스, 단일세포 유전자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씨씨엘은 식품의약품안전처 GCLP(Good Clinical Laboratory Practice) 인증기관으로 임상 1상부터 4상(시판후 임상)까지 임상시험 전 주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임상시험 검체 분석 전문기업이다. 이번 협약을 통하여 비임상부터 임상 전 주기(1~4상)까지 보다 넓은 범위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송현 지씨씨엘 대표는 “이번 협약을 통해 비임상부터 임상 전 주기까지 한층 더 강화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신약개발 기업들에게 확장된 범위의 검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지씨씨엘의 임상시험 분석 노하우와 휴믹의 특화된 분석 플랫폼을 융합해 양사가 함께 차별화된 분석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