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 환자에게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하는 경우, 체성분 수치가 모두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근육량도 증가하지만 내장지방, 피하지방 등 체지방량이 크게 늘어 대사증후군에 유의하고 식습관과 생활방식의 개선에 주의가 요구된다.
최은정·이홍섭 인제대 부산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대한장연구학회 부산·울산·경남지회의 장연구회(BIGS)에 속하는 해운대백병원, 부산대병원, 경상대병원 등 4개 대학병원의 다기관 연구로 통해 이를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BMC Gastroenterology'(IF=2.848)에 지난 3월 30일자로 게재됐다.
연구팀은 2009년 1월부터 2021년 8월까지 각 병원에서 생물학적제제로 치료한 112명의 크론병 환자의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결과를 수집하였으며, 근육과 지방의 면적을 정량화해 계산했다. 생물학적제제로는 infliximab (IFX), adalimumab (ADA), ustekinumab (UST), vedolizumab (VDZ) 등이 포함됐다.
크론병은 염증성 장질환으로, 일반적으로 위장관의 영양흡수장애로 인해 체중감소 및 근육감소를 동반한다. 대개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 등 약물치료를 시행하나, 이에 반응하지 않는 중등도~중증에서는 생물학적제제를 이용한다. 생물학적제제란 생물체에서 유래한 물질이나 생물체를 이용하여 생성시킨 물질을 함유한 의약품으로, 크론병 환자에서 큰 효과를 보인다.
CRP C-reactive protein(염증지수), SMA Skeletal muscle area(골격근면적), SMI Skeletal muscle index(골격근지수), PMA Psoas muscle area(요근면적), SFA Subcutaneous fat area(피하지방면적), VFA Visceral fat area(내장지방면적), TFA Total fat area(총지방면적), IMFA Intramuscular fat area(근육내 지방면적)
크론병 환자의 복부 CT검사를 분석한 결과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한 환자에서 근육과 지방을 포함한 체성분이 모두 증가한 것을 밝혀냈다. 생물학적제제 치료 이후 환자들은 염증수치의 감소, 알부민 수치의 증가와 함께 근육량이 증가하여 삶의 질과 예후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주목할 점은 체지방량의 증가가 크다는 것이다.
이런 연구결과는 생물학적제제의 사용이 크론병 환자의 영양상태 개선에 좋은 효과를 보이지만, 내장지방 및 피하지방의 증가로 인한 비만대사질환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 이번 연구에서는 근감소증이 동반되지 않은 환자군에서는 장협착, 누공, 복막염 등의 합병증으로 인한 수술 시행률도 낮아진다는 결과도 추가로 도출됐다. 크론병 환자들은 대부분 약물치료만으로도 관해상태를 유지하지만,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이번 연구 결과 근감소증이 동반된 환자의 경우에는 합병증 발병률이 높아져 수술 필요성 및 시행률이 더욱 높아진다는 유의미한 결론이 나왔다.
이홍섭 교수는 “생물학적제제는 중등도~중증 크론병 환자에서 큰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내장지방 및 피하지방을 크게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건강한 식단과 운동 등 생활습관을 조절하며 비만을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