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의대 안성수 용인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김형우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교수, 한민경 연세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교수팀은 만성 염증성 관절염 환자에게 흔히 사용되는 TNF-알파 억제제가 강직성관절염 및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서 패혈성 관절염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류마톨로지’(Rheumatology, IF=5.5)에 게재했다고 20일 밝혔다.
강직성 및 류마티스 관절염에는 전통적 합성 항류마티스제를 이용한 치료가 주로 이뤄지다가 최근 질병 발생 기전에 대한 이해가 증가하면서 기존 치료에 충분한 효과를 보이지 않는 환자들에게는 염증을 유발하는 핵심 물질인 TNF-알파를 억제하는 치료가 흔히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TNF-알파를 억제제와 같은 면역억제제로 치료를 지속할 경우 정상적 면역 계통의 이상으로 인해 패혈성 관절염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왔다.
패혈성 관절염은 만성 염증성질환의 악화로 인해 나타나는 관절의 부기 및 통증만으로는 구별이 어렵고,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연구팀은 강직성척추염 및 혈청 류마티스인자 양성 류마티스관절염 (seropositive rheumatoid arthritis, SPRA) 환자를 대상으로 TNF-알파 억제제 치료 후 패혈성 관절염의 발생 위험을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가운데 강직성척추염 및 류마티스관절염으로 진단된 14만5129명의 데이터를 선별했다. 이후 기존에 패혈성관절염을 겪었던 환자를 제외한 뒤 추적관찰 기간 중 패혈성 관절염으로 진단된 대상자의 비율을 확인하고 위험인자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전체 환자 중 0.8%에 해당하는 1170명에게 패혈성 관절염이 발생했다. 두 질환 중 류마티스관절염의 경우에서만 TNF-알파 억제제 사용에 따라 패혈성 관절염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 발견됐다.
혈청 양성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서 패혈성 관절염 발생 위험을 높이는 위험 인자로는 TNF-알파 억제제의 사용, 나이, 고혈압·당뇨병·만성폐질환 등의 기저질환(당뇨병은 보정분석하면 통계적 유의성 없음)이 확인됐다.
강직성척추염 환자는 나이, 신장질환의 기왕력만이 패혈성 관절염과 연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질환 모두 TNF-알파 억제제 사용 1년 이내에 패혈성 관절염의 위험성이 가장 높았다. 분석 대상이 된 TNF-알파 억제제 중 인플릭시맙, 에타너셉트, 아달리무맙/골리무맙 순으로 패혈성 관절염 유발 위험이 높았다.
이번 연구는 나이, 기저질환, 약물치료 시작 후 경과시간 등의 인자와 독립적으로 TNF-알파 억제제의 사용이 패혈성 관절염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밝혀 추후 해당 약물 사용 환자들의 면밀한 고려가 필요함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안성수 교수는 “만성 염증성 관절염 환자에게 널리 사용되는 TNF-알파 억제제와 패혈성 관절염 발생 위험 사이 연관성이 밝혀짐에 따라 앞으로 환자의 진료와 모니터링 계획 수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